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잠에서 깨어 더듬더듬 안경을 찾아쓰고 시계를 보면,
이른 날은 4시, 늦은 날은 5시 반 정도.
조금도 미련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마루로 나온다.
그리고 차가운 사과를 한 쪽 베어무는 것으로 나의 하루는 시작.
커피 물을 올려 놓고 책상으로 와서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여러 권의 책들 중 하나를 펼치고 읽기 시작.
커피 (요즘은 커피보다 커피를 조금 섞은 녹차라떼를 즐기는 중 ^ ^)를 타와서 더 읽는다.
그러다가 슬슬 일어나
오늘 하루의 먹거리 준비를 한다.
한번에 많이 만들어 두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귀찮아도 매일 메뉴를 바꿔가면서 조금씩 만드는 편.
빵이 떨어졌으면 빵 재료를 준비해 제빵기를 돌리고,
쌀을 씻고,
간단한 국을 끓여 놓고...
그래도 시간 남는다.
일기를 쓰는 것도 이 시간.
만년필로,
노트에 쓴다.
아침에 쓰니 대개는 하루 전 일을 쓰게 된다.
널어 놓은 빨래가 있으면 빨래도 개키고.
TV는 여간 해선 키지 않는데,
음식을 하면서 라디오는 조그맣게 켜놓을 때도 있다.
남편이 일어나고,
왔다 갔다 하면서 나의 혼자만의 시간은 끝나고,
남편 나가고 조금 후 아이 일어나고...
......
이런건 언제 만들었냐고,
가끔 무엇을 먹다가 묻는 남편에게 대답한다,
"당신이 잠든 사이!"
^ ^
* 참고로, 나는 절대로 일부러 새벽에 일어나지 않는다.
그 시간에 저절로 깨는 것이지...
오히려 타지에서 혼자 지내던 시절엔
아침에 눈뜨며 제발 4시는 지나있기를 바라며 시계를 보곤 했었다. 특히 주말 아침에.
혼자 사는 방에 TV도 없고, 인터넷도 없던 때 얘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