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나라 음식을 할때에는 못 느끼는데, 빵이나 과자를 구울때면, 부엌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들이 실험실에서의 작업과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우선, 레시피 카피가 눈 앞에 걸려 있고, 각종 재료와 도구가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정확한 계량을 위해 저울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재료가 잘 섞이게 하기 위한 믹싱 도구가 있어야 한다. 때로는 타이머도 필요하다. 계량하고, 섞고, 지시된 온도에서 일정시간 굽고, 뒷처리까지. 결과가 나온후 그 assay를 입으로 한다는 것이 그중 차이점이랄까.
빵이 구워지기까지의 과정을 봐도 몇분 동안의 벤치 타임, 발효 등등 과학이 따로 있나. 베이킹 파우더, 베이킹 소다의 역할, 이스트의 역할, 소금와 설탕이 하는 역할, 달걀을 실온에서 두었다가 투입해야 하는 이유 등등.
우리 집 식구, 즉 남편과 아이는 빵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만들어 놓고 거의 내가 처치하기 일수여서 불만이다가 오늘은 이런 생각을 했다 '얼마나 다행이야, 내가 만드는 족족 잘 먹었다면 아마 나는 매일 빵만 구우며 시간 다 보냈을거야...' 여우의 신포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