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사람은, 오랫동안 미뤄오기만 하던 책을 아이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집어들수있는 사람이다.

아들 녀석이 학교 수업 시간에 이 책 <1984>를 읽고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그동안 구경만 해오던 이 책을 집어들어 읽기 시작했으니까 말이다.


문장이 어렵고 복잡할 줄 알았는데 겁 먹고 있던 것보다는 그래도 수월하게 읽혀 다행이었다.

 

 

 

 



 

 

12월이다.  

반짝거리는 저 트리 말고도, 텅빈 복도.

낮에는 학생들로 붐볐을 공간이 비어있는 모습. 조용한 상태. 12월.

 

 

 



 

 

 

1년 동안 듣던 강좌들.

모두 종강하고 유인물만 남았다.

모아서 바인딩.

 

 

 

 

 

 

 


 

 

 

 

지금 이 시가 마음에 와닿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감사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매일매일은 별로 즐겁지도 않았고, 기뻤던 일 보다는 아쉬운 일들이 더 먼저 생각나지만

그래도 다행이야, 잘 살았어 하는 그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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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9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7-12-10 07:16   좋아요 1 | URL
네, 종강했답니다.
두개의 다른 강의였는데 내년에도 연속해서 들으려고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시즌인데, 마지막이 다른 시작과 연결되니 또 한번의 기회를 선물받는 것 같아서 다행이고 감사드리고 싶고 그래요.
제 손, 솔직히 예쁜 손은 아니지만, 그래서 얼굴 화장은 안하면서도 매니큐어는 열심히 바르고 손톱 케어 열심히 받으러 다닌 적도 있었지만, 이젠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로션만 열심히 바르고 있습니다 잘 갈라지고 터지는 손이라서요.
어제는 그나마 덜 추웠는데 강아지 산책을 못시켰어요 제가 게으름 피우느라.
오늘은 잘 입혀서 잠깐이라도 데리고 나와야겠어요.
좋은 날 되세요~

페크pek0501 2017-12-10 1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래전에 읽었죠. <1984>를.
저, 자랑질했습니당~~~

hnine 2017-12-10 19:43   좋아요 0 | URL
pek님께선 1984 어떠셨는지요.
바로 전 빌러비드 읽고나서도 한동안 마음이 무거웠는데 1984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아요 ㅠㅠ
리뷰에도 쓰겠지만 조지 오웰은 작가이면서 마치 예언자 같아요.
지금 읽기 시작한 책 <우리가 고아였을 때> (가즈오 이시구로) 는 또 어떤 앙금을 남겨줄지 기대도 되고 망설여지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페크pek0501 2017-12-10 21:58   좋아요 0 | URL
아, 1984년 책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끝에 반전이 일어나는데 기가 막힌 반전이었어요.
좀 더 잘 관찰하고 읽었더라면 눈치챘을 그런 거였기 때문에 무릎을 치게 만들었죠. 억지가 없어요.
그 당시 읽을 때엔 꼭 북한을 보는 것 같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CCTV에 의해 촬영되는 우리 현실 같지요.
작가는 예언자 맞아요. 그리고 심리학자예요. 시대로 볼 때 프로이드 이론이 출현하기 이전인데 이미 인간의 심리를 꿰뚫은 작가들을 보면 존경스럽지요. 예를 들면 도스트예프스키가 그렇죠.

저는 고전을 읽으면서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걸 느낄 때 참 재밌더라고요. 1984년도 그랬어요.
가즈오 이시구로는 아직 접해 보지 않았어요. 관심이 가서 눈독은 들이고 있답니다.

hnine 2017-12-11 12:39   좋아요 1 | URL
저는 읽기 전에 결말을 알고 있기는 했어요. 그런데도 거의 충격이었지요. 그것은 주인공의 결말이라기 보다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종결점인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가즈오 이시구로 책도 한번 시도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게는 꽤 술술 읽히는, 코드가 맞는다고 해야하나요? 그런 작가인것 같네요.

2017-12-12 1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12 1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12 1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12 1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7-12-18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저 텅빈 복도를 보니 12월이란 단어가 잘 어울리는 느낌이네요.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 조금은 쓸쓸한 느낌

마지막에 소개해 주신 시도 여운이 많이 남네요.
목덜미에 가만히 얹은 손에 대해
그 고단했을 하루에 대해 잠시 생각해봐야겠어요.

hnine 2017-12-22 05:42   좋아요 0 | URL
어떤 공간을 채우고 있던 것들이 빠져 나간 후에 보면 몇배는 더 쓸쓸해 보이고 텅 비었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실감이 나는 것 같아요. 올 한해는 다 소모되어 가고 있지만 저 공간처럼 텅빈 채 남아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네요. 나름대로 채우려고 노력하며 살았다고요. 얼마나 값진 것으로 채워졌는지 모르겠지만 그건 둘째 문제이고 조용하나마 나름대로는 발버둥이고 안간힘이었다고 스스로 위로 하고 싶은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