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영화 주인공으로 제일 흥미있는 나잇대를 묻는다면 예나 지금이나 십대라고 말하겠다.
예측 불허이기 때문이다.
제일 매력적인 나잇대를 묻는다면?
60대 이상의 나이이다. 한 인간의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

이런 영화가 다 있었네!
스틸 앨리스 다운 받으려고 검색하다가 함께 찜해놓았던 영화, 위풍당당 질리홉킨스
원제는 The Great Gilly Hopkins
영화 포스터 가운데 팔짱 끼고 있는 여자 아이 이름이 질리 홉킨스이다.
위풍당당한 인상 속에 감춰져 있는 이 아이의 원망, 분노, 슬픔.
다음은 주인공 질리 홉킨스와 위탁모 아줌마 사이의 대화 일부분.
질리:
전부 엉망이예요. 생각대로 된 게 아무것도 없어요.
아줌마:
생각대로? 생각대로 풀리는 인생은 없어. 그래서 만만치 않은거야.
이세상에 행복한 결말은 없어. 가끔 일이 쉽게 풀리면 드디어 행복한 결말이군 내 생각대로 잘 됐다고들 말하지. 마치 그게 당연한 것처럼.
물론 살면서 좋은 일도 많단다. 네가 지난 가을 우리 집에 온 것처럼 말이야.
하지만 좋은 일만 있기 바라는건 어리석은 거야.
질리:
인생이 그렇게 나쁜거면 아줌마는 왜 행복하세요?
아줌마:
내가 나쁘다고 했니? 만만치 않다고 했지.
만만치 않은 일을 잘 견디는 것 만큼 행복한 일은 없단다.
나이로 보자면 저 아줌마에 가까울텐데, 지금도 나는 십대의 질리가 하는 질문을 자주 하고, 또 동시에 영화 속 아줌마가 해주는 대답을 스스로에게 해주는, 자문자답 놀이를 한다.
재미있게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