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을 보러 갔다.

"충청남도 서천군 서면 마량리"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니 집에서 두시간 거리.

어제, 미세먼지 최고점 찍은 날이었지만 햇살은 고맙게도 참 좋았다.

 

동백나무숲이라고 하기엔 규모가 크지 않았고 아직 꽃이 만개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가는 길에 바다도 보고, 갈매기도 보고, 갯벌도 걸어보고, 꽃까지 보았으니

그것만해도 입이 귀에 걸렸다.

 

동백이 어디가 그렇게 예쁘냐고 남편이 묻는데 마땅히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미술 시간에 색종이와 나무젓가락으로 만들던, 아주 간단한 모양의 꽃. 색도 형태도 딱 그 수준인데.

꽃 한 송이 한 송이 들여다보면 그렇게 화려하지도 않은데 말이다.

진한 초록 잎들이 빽빽한 가운데, 점점히 박혀있는 빨간 꽃들. 그 안에 불 켜진 듯 노란 꽃밥이, 예쁘단 말이다.

 

아들은 일주일동안 인도 벵갈루루 라는 곳으로 학교에서 선생님 인솔하에 봉사 활동을 갔고,

오고 가는 차 속에서 나와 남편의 화제는 줄곧 아들 얘기.

혹 걱정스런 얘기를 하는 동안에도

그저 좋은 부모 마음.

100% 짝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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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7-03-20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는 길에 바다도 보고, 갈매기도 보고, 갯벌도 걸어보고,꽃까지 보았으니.....
더구나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라니....많이 행복하셨을 나인님이 그려집니다^^
저도 오래전에 다녀온적 있어요.
동백은 사진으로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hnine 2017-03-21 03:35   좋아요 0 | URL
예전엔 사람들이 왜 일부러 꽃보러 어딜 가고 그러나 했었어요 ^^ 그런데 이제 그런게 참 기분을 좋게 하고 한가지 생각에만 붙잡혀 있던 것을 전환시켜주네요.
대전이나 서천이나 다 행정구역상 충청남도인데 집에서 서울가는 시간 만큼 걸린다는게 뜻밖이었어요.
꽃은 앞으로 필 꽃들이 더 많을테니 또 보러 가고 싶어요.

보슬비 2017-03-20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떨어진 동백이 이쁜것 같아요. 떨어져도 이쁘게 떨어져서...^^

hnine 2017-03-21 03:39   좋아요 0 | URL
동백은 꽃잎으로 떨어지지 않고 꽃이 통째로 떨어지지요. 대체로 나무에 달려있을 때 모습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보면 또다른 감상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시 속에 많이 등장하고 노래 속에도 나오고 그러나나봐요.

블루데이지 2017-03-21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동백꽃의 붉은색이 참 맘에 들더라구요~
hnine님은 아름다운 동백꽃을 그리시는데 저는 서천에서 느낀 맛이라고는 광어회,주꾸미,모시떡의ㅡ맛있는 추억만 있네요..ㅋ

hnine 2017-03-22 04:56   좋아요 0 | URL
저도 주꾸미 먹고 왔답니다 ^^ 주꾸미 축제를 막 시작했더라고요. 돌아오는 길에 모시떡도 한 상자 사가지고 온다는 걸 깜빡 잊었네요.

상미 2017-03-24 0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같이 있을 때는 함께 하니까 덜하는데,
같이 없으면
더 자주 얘기하게 되지.
나도 우리집 두 녀석이 보고 싶구나.

hnine 2017-03-24 05:39   좋아요 0 | URL
많이 보고 싶을 것 같아. 다 컸다고 생각하니 한 집에 사는 동안 뭐 더 해줄 것 없나...그거 생각. 맛있는거나 더 만들어줘야겠다 싶어서 이번 주 토요일엔 요리 교실까지 신청했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