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 한국에 나와서 당장 알아봐야하는 것중의 하나가 아이를 어디에 맡기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때 아이가 세살이었으므로 유치원은 아직 이르고 놀이방을 알아보았는데, 동네 전화번호부 책을 보고 몇군데를 골라 우선 전화로 문의, 그리고 직접 방문하여 아파트 단지의 한 곳을 정했다. 그리고 아이를 보내기 시작하여, 여섯살이 된 올해 초, 이제 그 놀이방 적정연령을 벗어나기도 했고, 또 우리도 이사를 가게되어 아쉬운 마음으로 그 놀이방을 떠나야했다.
그 놀이방에 다니기 시작할 무렵, 아이는 아토피가 매우 심한 상태여서 원장님과 선생님의 손이 많이 가야했었고, 내가 일이 끝나는 시간에 맞추느라 우리 아이만 저녁 8시까지 선생님과 함께 놀이방에 남아있어야 했던 기간도 있었고, 그러면서 아이가 정서적으로 불안 증세를 보인다고 판단한 원장선생님은, 친정 엄마임에도 어려워서 말을 못꺼내는 나를 대신하여 아이의 외할머니에게 직접 전화하셔서 다른 친구들과 같은 시간에 아이가 놀이방에서 나갈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해주시기도 했다.
3년동안 다린이를 극진히 보살펴 주시던 원장님, 그리고 다린이 담임선생님. 아직 미혼이심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어린 시절의 경험도 서슴치 않고 털어놓으며, 이 초보 엄마를 안심시키시던 고마우신 선생님. 빨리 좋은 사람 만나서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그러시더니, 드디어 다음달 결혼하신단다.
장소와 시간을 묻는 나에게 극구 먼거리 오실것 없다시는 선생님, 다린이는 내 아들이라고 농담삼아 말씀하시던 선생님... "다린이 데리고 꼭 가보겠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