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가사 크리스티가 그랬다고 한다.
희망은 우리가 가장 갈고 닦아야할 미덕이라고.
희망은
인간 본연의 바탕이 아니라
오히려
끊임없이 갈고 닦아야할,
그러지 않으면 참 쉽게 마음에서 빠져나가고 마는 어떤 것이라는 말로 들린다.
갈고 닦아야 하는 것
그냥 생겨나지 않는 것
사는 건 원래 힘들고 우울하고 절망의 바다와 같다고
그렇게 말하는건 쉬웠다
그러니 그냥 받아들이고 살자고 마음먹는건
참 쉬운 일이었던거다
다시 희망을 갈고 닦기로 하는 것에 비하면
아파트 뒤 언덕길을 돌아보다가
비석도 없는 무덤 언저리에 할미꽃이 거의 집단을 이루어 피어 있던 것을 보았다
그때는 카메라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1-2주일 쯤 뒤에 카메라를 가지고 다시 그 자리에 가보았다
그새 할미꽃은 모두 자취를 감추고 없었다
저 사진도 찍은지 적어도 3-4주 지났으니
지금 가보면 또 달라져 있겠지
밤에 잠을 잘 자려면 하루 일정 시간 햇빛을 쬐어주어야 한다고 해서
낮에 일부러 바깥에 나가서 걸어보자고
생각은 했는데
막상 실천은 잘 안하고 있다
그보다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는게, 그렇게까지 해서 좀 더 편하게 자려고 기를 쓴다는게 그냥 부끄럽고 죄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