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온것도 모르고 자기 전에 한바뀌 휘 돌자고 나갔던 어느 날 밤.

저렇게 하얗게 눈이 덮이도록 나는 그것도 모르고 집안에서 뭐했대...

 

이제 다음 겨울이 올때까지 눈은 또 안오겠지?

 

 

 

 

 

 

 

 

 

지난 주말 오후, 동네 한바퀴 돌고 있는데 앞서 가던 남편이 외친다.

"폭포가 얼었다!"

폭포라고 하기엔 규모가 작지만 떨어지는 물이 얼어있으니 폭포는 폭포이다.

문득 폭포가 어는 과정이 궁금하다.

계속 떨어지고 있는, 움직이는 물이 어는 과정이란 어떨까.

 

 

 

 

 

지금 우리 아파트가 있는 곳에서 조금 나가보면 사람이 사는지 안사는지 모르는 지역이 나온다.

개발 소식이 돌면서 대부분의 주택이 철거되었거나 철거중이고, 그 와중에 보상을 바라고 변변찮게 지어진 가건물, 허물어져 내린 담벽만 남은 집, 생활 쓰레기 더미 등, 분위기가 묘한 곳이다. 

 

어슬렁어슬렁 걸어 지나가다보면 사람은 거의 안보이는데 여기 저기서 개소리만 컹컹 들린다.

내가 지나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저 개.

저렇게 빤히 바라볼뿐 짖지도 않았다.

 

 

 

 

 

 

한때 어느 꼬마의 단짝이 되어주었을 자전거.

 

 

 

 

 

 

낮은 지붕의 집과 수직으로 뻗은 나무가 마치 좌표의 X축과 Y축을 떠올리게 한다.

그것때문에 찍은 사진은 아니고, 오랜만에 본 연탄을 담기 위해서였다.

하얗게 연소된 연탄.

'전 제 할일 다 했습니다.' 라고 하는 것 같다.

 

 

 

 

 

 

 

 

 

 

아들한테 밥 짓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전기밥솥은 사용하지 않으니 압력밥솥으로.

이런 것도 기념사진이라고 찍고 싶어하는 건 엄마라는 사람밖에 없을 것이다.

 

밥보다 쉬운 우동 끓이는 방법은 아들이 초등학생때 가르쳐주었는데, 그때 우동 포장지에 써있는대로 물의 분량을 보여주느라고 계량컵을 사용해서 보여주었더니, 열여덟살이 된 지금도 아들은 우동 끓일때 꼭 계량컵으로 물을 재서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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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2-21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연탄 떼는 집이 있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옛 생각도 나고 그러네요.

아드님한테 밥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군요.
잘하셨습니다.
그 정도는 기본으로 알고 있어야죠.^^

hnine 2018-02-21 14:42   좋아요 0 | URL
그럼요, 밥하기는 기본이죠.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요.
기회가 왔을때 바로 가르쳐 주고 싶어서 쌀을 불리는 시간을 생략하고 씻어서 바로 했는데 그래도 밥이 먹을만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불리지 않고 밥해보긴 처음이거든요 (저도 참 고지식~ ^^)
연탄을 오랜만에 보니 반갑기도 하고, 사람들 기억속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저 연탄에 의존했던 지난날이 떠오르기도 해서 남편이랑 한참 옛날 이야기를 했답니다. 연탄가스 마시고 동치미 국물 마셨던 추억도 빼놓을 수 없지요 ^^

책읽는나무 2018-02-21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량컵을 아직도 사용하는 아드님의 모습이 귀엽습니다ㅋㅋ
하지만 지금은 밥도 앉히고!!!!
다 키우셨네요^^
어느 날 지인과 저녁 맞춤 시간에 집에 급히 들어가는데 지인은 이제 중1짜리 아들한테 밥 좀 밥솥에 앉혀 달라고 전화하는 소리에 좀 놀랐던 적 있었어요.
그때 나도 아들 밥 하는걸 가르쳐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잊고 있었네요^^

밥이 찰지면서 고슬고슬 맛나 보이네요^^

hnine 2018-02-22 07:24   좋아요 0 | URL
처음에 어떻게 배우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요리는 창의다! (창의력을 키우는데 짱이다) --> 평소 제 주장이랍니다 ^^
요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누가 차려주지 않으면 제대로 한끼 식사도 못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될것 같아서요.
사진 속의 저 밥은 바로 아들 뱃속으로 다 들어갔기때문에 저는 맛을 못봤지만 보기엔 괜찮아보이죠? ^^

2018-03-06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07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