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저녁 체로키족의 늙은 전사가 모닥불 옆에 앉아서 생각에 잠긴 채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을 들여다보았다. 그때 손자가 다가와 조언을 구했다. 어떤 친구가 자기에게 나쁜 짓을 했다는 것이다. 늙은 전사는 손자에게 말했다.
"손자야 너에게 이야기를 하나 해주마. 나도 한때는 엄청난 분노와 증오를 느꼈단다. 우리의 땅에서 그처럼 많은 것을 가져가고 우리에게는 조금밖에 돌려주지 않는 자들에 대해서. 하지만 증오는 너를 피곤하게 만들 뿐이야 그건 너의 적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해.
나의 내부에서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어. 그건 우리 안에 살고 있는 두 마리 늑대의 싸움이야. 한 늑대는 악이야. 이놈은 화를 잘 내고 시샘, 질투, 적개심이 가득하지. 거만하고 탐욕스러운 데다 미워하는 마음이 가득해. 이놈은 누구하고나 싸워. 때로는 아무 이유도 없이 달려들지. 이놈은 합리적인 생각을 못해. 온통 증오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지 다른 늑대는 선이야. 이놈은 즐거움, 평화, 사랑, 희망이 가득하지. 관대한 데다 자비를 잘 베풀고, 남에게 다가갈 때도 그들의 입장에 공감하며 겸손하게 접근하지. 이놈은 주위에 있는 자들과 조화를 이루며 살고, 아주 필요할 때가 아니면 싸우지를 않아. 손자야, 이 두 마리 늑대의 싸움은 때때로 여러 달 동안 계속된단다."
손자는 아무 말 없이 모닥불의 불씨가 활활 타오르는 것을 지켜보았다. 손자는 할아버지가 해준 말을 곰곰 생각하다가 마침내 물었다.
"할아버지, 어떤 늑대가 이겼어요?"
늙은 체로키 전사는 대답했다.
"누구겠니, 손자야? 네가 밥을 많이 준 늑대지."
<48쪽, 체로키족의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