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 - 350만원 들고 떠난 141일간의 고군분투 여행기
안시내 지음 / 처음북스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외국 젊은이들에게는 그리 드문 얘기가 아니지만 아직도 우리 나라엔 흔치 않으니 이렇게 책으로도 나오고 나 같은 사람이 구입해서 읽기도 하는 거다. 스물 두살 대학생 ('그것도 여자대학생'이라고 하면 더 특수한 예가 되려나?)이 온갖 아르바이트를 다 하여 돈을 모아 140여일 동안 대여섯 나라를 여행하면서 쓴 여행기록이다.

스물 두살이면 여행에 대한 호기심, 의욕이 한창일 나이이고, 대학생쯤 되었으면 자기 여행 비용을 자기가 아르바이트 하여 마련하는 것은 당연할 수 있는 얘기인데, 대학생은 고사하고 결혼하여 자기 가정을 꾸리고 살면서도 부모에게 의지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우리 나라의 경우엔 이 당찬 여대생의 경우는 충분히 특별한 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배경이 그런만큼 이 여행기도 그만큼 알차고 당차고 개성있는 내용일거라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여행한 나라와 도시는, 인도 (함피, 우다이푸르, 조드푸르, 맥그로드 간즈, 바라나시, 푸리), 모로코 (사하라 사막, 페즈, 쉐프사우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트레비소, 베네치아), 이집트 (카이로, 룩소르, 다합) 등이다. 그런데 이게 명확하게 기술되어 있지 않아서 읽는 도중, '어, 언제 이곳으로 이동했지? 언제 프랑스에서 이탈리아로 넘어간거야?' 이러기를 수차례. 앞의 목차에도 나오지 않은 곳이, 그냥 몇줄 Ctrl-V 한 것처럼 삽입되어 있는 부분들 때문에 지금 리뷰를 쓰면서도 다시 되짚어 확인해봐야했다.

이뿐 아니라, 여행기라기 보다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가 더 비중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고, 개연성없이 마구 튀어나오는 개인사 회상, 시간순서와 거꾸로 기술되어 있는 곳, 등등.

몇년 동안 별러서 한 여행이었다면서 어찌 책을 이렇게 허술하게 내게 되었을까, 아쉬움이 컸다. 여행기간 동안 SNS에 틈틈이 여행기와 정보를 올리며 외로움을 달랬다고 하는데, SNS에 올렸던 글이 바로 책이 되는 것은 아닐텐데 좀 더 다듬고 구성에 신경써서 책으로 냈어야 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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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10-11 0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순히 여대생들이 자극 받아 떠나고 싶게 하는 책으로 만족해야할까요?

hnine 2015-10-11 14:52   좋아요 0 | URL
저자는 나름 계획도 오래 세우고 저예산으로 알뜰하게 여행을 다녀오느라 할 얘기가 더 다양하고 많았을것 같은데 단지 이 책을 너무 성의 없게 만들었다는게 아쉬웠지요. 출판사 책임도 한 몫 하는 듯 싶고요.

해피북 2015-10-11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요즘 `여행`이란 이름이 붙는 책들은 잘살펴보고 구입하고 있어요. 이 책이 내가 생각하는 여행기(록)인지 아니면 여행담(여행하며 좋았던 일, 사람,장소에 관한 이야기 예로 `헤세에게 가는 길`)을 이야기하는것인지 아니면 언어적 유희(사람과 사람사이의 여행 이나, 그림자여행 같은)로 일상의 여행을 뜻하는지를 보게되는거 같은데 출판사에서 이 부분을 정확히 명시해줘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책들 살펴보면 그러지못한 책이 많아 아쉽더라구요 ㅎ

hnine 2015-10-11 14:57   좋아요 0 | URL
이 책의 저자를 보면 제가 위에도 썼지만 아주 당차고 똘똘한 여대생 같은데 이 책을 너무 급하게, 성의 없이 만든 것 같아 그게 아쉬웠어요. 말씀하신 기준에 의하면 여행기인지 여행담인지 그 구분도 모호해서 일관성도 없고요. 책 한권 급하게 만들어낸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책 소개글 보니까 지금은 아프리카 여행중이라네요. 또 책을 낸다면 그 책은 이 책보더 좀 더 잘 꿰어진 구슬이기를 바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