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Havre (르 아브르)

 

2011년 영화이고 우리 나라에서도 개봉했다고 하는데 그런 줄 모르고 그냥 고른 영화이다.

'르 아브르'는 프랑스 서북부 노르망디 지역의 항구도시 이름.

불법이주노동자가 모여 드는 곳.

영화가 시작되면 나이든 남자 마르셀이 구두닦이 통을 앞에 놓고 구두 닦을 손님을 기다리는 장면이 나온다.

 

그렇게 구두 닦이로 돈을 벌지만 그날 먹을 빵도 외상으로 가져다 먹어야 하는 형편이고,  좁고 누추한 아파트에서  남편을 위해 빈약하지만 정성껏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외국인 출신 아내가 있다.

어느 날 마르셀은 우연히 컨테이너에 숨어살던 흑인 이주노동자 집단이 경찰에 발각되는 장면을 보게 되는데, 거기서 도망쳐 나오는 소년 이드리사를 보지만 눈감아준다. 물속에 숨어서 나오지도 못하고 있는 소년에게 빵을 가져다 주고, 나중엔 자기 집으로 데려와 런던에 가있다는 소년의 어머니를 찾아 갈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애를 써준다. 그러는 중 아내는 지병으로 앞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선고를 받고.

 

영화 초기부터 예전에 본 영화 <중앙역>이 떠올랐다.

모든게 부족하고, 찌질해보이는 삶. 누리는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어보이고 무슨 희망으로 살까 생각되는 삶. 숨어살고, 도망치며 살고, 굶주리며 살고... 사람이 산다는게 뭔가, 무엇을 위해 사나, 이런 상황에서 사람은 과연 어떤 목적을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으로 마음이 무거워지고 울적해지려는 것을, 영화의 결말은 말끔이 걷어버린다.

 

2011년 칸느 영화제 출품작이고 감독은 핀란드 출신 아키 카우리스마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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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8-16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영화 놓쳤던 건데 다운 받아 보셨군요. 저도 그럼 다운을 ..ㅎㅎ
찾아봐야겠네요.
우울과 염려를 말끔히 걷어낸 결말, 궁금해지네요.^^

hnine 2012-08-16 14:03   좋아요 0 | URL
영화에 나오는 저 개의 이름이 라이카인데, 실제 이름도 라이카래요. (스포일러 될까봐 엉뚱한 얘기로 댓글을 대신...ㅋㅋ)

저는 프랑스어를 배워본 적이 없지만 프랑스어는 대사만으로도 연기의 일부분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던데요. 리듬이 있고 동적이라고 할까요?

다음에 볼 영화로는 <자전거 탄 소년>이 대기하고 있답니다.

비로그인 2012-08-16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저도 [중앙역]이 떠올랐는데... 이 영화 꼭 봐야겠네요...!

hnine 2012-08-16 14:01   좋아요 0 | URL
영화 '중앙역'하면 또 말없는 수다쟁이님이죠. 그 여배우 사진이요. 서재이미지로 그만한 임팩트 같기도 힘들었지요 ^^

댈러웨이 2012-08-17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저는 갑자기 에밀 아자르의 [자기앞의 생]이 생각나는 걸요. 너무 엉뚱하게도!
지금까지는 나인님 방을 노래방 책방으로만 찾았었는데 이제부터는 영화방으로도 찜해놓겠어요.

제가 그렇게 구세대는 아닌데(라고 믿고 싶지만) 영화나 책은 다운로드나 전자책으로 못 보겠어요. 꼭 손에 잡아야지 내꺼라는 몹쓸 생각이 들고...
며칠 전 꽤 큰 디브디 전문점에 가서 <디어 한나>를 찾았는데요,,, 없대요.

그나저나 수다쟁이님의 그 이미지는 페르난다 몬테네그로(아 이름 못 외우겠다)였군요! ㅎㅎㅎ
물어보면 창피당할까봐 못 물어봤었는데, 저도 그 대문사진 정말 임팩트 엄청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

hnine 2012-08-17 08:22   좋아요 0 | URL
저도 로맹가리가 아닌 에밀 아자르란 이름으로 먼저 알게 된 작가이지요. 말씀하신 바로 그 <자기 앞의 생>이라는 책으로요. 왜 그 책이 생각나는지 알 것 같은걸요? 그 책의 주인공은 아랍계였고 이 영화에서는 흑인이고요.
저 원래 영화 무지 좋아했어요 ㅠㅠ 그것도 개봉 첫날 봐야 직성이 풀리고, 이미 다른 사람으로부터 보고난 후의 감상을 듣고 나면 안보고 말자고, 까탈을 부리기도 했답니다.
저도 극장에 가서 큰 스크린으로 보는 영화가 더 좋아요. 그런데 그러자니 일년에 영화를 몇편 못 보겠더군요. 아니, 보긴 보는데 아이 데리고 갈때 보는 영화 밖에, 제가 정작 보고 싶은 영화는 못 보겠더라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운받아 보는데, 그건 또 그것대로 집중하게 하는 효과가 있네요.
댈러웨이 님 서재에 오늘 새벽에도 다녀왔는데, 감히 뭐라고 댓글을 못달고 나왔어요 ㅠㅠ 잘 읽었습니다, 뭐 이렇게만 쓸 수도 없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