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 전세계가 주목한 코넬대학교의 "인류 유산 프로젝트"
칼 필레머 지음, 박여진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영화를 보더라도 우리는 먼저 본 사람들에게 물어본다. '그 영화 어때? 재미있어?'

여행을 가기 전엔 그곳을 다녀온 사람에게 물어본다. '거기 어때? 어디를 가보면 좋아? 어디 가면 맛있는 집이 있어?'

이 책에선 먼저 산 사람들에게 물어본다. '평생을 살아오면서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뭐죠?', '반드시 지키고자 하는 삶의 가치나 원칙들이 있다면 뭐죠?'

사회 유명 인사일 필요 없고, 그저 인생을 평범하고 무난하게 잘 살아온, 대개 70세 이상 된 분들을 찾아 그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얻은 답변을 30가지로 정리하였다.

그 중 첫번째가 '비슷한 사람과 결혼하라'는 것. 결혼 생활을 위한 5가지 조언에 포함되어 있다.

1. 비슷한 사람과 결혼하라

2. 설렘보다 우정을 믿어라

3. 결혼은 반반씩 내놓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따져서는 안된다는 것)

4. 대화는 두 사람을 이어주는 길이다

5. 배우자와만 결혼한 것이 아니라 '결혼'과도 결혼한 것이다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제목만 봐도 공감 그리고 동의한다.

 

양육을 위한 5가지 조언도 눈여겨 보았다

1.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라.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부모가 사주는 선물이나 물질인 것 같지만 나중에 아쉬워하는 것은 함께 보낸 '시간'이다. 함께 무엇을 했느냐는 다음 문제이다.

2. 깨물면 유독 아픈 손가락, 드러내지는 마라.

더 정이 가는 자녀가 있기 마련이지만 그것을 드러내지는 마라는 뜻.

3. 몸의 멍은 지워지지만 가슴의 멍은 평생 남는다

4. 무슨 수를 써서라도 관계의 균열만은 피하라

5. 자녀와의 관계는 '평생의 관점'에서 보라

 

두려움없이 나이들기 위한 5가지 조언은 내가 저자라도 꼭 물어보고 싶었을 질문이다. 나이가 들어가니 어쩔 수 없이 두려워진다. 앞으로 점점 달라질 것 없는 시간들만 남은 것 같아서, 그러면서도 그 시간은 점점 줄어간다는 사실 때문이다.

1. 나이 먹는 것은 생각보다 괜찮은 일이다. 노년의 삶은 기회이자 모험, 성숙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나이를 먹는 건 탐험과 같다.

2. 100년을 써야 할지도 모른다. 몸을 아껴라. 건강에 해를 끼치면서 "얼마나 오래 살든 신경 안 써." 라는 변명 따위는 하지 마라. 병은 쾌락의 이자다. 몸이 아프면 정작 고통받는 사람은 가족들이다.

3. 아직 오지도 않은 죽음을 미리 걱정하지 마라. 죽음을 걱정하느라 불안해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삶의 마지막 순간에 대비해 계획을 잘 세워두라.

4. 관계의 끈을 놓지 마라. 중년에 접어들면 의식적으로 새로운 기회와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어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관계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서 배울 기회를 이용하라는 조언을 한다.

5. 노후의 거처를 계획해두라. 노인거주시설에 막연한 두려움과 편견을 갖고 있다면 다시 생각하라. 삶에 제약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미리 걱정하지 마라, 걱정은 인생의 독이 될 뿐이라는 뜻으로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비가 올 때 필요한 것은 걱정이 아니라 우산이다' 비가 올 것 같은 꾸물거리는 날씨라면, 비가 오면 어떡하나 걱정하면서 그렇게 걱정하는데 신경을 소모하지 말고 그 여력으로 우산을 준비하는, 즉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쓰라는 것이다. 즉 걱정이 아닌 대비가 필요하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누구나 나이가 들고, 누구나 노년에 이르며, 누구나 죽는다. 그런데 우리가 막상 그것을 실감하는 시점에 이르기 전까지는, 우리는 마치 늙지 않을 것 같고, 늙은 사람들은 원래부터 늙은 것인양 착각에 빠진다. 나보다 바로 앞서 산 사람들, 좋은 일, 힘든 일, 다 겪어내며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잘 꾸려나가고 있는 사람들이 해주는 한 마디는 그들의 일생이 녹아들어있는, 조개 속의 진주알 같은 것이다.

나는 또 70, 80 나이에 이르면 어떤 한 마디를 젊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을까 하는 것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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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Photo 2013-04-01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아.....
아침부터 가슴에 막 콱콱 와서 닿습니다.....!

hnine 2013-04-01 06:46   좋아요 0 | URL
오랜만~^^

다크아이즈 2013-04-01 0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저두요, 저두요...
<결혼과도 결혼한 것이다> 이 부분 절실하게 와닿구요,
<비 올 때 필요한 건 우산이다> 이 말은 제게 꼭 필요한 말이었어요.
걱정을 걱정하는 것보다 낭패스런 감정도 없더라구요.

hnine 2013-04-01 06:49   좋아요 0 | URL
팜므님, 저도 그랬습니다. 결혼은 반반씩 내놓는 것이 아니라는 말도 와닿았어요. 손익을 따질 일이 아니라는 것이요.
걱정도 습관이 되어서 그 시간에 걱정이 되는 요인을 찾아 해결할 것도 안하고 그냥 앉아서 걱정만 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요.
이 책 저는 좋았습니다. 제가 인터뷰하며 다닌 기분이었어요.

잘잘라 2013-04-03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참 좋아요. 이 책 읽고 나서 "이제 더 이상 자기계발서 읽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루요. 님의 리뷰에서 가장 공감되는 내용은 바로 타이틀, '바로 내 앞에 간 사람들 이야기'라는.. 아.. 그러니까요. '저기 멀리'가 아니고 '바로 내 앞에' 간 사람들 이야기라는 바로 그 점이요. 흐흐흐

hnine 2013-04-04 08:54   좋아요 0 | URL
메리포핀스님도 읽으셨군요.
사람들이 나이들어가면서 생각하는 것은 비슷한가봐요. 저자가 이런 책을 쓰기까지 심경을 밝혀놓은 부분을 읽어봐도 그렇고요. 희노애락을 모두 내몸으로 겪고 통과시키며 지나가는 것을 보며 먹은 나이, 자랑스러운 훈장으로 생각해야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