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선 '리틀 러너'라는 제목으로 2007년에 개봉했었나보다.
원제는 Saint Ralph.
랠프 (Ralph)는 14살, 고등학교 1학년생인 이 영화의 주인공 남자아이 이름이고, 앞의 saint는 성자(聖者), 혹은 성인(聖人) 이라는 뜻인데 절대 종교 영화는 아니고, 아마 '기적'이 이 영화의 주제어를 이루고 있고, 주인공 랠프가 다니는 고등 학교가 신부님이 교장선생님인 카톨릭계 사립학교라는 것과 관련될 것이다.
1950년대가 이 영화의 배경.
학교의 규칙을 어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종종 신부님 앞에 고해성사도 하는 랠프는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전쟁에서 잃고, 엄마도 병원에서 요양중. 학교에서는 교장선생님의 주목 대상이고 친구들로부터도 왕따 대상이다. 그래도 병원으로 엄마 를 찾아가 대화를 나누는 낙이 있었는데 어느날 엄마가 코마 상태에 빠져 더 이상 대화도 나누지 못하게 된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한 엄마는 다시 의식이 돌아오기 힘들거라는 말을 들은 후 절망속에 있던 랠프는 수업시간에 꼭 신이 아니어도 기적을 이룰 수 있다는 선생님의 말에, 자기가 기적을 이루면 엄마에게도 기적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그날부터 랠프는 자기에게는 기적이나 다름없는 보스톤 마라톤 우승을 목표로 혼신을 다해 연습한다. 거기에는 랠프의 그런 뜻을 알고 열심이 도와주는 선생님이 있고, 끝까지 못하게 만류하는 교장선생님도 있다. 랠프가 죽기살기로 마라톤 우승을 위해 연습하는이유는 오로지 하나. 엄마에게 기적이 일어나 의식이 돌아오길 바라기 때문이다.
예상되다시피 이 영화의 결말 부분은 랠프가 보스톤 마라톤에 출전하는 내용이다.
랠프는 마라톤에서 우승을 할까? 즉, 기적을 이룰 것인가? 그래서 랠프의 엄마는 의식이 돌아와 식물인간에서 벗어날까?
영화의 결말에서 우리 삶에서 '기적'이란 무엇인가를 새롭게 깨닫는다. 우리 삶 속에서 무엇을 기적이라고 하는지를 배운다. 어쩌면 기적이란,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기대하지 않던 일이 일어나는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랠프에게 기적은 다른 방식으로 일어난다.
그리고 또하나. 꿈과 희망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꿈은 작정해서 생기는 것도 아니고, 초긍정으로 정신 무장된 사람에게만 따라다니는 것도 아니고, 마음 수양에 의해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어떤 동기가 생겨나면, 그게 나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니더라도 간절히 바라는 어떤 것이 생기면 그게 꿈이 되고 희망이 된다는 것.
크로스 컨트리 팀에 가서 달리기 연습을 하는 동료들에게, "What's the point? (뭐하러 그렇게 달리는데?)" 라고 비아냥거리던 랠프가 그렇게 달리는 선수가 되게 바꿔놓은 것.

기적은 일어날 수 있구나, 신이 아니더라도.
다만 기대하지 않던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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