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오랜만에 서울로 미술관 나들이 하고 돌아오는 길.

'서울에 살면 좋겠다' 는 생각을 했더랬다. 심심할 틈이 없을거라고, 특히 나 같이 차없이 뚜벅이로 다니는 사람은 혼자서도 지하철로 온갖데를 다 갈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지금 사는 곳이 싫은건 아니지만 지방도시에 살아보니 아쉬운건 문화 시설과 의료 시설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교육 시설도 포함시킬 수 있겠으나 난 개인적으로 그건 아니고. 그래도 달리 취미 생활이 없고 집순이인 나 같은 사람은, 가끔이라도 보러, 들으러 다니는 낙이 있어야 하는데, 서점, 공연장, 극장, 미술관, 박물관, 전시장등이 아쉬운 건 사실이다.

 

 

다음 날 동네 산책을 나갔다.

 

 

바닥 흙이 안보일정도로 낙엽이 덮어버린 길.

저 계단을 하나하나 밟고 올라갔다.

 

 

 

 

음, 작아도 예쁜, 작아서 예쁜 꽃.

 

 

 

 

 

동백꽃 봉오리 발견.

얘가 언제 필려나? 얼마나 예쁘려나.

 

 

꽃 핀 모습을 상상하며 나도 모르게 혼자 웃고 있었다.

 

 

 

머리에 낙엽 모자를 쓰셨군요!

 

 

 

 

이런 애들 꼭 있어!

 

 

 

 

 

근처 대학 캠퍼스의 공연 포스터가 새삼 연말임을 상기시켜준다.

12월 4일이면 그리 멀지도 않아 바로 다음 주인데, 올해가 며칠 안 남았구나.

 

 

겨우 동네 한바퀴 돌고 들어오면서 생각을 고쳐먹는다.

서울에 살았어봐. 이렇게 아무때나 집을 나설수 있는 이런 산책로를 코 앞에 두고 살수 있으리란 보장 못하잖아.

 

없는걸 불평말고 가진걸 잊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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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1-24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길이 너무 예쁘네요. 산책길에서 느껴지는 hnine님 시선도 예쁘고요.
대전 사시나요? 저도 대전에 한 7년 정도 살았었는데, 너무 좋았어요. 지금도 대전은 제게 좋은 기억으로만 가득해요. 서울살이는 좋은 점도 있지만 힘든 점도 많아요 ㅎㅎ

hnine 2015-11-24 19:20   좋아요 0 | URL
오로라님, 대전에 꽤 오래 사셨었군요! 저는 2006년에 내려왔어요. 처음엔 제 직장때문에 내려왔는데 전 그 직장 그만두었고 지금은 남편 직장때문에 눌러앉았지요 ^^
대전에 좋은 기억이 가득하시다니 저에게도 그 말씀이 포근하게 느껴집니다.

icaru 2015-11-24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이런 애들 꼭 있어˝ ㅋㅋㅋㅋㅋ



˝동백꽃 봉오리 발견.

얘가 언제 필려나? 얼마나 예쁘려나.˝


아아,, 이 두 줄 눈물이 날 것 같으네요... (제가 오늘 감정과잉인가요??)


대전은 저에게도 좋았던 도시,,, 랍니다용~

살리미 2015-11-24 19:22   좋아요 0 | URL
여기서도 뵙네요? ㅎㅎㅎㅎ 반가워요 icaru님!!!

hnine 2015-11-24 19:24   좋아요 0 | URL
제 집에서 가까운 곳이니 수시로 가볼꺼예요. 동백이 피었는지 보러요 ^^
icaru님은 대전에 어떤 추억이 있으시나요? 저도 아마 나중엔 또 어떻게 기억될지 모르겠어요. 있을땐 잘 모르는 법이니까요.
매일 가는 산책길도, 카메라를 들고 나가면 여기 저기 더 둘러보고 자세히 보게 되어요.
철쭉은 정말 의외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