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편 남았네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낯이 익다
어디선가 읽은 글이다
아마 책으로 묶이기 전에 발표되었던 지면으로
먼저 읽었나보다
제목만으로는 몰라보았는데
책을 덮는다
이로써 나는 또
누군가 지어놓은
세상에 들어가
실컷 구경을 하고 나오기를 마친 셈이다
아름다웠다고 말할까
지독했다고 말할까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말할까
리뷰를 쓰기 전에
잠시 숨을 고를 겸
예전에 올린 페이퍼와 리뷰들을 몇 개 둘러보았다
기억이 새록새록
이런 좋은 책이 있었지
이런 뭉클한 시가 있었어
오늘도 하루 종일 비가 오려나보다
비가 땅에 부딪히는 소리가
'찰싹찰싹'
으로 들린다
비로 시작한 4月
빗소리 듣다보니 아, 지금 시간이!
오늘 저녁으론 또 뭘 먹어야 하나
리뷰를 쓰기 전에 내가 해야할 일은
저녁 식사 준비를 하는 것이구나
저쪽 세상에서 다시 내가 있는 세상으로 돌아오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