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면 (對 面) 

  

 

 


길을 걷다 보면
지금 이 길엔 나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문득
뒤를 돌아보고 싶을 때가 있다 



터벅터벅
내 발걸음 소리 밖에
들리지 않던 날
고개 돌린 내 시야에
어딘지 낯 익은 모습 하나
천천히 들어차고
이어질까 끊어질까
간신히
힘겹게
걷고 있는 여자의
퀭한 눈과 마주친 적이 있다 



노려보고 있나
울고 있나
복잡한 표정을 하고 그 여자
이어질까 끊어질까
불안하게 걷고 있었다 



잠시
그녀의 불안한 걸음걸이를
지켜보고 있던 나
겨우 안도의 작은 숨을 내쉬며
'그래도 멈추진 않겠구나.' 

 


그녀의 복잡한 표정 어디에서
그런 결론을 끄집어내었을까  

 

이렇게 한없이 걷기만 하는 것이
지치고 서러운 날
문득 뒤를 돌아보고 싶을 때가 있다
뒤를 돌아 
나를 따라 걷고 있는 어떤 사람
어쩐지 나를 닮은 어떤 사람을
보게 되는
그런 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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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0-05-15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님의 요즘 심경인가요..토닥토닥.

hnine 2010-05-15 23:53   좋아요 0 | URL
^^

비로그인 2010-05-21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닮은 어떤 사람을

보게 되는


그런 날이 있다.



음. ㅎ (hnine 님 달빛도 모르게 읽고 갑니다 :D)

hnine 2010-05-21 19:21   좋아요 0 | URL
나를 닮은 어떤 사람이라고 썼지만, 결국 '나'이겠지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