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학의 시>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자학의 시 1 세미콜론 코믹스
고다 요시이에 지음, 송치민 옮김 / 세미콜론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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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서평단이 된 덕분에 몇년 만에 이렇게 책으로 나온 만화를 보는지 모르겠다.
이 '자학의 시 (詩)'란 만화는 1985년에서 1990년까지 일본 잡지에 연재된 네컷짜리 만화 시리즈였던 것이 1996년에 단행본으로 출간된 것인데 2007년엔 영화화되기도 했다고 한다. 

   
 

1,2권으로 되어 있는데 어느 것 부터 읽어도 무리가 없다. 나도 실제로 2권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나서 오히려 순서가 이것이 맞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유키에라는 여자는 어릴 때 엄마가 집을 나가고 홀아버지 밑에서 자란다. 그러나 아버지는 변변한 직장 없이 늘 사채꾼에게 쫓겨 다니기만 하여 유키에가 신문 돌리는 일을 하여 생계를 유지했으니 사실은 홀아버지를 어린 유키에가 부양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하겠다. 학교에서도 늘 외로왔던 유키에, 하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코믹하게 그려져 있다.
어른이 된 유키에. 사랑하는 남자 이사오를 만나 함께 살게 되지만 결혼식은 물론이고 혼인 신고도 안한 상태, 더구나 이 남자 역시 유키에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 처럼 직장은 커녕 경마와 오락에만 관심이 있을 뿐, 식당에서 일을 하는 유키에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여 살고 있을 뿐이다. 이런 남자를 너무나 너무나 사랑하는 유키에는 그가 늦게 들어오는 날에는 그의 옷을 부둥켜 안고서 행복해하며 잠이 드는 그런 여자이다. 영화 포스터에도 나와 있듯이 마음에 안들면 밥상을 뒤집어 엎어버리는 것이 취미인 이 남자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바치는 유키에를 동정할 필요도, 이해하려고 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사랑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것이던가? 이유가 없는 것이니까. 그렇게 사랑할 대상이 있고, 자기의 사랑을 쏟을 상대가 있는 것이 오히려 완전한 외로움보다 살아가는데 힘이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이 만화에서 옆집의 과부 아주머니가 유키에를 부러워하는 모습에서 알수 있듯이 말이다.
정상적인 직업이 없었던 이사오가 그나마 한동안 일하던 곳은 야쿠자 조직 밑이었는데, 하는 일이라는게 야쿠자 관련 업소에 트럭으로 물수건을 배달하는 일. 아내를 잃고 딸에게 변변히 아버지 노릇도 못하는 이 남자, 그리고 역시 자기에게 매달리는 여자에게 돈과 사랑을 의존하며 사는 유키에의 남자, 역시 혼자 외로와하며 어떻게 해서든지 유키에의 환심을 사고 싶어하는 유키에가 일하는 식당의 주인 남자. 이 만화에 등장하는 남자들의 모습이다. 만화가 가진 잇점이랄까, 읽는 사람들에게 이런 문제들을 드러내보이지만 심각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이다. 야쿠자, 실업, 학내 소외 문제 등, 일본에서 사회 문제가 될 수 있는 것들이 여기 저기서 잘 드러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보다 먼저 잠깐 이 책을 들여다본 남편의 말이, 무뚝뚝하고 표현력 없으며 한심하게만 보일 수도 있는 유키에의 남편이 그래도 유키에를 많이 사랑하고 있다고. 역시 남자의 마음은 남자들이 더 잘 알아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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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01-28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였군요. 소설인 줄 알았다능...
영화 보고 싶네요.^^

hnine 2010-01-28 15:43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영화로 보면 또 어떨까 저도 궁금하던걸요.
위의 만화는 혹시 보고 싶으시면 말씀하세요 ^^

stella.K 2010-01-29 16:23   좋아요 0 | URL
보고 싶기는 한데 님 마음만 받겠습니다.
마음 써 주셔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