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 자신에게 친절하고 관대하자를 주문처럼 외운다. 이 나이쯤 되면 삶의 구멍정도는 그렇구나 하며 지나칠 줄 알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왠지 자로 잰 듯 맞춤형 위로를 해 줄 거 같은 '수학의 위로'를 펼쳤다. 

'수학의 위로' 책 표지 그림이 무엇인지 봤다. 고사리 잎이었다. 고사리 잎 모양은 점, 직선, 곡선, 면, 부피를 연구하는 산수의 기초가 되는 기하학에서 말하는 프랙탈 이론과 유사하다. 프랙탈처럼 우리의 삶은 자기 유사성과 순환성을 가진다. 비통은 여러가지 작은 슬픔으로 겹쳐있고 서로 유사하면서 연결되어 있으며 되풀이된다. 즉 저자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점과 선, 프랙탈, 기하학으로 비통을 헤아려 보고 해석한다. 비통이 슬픔과 다른 점은 불가역성이다.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이다. 누군가의 죽음에 따른 아주 큰 슬픔과 같다. 덧붙여 끝없는 부재, 공허, 무의미, 감정적인 부분과 초월성까지 포함한 불가역성을 띠는 것이 비통이다. 

책 제목이 '수학의 위로'지만, 비통의 기하학이다. 저자는 수학을 잘하고 기하학에 친숙하기에 기하학으로 비통, 아주 큰 슬픔을 희석하고 달래고 상실의 아픔을 위로한다. 그러고보면 우리는 비통에 처하면, 각자 자신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마음을 위로하고, 위로 받는다. 이때 우리가 타인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공감뿐이다. 

'부재들, 상실들, 예전에 있었지만 더 이상 없는 것들. 하지만 그 구멍들의 틈새 사이에서 돌아다니면서 성숙해야 한다는 것을. 비록 예전에 그것들이 있던 곳으로 손을 뻗으면, 그 추억이 있는 공간의 긴장되고 빛나는 아련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해도.(198쪽)'

날씨가 무지 덥다, 바나나, 망고를 심어야 할까... 스콜까지... 토닥 토닥, 자신을 잘 지키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