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영화 주인공으로 제일 흥미있는 나잇대를 묻는다면 예나 지금이나 십대라고 말하겠다.

예측 불허이기 때문이다.

제일 매력적인 나잇대를 묻는다면?

60대 이상의 나이이다. 한 인간의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

 

 

 

 

 

 

 

이런 영화가 다 있었네!

스틸 앨리스 다운 받으려고 검색하다가 함께 찜해놓았던 영화, 위풍당당 질리홉킨스

원제는 The Great Gilly Hopkins

영화 포스터 가운데 팔짱 끼고 있는 여자 아이 이름이 질리 홉킨스이다.

위풍당당한 인상 속에 감춰져 있는 이 아이의 원망, 분노, 슬픔.

 

 

다음은 주인공 질리 홉킨스와 위탁모 아줌마 사이의 대화 일부분.

 

 

질리:

전부 엉망이예요. 생각대로 된 게 아무것도 없어요.

 

아줌마:

생각대로? 생각대로 풀리는 인생은 없어. 그래서 만만치 않은거야.

이세상에 행복한 결말은 없어. 가끔 일이 쉽게 풀리면 드디어 행복한 결말이군 내 생각대로 잘 됐다고들 말하지. 마치 그게 당연한 것처럼.

물론 살면서 좋은 일도 많단다. 네가 지난 가을 우리 집에 온 것처럼 말이야.

하지만 좋은 일만 있기 바라는건 어리석은 거야.

 

질리:

인생이 그렇게 나쁜거면 아줌마는 왜 행복하세요?

 

아줌마:

내가 나쁘다고 했니? 만만치 않다고 했지.

만만치 않은 일을 잘 견디는 것 만큼 행복한 일은 없단다.

 

 

 

나이로 보자면 저 아줌마에 가까울텐데, 지금도 나는 십대의 질리가 하는 질문을 자주 하고, 또 동시에 영화 속 아줌마가 해주는 대답을 스스로에게 해주는, 자문자답 놀이를 한다.

 

 

재미있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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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희망 2017-05-31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좋았는데 영화도 나왔군요

hnine 2017-05-31 11:54   좋아요 0 | URL
영화 다 보고 엔딩샷 보며 알았어요 원작 소설이 있다는 걸요.
아무 정보 없이 그냥 고른 영화였거든요.
책도 좋았을 것 같아요. 영화 중에 질리의 (영화에서는 질리가 아니라 길리라고 부르더군요) 시니컬하고 톡톡 튀는 대사는 정말, 깜짝깜짝 놀라면서도 빠져들게 하더군요. 질리가 그렇게 박대를 하는데도 일편단심 대시하길 멈추지 않는 여자아이 아그네스도 그렇고요. 최근에 본 영화 히든피겨스에 나왔던 여자 삼총사 중 한 사람도 영화 중에 질리와 맞서는 학교 선생님으로 나왔어요.
인생은 만만치 않은 거지 나쁜 건 아니라는 말을 하는 아줌마에게 질리는 대번에 받아치치요. 가르치려 들지 말라고요 ㅋㅋ

다락방 2017-05-31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이 제목을 어디서 들어봤나...했는데 제가 읽은 책이었네요.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아서 책 검색해봤는데, 제가 백자평을 써두었더라고요. 후훗.
이 영화 굿 다운로더에 있길래 보관함에 담아 두었어요. 저도 꼭 봐야겠어요.

hnine 2017-05-31 11:58   좋아요 0 | URL
저는 영화는 물론이고 책이 있는 것도 몰랐어요. 그야말로 영화 리스트 쭉 훑어보다가 그냥 콕 찍어서 본 영화거든요. 보고서 아주 흐뭇했지요 4000원 내고 다운 받았는데 재미없으면 억울하잖아요.
영화 속 질리는 오히려 당당하고 꿋꿋한데 막상 영화를 보는 관객인 저는 보는 동안 몇번을 절망하고, 어쩌면 저럴 수 있어, 이젠 끝이다, 혼자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봤는지 모른답니다.
영화 보세요. 재미있고 뒤끝이 남지 않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