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가방에, 물이랑 수건이랑 지갑, 카메라 정도 챙겨 메고 산에 오르고 싶은 날이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그저 걸음 걸이 자체에 집중하면서, 흙을 다져 밟으며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가고 싶다. 걷다가 눈에 띄는 꽃을 보거든 접사 사진도 찍어 보며, 한 걸음 한 걸음.
땀이 나겠지. 나는 유난히 땀이 많은 편이니 아마 산에 오르기 시작하고 얼마 안 돼어 땀 범벅이 될지도 몰라.
산 꼭대기에는 조그마한 절이 있었으면 좋겠네. 법당에 들어가 잠시 부처님과 눈인사도 하고, 뭐라고 혹시 말씀하시나 귀도 귀울여 보고.
산에 오르는 동안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내려 와서는 오르기 전보다 깨끗해진 마음이리.
어느분 서재에서 보고 들은 말, 일독에는 땀이 최고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