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9호 : 외모 인문 잡지 한편 9
민음사 편집부 엮음 / 민음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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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외모의 매력에 대한 우리의 차별적 선호는 ‘도덕적‘ 잘못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윤리적‘으로는 중대한 문제이다. 여기에서 나는 로널드 드워킨을 따라 윤리를 도덕과 구별하고 있다. 도덕이 우리가 타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규율하는 원리와 규칙을 뜻한다면, 윤리는 개인이 자기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와 관련된다. 이러한 구별에 따르면 우리는 도덕적으로 특별히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서도 윤리적으로 잘못 살 수 있다. (25쪽)

날 때부터 주어지 생김새는 변형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해 옷은 의도에 따라 적극적으로 바꿀 수 있다. 패션은 외모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중략) 즉 패션은 세상에 보내는 시그널이다. 그 결과물은 타인에게 심는 내 이미지가 되거나 나에게 거는 최면이 된다. (67쪽)

실제로 편견은 고정관념과 같은 인지적 요소보다 호감과 같은 감정적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주목할 점은 편견을 강화하는 감정적 요인이 강한 적대감 같은 부정적 감정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무지와 정보 부족, 낮은 접근성으로 생기는 불안과 불편함이다. 다시말해 우리는 잘 모르고 많이 접하지 않은 낯선 대상에 대해 편견을 강화한다. (92쪽)

음식의 소비와 섭취는 누군가에게는 건강에 이로운 취향의 실천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고단한 삶 속의 달콤한 위안이다. 음식을 먹는 다양한 맥락이 지워지고 건강의 윤리가 소비의 쾌락과 결합되어 전시될 때, 전시할 수 없는 뚱뚱한 몸들의 삶은 지워진다. (124쪽)

언젠가부터 우리는 얼굴과 대화를 선물처럼 순환시키는 법을 잊고 사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서 서로의 성스러움을 확인할 수 있을까. 이 물음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얼굴과 말이 따로 놀고, 진정성과 상업성이 뒤섞이고, 얼굴을 놓고 누구나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되는 시대에 그래도 ‘당신의 얼굴은 내게 선물이다‘라는 인정을 주고받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말이다. (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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