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본다.

제주 해군기지, 탈북자 강제 북송, 단식 투쟁, 어느 연예인의 3.5 캐럿 예물반지, 병원의 과잉진료, 과잉 검사, 굶는 아이들, 살빼야 하는 아이들...

 

-책을 읽는다.

주민들은 자신들이 법을 통해 어떻게 싸울 수 있는지를 알아보려고 서울의 민변 변호사들을 초대했다....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어떻게 싸울 수 있느냐, 어떤 법을 동원하면 저들에게 맞서 싸울 수 있느냐, 어떤 법으로 자신들이 보호받을 수 있느냐....... 질문이 이어질수록 법률 조언을 하던 변호사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다. 이윽고 변호사는 아주 짧지만 명확한 한마디를 주민들에게 전했다.

"법은 권력의 편입니다." ('우리가 잘못 산게 아니었어' 엄기호 씀, 170쪽)

 

-남편과 얘기를 나눈다.

나: "사는게 축복이고 선물이라고? 개나 주라고 해. 사는 건, 살아내는 건 고해 속에 헤엄치는거야. 태어난 것 자체가 고해의 바다에 던져진거라구."  
남편: "불교에서 말하는게 그런거잖아. 그러면서 뭔가를 깨달으면 해탈의 경지에 오르는거니까 잘 해봐~"

나: ......

 

아무것도 보지 말고, 아무것도 읽지 말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그러고 살수도 없고 참.

봄도 기다려지지 않는다 별로.

 

 

 

 

 

 

 

 

 

 

 

 

 

 

 

 

 

 

 

 

 


댓글(4)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12-03-07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

어쩔때 참 신문이나 책을 보면 더 심란하고 우울할 떄가 있어요 같은 동네 살면 산이나 공원을 산책하면 좋겠다 싶어요. 그냥 아무 말 안하고 걷기만 해도요

hnine 2012-03-08 04:59   좋아요 0 | URL
그래서 어제 저녁에 혼자 동네를 30분쯤 산책하고 들어왔답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그대로 잠들고 싶지 않아서요. 집밖에서는 9시가 다 된 시간인데 새로 생긴 맥주집에서는 확성기로 음악이 울려퍼지고 있고 쌀쌀한 날씨에 아가씨 둘이 마이크로 맥주집 선전을 하며 춤을 추고 있었어요. 달릴수 있다면 걷기보다 달리고 싶은 밤이었습니다.

파란놀 2012-03-07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도 다 권력 편이에요.

도시 변두리에서 살아가는 사람한테도,
시골에서 살아가는 사람한테도,
자그마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한테도,
아주 깊은 두메에서 살아가는 사람한테도,
신문기자가 찾아와서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고는
신문에 싣는 일이란 없으니까요.

hnine 2012-03-08 05:02   좋아요 0 | URL
제가 그런 속에서 지금까지 살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법이 우리를 지켜주는 울타리가 아니라 우리가 눈에 불을 키고 맞서야 하는 벽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으니 다행인가요 불행인가요.
그냥, 허무하다는 생각만 자꾸 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