자본이라는 종교
폴 라파르그 지음, 조형준 옮김 / 새물결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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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을 억누르려면 종교가 필요합니다.하지만 어떤 종교? 새로운 종교여야 합니다. 여나 지금이나 시대의 요구에 응답할 수 있는 유일한 종교는 자본이라는 종교뿐입니다.(44쪽)

돈은 자본가의 영혼이다. 행동의 동원력이다. (80쪽)

라파르그는 물려받은 유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평생을 살며 대부분의 기간 동안 그는 어떤 종류의고정적 직업을 갖 지 않아도 되었다. (1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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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 자신에게 친절하고 관대하자를 주문처럼 외운다. 이 나이쯤 되면 삶의 구멍정도는 그렇구나 하며 지나칠 줄 알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왠지 자로 잰 듯 맞춤형 위로를 해 줄 거 같은 '수학의 위로'를 펼쳤다. 

'수학의 위로' 책 표지 그림이 무엇인지 봤다. 고사리 잎이었다. 고사리 잎 모양은 점, 직선, 곡선, 면, 부피를 연구하는 산수의 기초가 되는 기하학에서 말하는 프랙탈 이론과 유사하다. 프랙탈처럼 우리의 삶은 자기 유사성과 순환성을 가진다. 비통은 여러가지 작은 슬픔으로 겹쳐있고 서로 유사하면서 연결되어 있으며 되풀이된다. 즉 저자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점과 선, 프랙탈, 기하학으로 비통을 헤아려 보고 해석한다. 비통이 슬픔과 다른 점은 불가역성이다.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이다. 누군가의 죽음에 따른 아주 큰 슬픔과 같다. 덧붙여 끝없는 부재, 공허, 무의미, 감정적인 부분과 초월성까지 포함한 불가역성을 띠는 것이 비통이다. 

책 제목이 '수학의 위로'지만, 비통의 기하학이다. 저자는 수학을 잘하고 기하학에 친숙하기에 기하학으로 비통, 아주 큰 슬픔을 희석하고 달래고 상실의 아픔을 위로한다. 그러고보면 우리는 비통에 처하면, 각자 자신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마음을 위로하고, 위로 받는다. 이때 우리가 타인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공감뿐이다. 

'부재들, 상실들, 예전에 있었지만 더 이상 없는 것들. 하지만 그 구멍들의 틈새 사이에서 돌아다니면서 성숙해야 한다는 것을. 비록 예전에 그것들이 있던 곳으로 손을 뻗으면, 그 추억이 있는 공간의 긴장되고 빛나는 아련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해도.(198쪽)'

날씨가 무지 덥다, 바나나, 망고를 심어야 할까... 스콜까지... 토닥 토닥, 자신을 잘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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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위로 - 점과 선으로 헤아려본 상실의 조각들
마이클 프레임 지음, 이한음 옮김 / 디플롯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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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이 다른 이들의 삶과 크게 달랐을까? (중략) 대다수는 자신이 가지 않은 길을 계속 떠올리곤 한다. 몇몇 선택은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우리를 이끌곤 한다. 지금 경로를 바꾸어도, 이후의 삶은 열 해 전에 다른 선택을 했다면 펼쳐질 일이 없었을 것이다. 그렇듯이 우리가 닿지 못한 곳들이 있었을 수 있으며, 우리는 이 상실을 비통해한다. 내가 택한 경로는 - 수학의 몇몇 구조를 탐구하는 일 - 비탄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했다. 나는 비통해하기가 수학하기와 몇 가지 비슷한 점이 있다고 본다. (15쪽)

당신의 삶에서 어떤 순간에 일어난 변화와 그 결과만이 다를 뿐 다른 모든 면에서 똑같은 평행 우주가 매번 생겨난다. (71쪽)

비탄은 돌이킬 수 없으며, 우리는 우발적인 사건을 비탄할 수 없고, 예견된 비탄이란 없다. 그리고 남의 비탄을 어렴풋하게라도 이해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쓰든 간에 그 방법은 공감이라는 렌즈를 통해 초점이 맞추어진다. (91쪽)

비탄에는 불가역성 외에 다른 무언가도 필요하다. 비탄은 상실의 정서적 무게 및 초월성과 결합된 불가역성이다. 상실한 것이 자신에게 엄청나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면, 상실에 비탄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139-140쪽)

우리가 보는 것은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또는 더 추상적인 환경에서 거의 모든 규모에 걸쳐 되풀이되는 패턴이다. (1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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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잡지 '외모'를 읽으며, 알바하러 오가면서 사람들의 모습이 다시 보였다. 어울리든, 그렇지 않든, 꾸미지 않는 이는 없었다. 누구를 위하여 꾸밈 노동을 했을까. 심지어, 지하철에서 화장까지 하는 이도 있다. 그리고 입을 옷을 사기 위해 노력하는 이도 있구나... 나는 외모에 대해 고민한 적은 거의 없었다. 일단 마른 몸의 덕을 봤다고나 할까. 그 덕에 아무 옷이라도 편히 입고 다닌다... 

'외모'에 대하여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의 견해 중에 노년외과 정희원 교수의 '지속가능한 몸 만들기' 글에 공감이 간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나이 드는 사람은 젊어서부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몸과 마음의 상태를 만들고 지킨 이들이다. 지속 가능한 운동 습관을 만들고 실천하면, 생애 전체에서 건강상태를  오래 유지 할 수 있다. 즉 젊을 때 만든 과잉이 나이 들어 항상 반대급부의 고통을 낳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균형 잡힌 운동 루틴을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숨쉬기 운동 뿐 아니라 맨손체조라도 꾸준히 해야 한다.. 

박정호 교수의 '얼굴을 잃지 않는 대화'가 감명깊다. 우리가 서로 말을 한다는 것은 나를, 나의 얼굴을, 그리고 얼굴로 표현되는 신성한 자아를 주는 것이다. 이렇다면 아무리 사소한 대화라도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주고 받기에 서로의 체면을 살려주는 대화를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얼굴과 말을 분리하는 기술로(예: 키오스크 주문, 문앞 배송, 화상수업 중 카메라 끄기 등) 계속 도피하고 있다. 나를 타인에게 증여하는 대화를 한다면 말 폭력의 악순환을 선물의 선순환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한다. 제대로 된 대화를 언제 했더라. 얼굴을 맞대고 몸과 마음이 입을 통하여 말하는 게 아니라 눈과 손가락으로 대체된 대화를 하고 있구나... 

벌써 칠월이다. 이리 더워도 되는지, 이렇게 비가 많이 와도 되는지, 그건 아닌 거 같은데, 도무지 알 수 있는 게, 아는 게 아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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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9호 : 외모 인문 잡지 한편 9
민음사 편집부 엮음 / 민음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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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외모의 매력에 대한 우리의 차별적 선호는 ‘도덕적‘ 잘못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윤리적‘으로는 중대한 문제이다. 여기에서 나는 로널드 드워킨을 따라 윤리를 도덕과 구별하고 있다. 도덕이 우리가 타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규율하는 원리와 규칙을 뜻한다면, 윤리는 개인이 자기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와 관련된다. 이러한 구별에 따르면 우리는 도덕적으로 특별히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서도 윤리적으로 잘못 살 수 있다. (25쪽)

날 때부터 주어지 생김새는 변형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해 옷은 의도에 따라 적극적으로 바꿀 수 있다. 패션은 외모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중략) 즉 패션은 세상에 보내는 시그널이다. 그 결과물은 타인에게 심는 내 이미지가 되거나 나에게 거는 최면이 된다. (67쪽)

실제로 편견은 고정관념과 같은 인지적 요소보다 호감과 같은 감정적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주목할 점은 편견을 강화하는 감정적 요인이 강한 적대감 같은 부정적 감정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무지와 정보 부족, 낮은 접근성으로 생기는 불안과 불편함이다. 다시말해 우리는 잘 모르고 많이 접하지 않은 낯선 대상에 대해 편견을 강화한다. (92쪽)

음식의 소비와 섭취는 누군가에게는 건강에 이로운 취향의 실천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고단한 삶 속의 달콤한 위안이다. 음식을 먹는 다양한 맥락이 지워지고 건강의 윤리가 소비의 쾌락과 결합되어 전시될 때, 전시할 수 없는 뚱뚱한 몸들의 삶은 지워진다. (124쪽)

언젠가부터 우리는 얼굴과 대화를 선물처럼 순환시키는 법을 잊고 사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서 서로의 성스러움을 확인할 수 있을까. 이 물음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얼굴과 말이 따로 놀고, 진정성과 상업성이 뒤섞이고, 얼굴을 놓고 누구나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되는 시대에 그래도 ‘당신의 얼굴은 내게 선물이다‘라는 인정을 주고받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말이다. (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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