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내방 책꽂이위에 있던 시계를 떨어뜨려 깨뜨리고 말았다.

손바닥만한 크기지만 알록달록 예쁜 유리 시계

아까운 마음에 바로 버리지 못하고 그냥 저렇게 뉘여놓았는데

오늘 마침내 버릴려고 보니

그동안 저렇게 깨져 누워서도 열심히 움직여 제 시간을 정확히 가리키고 있었다.

 

오늘도 못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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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4-03-21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ㅜ.ㅠ
어떻게 다시 붙여서 쓸 수는 없을까요?

고운 빛깔이나 무늬가 있는 테이프로 붙여서
벽에서 다시금 씩씩하게 돌아갈 수 있기를 빌어요.

hnine 2014-03-21 21:09   좋아요 0 | URL
예, 그럴 생각이어요.
깨져서도 제 할일 해내고 있는 시계가 오늘 저의 스승이 되었네요.

하늘바람 2014-03-21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아까워요 색도 고운데

hnine 2014-03-22 05:03   좋아요 0 | URL
한번 재생시켜 보려고요. 시계 기능은 잘 하고 있으니까요.

Jeanne_Hebuterne 2014-03-23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멎은 시계로 김연수는 소설을 쓰고, hnine님은 무엇인가를 기억하거나 되새기거나, 혹은 다시 간직하시겠지요?
전 아무거나 휙휙 잘 버리는 제 성미가 못내 아쉬울 때가 있는데, 바로 이런 순간입니다. 종종 어떤 순간은 기억과 맞물리거나, 혹은 홀로 존재하거나, 어떻게든 옆에 지니게 된다고 말하는 그런 순간이 부러울 때가 있거든요. 다정도 병이라지만 무정은 더 큰 병인듯 해요.


hnine 2014-03-24 08:58   좋아요 0 | URL
제가 물건을 참 잘 깨뜨려요. 컵, 그릇 등등, 덤벙거리고 성격이 급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시계라고 예외는 아니고 또 깨뜨렸구나 했을텐데 며칠 후, 깨진 채로도 자기 할일을 해내고 있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할까요. 나도 그렇게 살아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까지는 차마 못썼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