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Havre (르 아브르)
2011년 영화이고 우리 나라에서도 개봉했다고 하는데 그런 줄 모르고 그냥 고른 영화이다.
'르 아브르'는 프랑스 서북부 노르망디 지역의 항구도시 이름.
불법이주노동자가 모여 드는 곳.
영화가 시작되면 나이든 남자 마르셀이 구두닦이 통을 앞에 놓고 구두 닦을 손님을 기다리는 장면이 나온다.
그렇게 구두 닦이로 돈을 벌지만 그날 먹을 빵도 외상으로 가져다 먹어야 하는 형편이고, 좁고 누추한 아파트에서 남편을 위해 빈약하지만 정성껏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외국인 출신 아내가 있다.
어느 날 마르셀은 우연히 컨테이너에 숨어살던 흑인 이주노동자 집단이 경찰에 발각되는 장면을 보게 되는데, 거기서 도망쳐 나오는 소년 이드리사를 보지만 눈감아준다. 물속에 숨어서 나오지도 못하고 있는 소년에게 빵을 가져다 주고, 나중엔 자기 집으로 데려와 런던에 가있다는 소년의 어머니를 찾아 갈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애를 써준다. 그러는 중 아내는 지병으로 앞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선고를 받고.
영화 초기부터 예전에 본 영화 <중앙역>이 떠올랐다.
모든게 부족하고, 찌질해보이는 삶. 누리는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어보이고 무슨 희망으로 살까 생각되는 삶. 숨어살고, 도망치며 살고, 굶주리며 살고... 사람이 산다는게 뭔가, 무엇을 위해 사나, 이런 상황에서 사람은 과연 어떤 목적을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으로 마음이 무거워지고 울적해지려는 것을, 영화의 결말은 말끔이 걷어버린다.
2011년 칸느 영화제 출품작이고 감독은 핀란드 출신 아키 카우리스마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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