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바탕색은 우울색
눈썹은 흩날리는 노염색
코는 고집스런 좌절색
입술은 굳어버린 꿈색으로
팔랑색 귀는 지나치게 크게 그렸나?
눈은 그냥 무색으로 남겨두고 


내 물감상자엔
어째 이런 색깔 물감만 들어있나
거울 앞에 서서
거울 속 얼굴을
그리고 있다

 
   

  

 

언제 내 얼굴이 이렇게 변했나
모르는 새 조금씩 굳어가고 있었나보다
주름이 슬픈게 아니라
허망해보이는 표정이 슬프다

    

좋은 시를 많이 읽고 싶은 겨울
눈은 오지 않지만
밤이 눈처럼 가만가만 내려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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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1-12-05 0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하고 긴긴 겨우내
서로서로 좋은 시를 써서
함께 읽고 들으며
좋은 나날 누리시기를 빌어요~

hnine 2011-12-05 05:37   좋아요 0 | URL
긴 겨울의 시작이지요.
1층에서만 살다가 이번에 이사온 집은 4층이랍니다. 비가 오고 있는 느낌, 밤이 내리고 있는 느낌, 아침이 밝아오고 있는 느낌이 1층에서와 다르게 느껴져요.
시에는 군더더기가 없어서 좋아해요. 물론 잘 쓴 시의 경우이지만요.
오늘 하루도 좋은 날 만들수 있도록 마음을 잘 다스려야겠습니다.
된장님도 따뜻하게 보내세요.

이진 2011-12-06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 정말 멋져요..
제가 아는 시는 '타는 목마름'이나.. 그런 강렬한 시가 많아서
잔잔한 시를 읽고싶은데,
뭐 좋은거 없을까요 ㅎㅎ

hnine 2011-12-07 05:54   좋아요 0 | URL
음... 정현종, 나태주, 심보선, 김소연 시인의 시를 우선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