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오랜만에 서울로 미술관 나들이 하고 돌아오는 길.
'서울에 살면 좋겠다' 는 생각을 했더랬다. 심심할 틈이 없을거라고, 특히 나 같이 차없이 뚜벅이로 다니는 사람은 혼자서도 지하철로 온갖데를 다 갈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지금 사는 곳이 싫은건 아니지만 지방도시에 살아보니 아쉬운건 문화 시설과 의료 시설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교육 시설도 포함시킬 수 있겠으나 난 개인적으로 그건 아니고. 그래도 달리 취미 생활이 없고 집순이인 나 같은 사람은, 가끔이라도 보러, 들으러 다니는 낙이 있어야 하는데, 서점, 공연장, 극장, 미술관, 박물관, 전시장등이 아쉬운 건 사실이다.
다음 날 동네 산책을 나갔다.

바닥 흙이 안보일정도로 낙엽이 덮어버린 길.
저 계단을 하나하나 밟고 올라갔다.

음, 작아도 예쁜, 작아서 예쁜 꽃.

동백꽃 봉오리 발견.
얘가 언제 필려나? 얼마나 예쁘려나.

꽃 핀 모습을 상상하며 나도 모르게 혼자 웃고 있었다.

머리에 낙엽 모자를 쓰셨군요!

이런 애들 꼭 있어!

근처 대학 캠퍼스의 공연 포스터가 새삼 연말임을 상기시켜준다.
12월 4일이면 그리 멀지도 않아 바로 다음 주인데, 올해가 며칠 안 남았구나.
겨우 동네 한바퀴 돌고 들어오면서 생각을 고쳐먹는다.
서울에 살았어봐. 이렇게 아무때나 집을 나설수 있는 이런 산책로를 코 앞에 두고 살수 있으리란 보장 못하잖아.
없는걸 불평말고 가진걸 잊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