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이츠의 Innisfree 와 프리츠 오르트만의 곰스크
공통점은
원했으나 끝내 가보진 못한 곳
하지만 그들의 삶을 기대 속에 지탱할 수 있게 해준 곳




밥 하기 싫은 날
집 가까이 있는 한 식당에 갔다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맛있었는데
잘 먹고 들어와 탈이 난건
음식이 잘못되어서는 아니었던 것 같다
남편과 아들은 멀쩡한데 나만 그랬다
식성이 변해가나보다
어머니 말씀에 의하면 내가 아주 어릴땐
집에서 고기 요리를 할라치면
옆에 와서 아직 굽지도 않은 고기를 집어먹으려고 할만큼 잘 먹었다는데
중학교때 언제인가부터 고기를 먹지 않는다
심지어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 중에도 고기를 한번도 안먹었다
(그 아들 지금, 하루 걸러 한번은 고기 반찬이 있어야 할 정도로 고기 대장이다)
고기를 안먹다 뿐이지 그외의 음식은
어디서 무얼 먹어도
내 사전에 소화불량이란 없다! 자신했는데
그게
집에서 내가 만든 맛없는 음식은
맛없으니 많이 먹게 되지 않아서 그런지 별로 문제되는 일이 없는데
가끔 식구들과 함께 하느라 밖에서 먹으면
이렇게 탈 나는 때가 종종 있다
나는 아무래도 누가 해준 음식을 편하게 먹을 운명이 아닌 모양 ㅠㅠ
레슨 빼먹기를 밥먹듯 하고
연습도 잘 안해가고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꼭 다니기 싫은 애 억지로 보내는 것 처럼 배우고 있는 기타
벌써 5년째 기타 레슨을 받고 있는 아들 얘기다
하고 싶지 않으면 그만 두라고 해도
그건 싫단다
그나마 레슨 가기전 몇분 연습을 하나보다 했던 어느 날
처음 듣는 곡인데 어쩐지 마음에 들어오기에
그곡 제목이 뭐냐고 물으니 모른단다
성의없는 대답 듣고서 몇분 후
모른다고만 답한게 자기가 생각해도 좀 미안했는지
Bach의 폴로네이즈라고만 한마디 하고 가네
Bach의 폴로네이즈가 자그마치 몇개인데 ㅠㅠ
악보를 보니 G minor
Youtube에서 찾아냈다
바로 위의 곡 (이건 합시코드로 연주되어 있다).
어쩌다가 스마트폰으로 BBC radio 여러 채널들을 돌리다가 듣게 된 프로그램에서 알게 된 노래
통기타 연주를 하며
통기타 곡으로 아주 어울리는 이 노래를 부르는 이 듀엣 아가씨들은
오래 전 가수들이 아니라 바로 요즘 가수들이다
1994년 영국 출생 Ward Thomas
모던 컨트리 뮤직이라고 해야하나
고무줄로 연결된 것 처럼
당신을 떠나려고 해도 자꾸 되돌아오게 된다고 노래하는
이 노래의 제목은 부머랭 (Boomerang)
사랑만 Boomerang이 아닌 것 같다고
Karma에, 윤회 까지 떠올리고 있는
나는 아마도 정상이 아닌 것 같아
그냥 단순하게 들으면 될 노래 가지고 말이다
조각 조각 일상들을 이렇게라도 남겨둔다
일기는 일기장에!
→ 나도 그러고 싶으나
벌써 몇년 째 종이 일기장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상하게 거기에는 자주 쓰지도 않고
써도 너무 어둡고 우울한 얘기만 집중적으로 끄적거려 놓으니
일기장이라고 부르기도 뭐하다
그러니 아주 자세하게는 아니더라도
이렇게 시간이 갔다는 흔적을 남겨놓게 된다
깊이도 없고 연결도 안되는 조각조각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