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꿈과 행복은 10대에 결정된다
이민규 지음 / 더난출판사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디서 보고 이 책을 읽게 되었던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진로를 거의 결정했다는 초등학교 6학년 친구 딸에게,

황우석 박사의 나의 생명 이야기와 함께 골라준 책이다.

황우석 박사의 책은 직접 읽고 골랐으나 이 책은 소개글만 보고 골랐기에

얼른 도서관에서 빌려다가 읽었다.

내가 10대도 아니고, 10대 자녀를 둔 부모가 아니어서일까.

처음부터 끝까지 잔소리로만 들리니.

나도 분명 심심치 않은 10대를 거쳐 왔는데

이렇게 아줌마가 다 되어서도 이런 책이 잔소리로 들리면

지금의 10대가 읽었을때 어떨지 모르겠다.

내용은 하나에서 열까지 다 맞는 이야기 이나,

포괄적인 자기 주체성, 자기 목표 설립에 도움을 주는 글이라기 보다는

구체적인 학습 방법들을 조목 조목 제시하고,

단락의 말미에는 여기서 무엇을 느꼈는가 1,2,3 가지를 적어보자 식의 마무리가

나에게는 잔소리 라는 느낌을 받았나보다.

꿈과 행복, 10대 뿐 아니라

살면서 늘 필요하고 바라는게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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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나이가 되면 결혼하고 아이 낳고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사회의 정해진 틀에 억매이지 않고

자기 직업을 소중히 여기며 몰두하며 사는 여자의 모습은 아름답다.

그것이 어떠한 종류의 일이었든 간에,

매순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며

자기 능력 안에서 최고가 되려는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 자세.

잠깐씩 옆길을 곁눈질 할 수도 있겠으나, 결국은 자기 길을 벗어나지 않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여전히 그 길을 가고 있는 사람.

멋있지 않은가?

한때 내가 꿈꾸었던 모습 이었지 아마.

 

하지만, 사회의 보편적인 흐름에 맞춰

때가 되어 결혼 하고, 아이 낳아 키우면서

그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슬픔도 느끼고,

삶의 희비를 맛보며 내 아이, 내 가정을 반듯하게 꾸려가는데

땀흘리는 여자의 모습도 난 아름답다.

여성학자들이 뭐라 하든,

내 입에 든 것도 빼내어 자식을 주고 싶어 하는,

내 손 한번 더 거쳐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고, 놀아주고 싶어하는,

어미의 본성에 충실하는,

자신의 사랑과 보살핌을 아낌없이 퍼줄수 있는,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삶을 사는 모습도 아름답다.

내가 현재 꿈꾸는 삶은 바로 이것.

 

그런데, 이 두가지를 다 해보겠다고,

매일을 전투하듯이 사는,

세번때 부류의 여자들에게서

나는 좀처럼 아름다움이라든지 존경심이라든지 하는 단어를 연관시키지 못한다.

누가 되었든지 간에, 설사 그 사람이 국가 요직에 있든,

대단한 사업가이든, 평범한 사무직 여성이든,

그저 피곤하고 무리하며 살고 있구나 하는 측은한 생각이 들뿐.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최소한 그 가족중 누구라도 말이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삶 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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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5-10-14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요즘 제자신이 참 측은해 집니다.....
아침에 아이 학교 보내고, 유치원 보내느라 동동동
직장에선 업무에 뒤쳐지지 않으려고, 선배로서의 위상을 정립하려고 동동동
퇴근후 저녁먹이고, 치우고, 숙제 봐주고 하다보면 동동동..
온전한 제 삶이 없지요.

hnine 2005-10-14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또 동지 만났습니다 ^ ^

하늘바람 2005-11-24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언제나 제 친구를 놀렸답니다. 싸이엔 아이사진으로 도배하고 글엔 그가 아닌 아이만 가득하고 그게 뭐냐고요. 제 싸이엔 내가 본 영화 내가 간 곳 내가 먹은 음식 내가 만난 친구 많은 것들이 그득했는데 나는하나도 배부르지 않았습니다. 온전한 삶은 없다지만 그 삶은 사랑으로 충만해 있지요
 
반쪽이네 - 반쪽이 부부의 작은 세상 반쪽이 시리즈 3
변재란 글 최정현 그림 / 한겨레출판 / 2000년 2월
평점 :
절판


이미 유명인사가 된 온 식구, 반쪽이네.

아빠 최정현, 엄마 변재란, 딸 최 하예린 까지 ( 이들 식구들은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후기에도 언급된 바 있다).

나온지 꽤 되었지만, 이미 무슨 내용일지 다 예상이 된다는 자만심으로 읽는 수고를 안하고 있다가,

지난 주 도서관에서 직접 책을 펼쳐 보고는 빌려 와서 단숨에 읽게 된 책.

단숨에 읽게 된 이유는?

요즘의 나의 일상과 너무나 흡사했고, 내가 하는 생각들이 엄마 변재란 씨의 글로써 풀어 나오는 걸 읽으며 신이 났기 때문이었다.

평등부부 상을 받은 부부에게도 여전히 부부 갈등을 안고 살고,

이 땅의 엄마된 일하는 여자들의 원죄인가...

딸 하예린을 키우는 방식도 우리 집이랑 많이 비슷해서 앞으로의 하예린의 성장 과정을 할수만 있다면 관심있게 지켜보기로 했다.

반쪽이네 가족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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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제 죽인 괴물 - 이윤기 산문집
이윤기 지음 / 시공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신화학자 다운 제목이다.

우리가 어제 죽인 괴물.

미국에서 구입해서 읽다가 한국으로 오는 짐들 속에 묻혀,

한참 후에나 풀게 된 박스에서 발견하고는 "와~"하고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지르고는 바로 그 자리에서 남은 부분을 다 읽어 치운 책.

이 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고 있는 중이기도 하지만,

정말 우러러 보이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대학 때의 열정만 있어도 아마 지금 쯤 이 작가의 작품은 다 찾아서 읽었을텐데. 이문열, 최영미, 김형석, 김태길, 유안진, 김덕자 의 작품들을 그러했듯이.

어느 한가지 커다란 주제에 대한 깊고도 넑은 탐색적 연구를, 거의 일생에 걸쳐 펼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 관심 주제가 그렇게 오래 지속되기도 흔치 않을 일일뿐더러, 그 관심에 대한 노력을 이 사람 처럼 기울이기란, 소수의 어떤 사람에게나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심심풀이'라는 괴물, '얼렁뚱땅'이라는 괴물. 작가가 말하는 괴물이다.

얼렁뚱땅, 대충대충 이라는 괴물, 내가 지금 싸우고 있는 괴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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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 씨의 행복 여행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오유란 옮김, 베아트리체 리 그림 / 오래된미래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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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에서 나를 한참이나 기다린 책이었다.

작년 생일 선물로 받은 책이니까, 거의 아홉달을.

요즘 유행하는 가벼운 내용의 그렇고 그런 책일꺼라 선입관을 가지고 별로 관심이 안가다가

진주귀고리 소녀 읽기를 끝낸후, 우연히 손길이 갔다. 책의 부피가 작아서 였을까, 책 속의 삽화가 상쾌했기 때문이었을까.

내가 한때 꿈꾸었던 직업, 정신과 의사 꾸뻬.

남의 이야기 들어주기, 남의 얘기로서가 아니라 내 얘기 처럼 들어 주기, 나의 특기 사항중 하나이다. 꾸뻬씨가 그랬던 것 처럼.

그런 그가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 '행복'이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의 답을 얻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처음엔 중국으로, 다음엔 마약 밀수, 부정이 판치는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로 (국명을 밝히지 않는다), 또 미국으로 (역시 국명을 밝히지 않고, 모든 것이 이세상에서 제일 많은 나라라고만 표현한다)...여러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행복에 대한 물음. 나중에 중국에서 고승과의 재회로 여행을 마무리 하고 꾸뻬는 다시 자기 본연의 자리, 본연의 직업으로 돌아온다. 행복에 관한 스무가지가 넘는 메모를 가지고.

행복에 관한 그의 메모는, 하나도 새로울게 없는, 다 한번씩은 들어봤을 내용.

그중 제일 가슴에 남는말은, '행복이 인생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라는 말.

어떤가, 금방 이해가 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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