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더위를 느낄 겨를도 없이, 어떻게 여름이 오고 갔는지도 모르는 새
가을이 와있었다
누군가는
고추를 수확하고
깨를 털었고
낙엽을 쓸었구나
다 익어 떨어진 감
떨어져 터져버린 감에 모여든 개미들
저 감을 키웠을 햇빛과 공기
나무계단을 오를까 말까
망설이다가
올라가보기로,
천천히
꼭 해야한다,
하고야 말 것이다 라는 마음을 버리면
오히려 더 많은 걸 시도해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