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화가 박 항률의 <소녀>란 그림.
박 항률은 누군가 고요한 눈을 가진 화가라고 칭했을 만큼 정적인 깊이가 느껴지는 그림을 많이 그려온 우리나라 대표 화가 중의 한 사람이다. 머리 속의 잡념이 한꺼번에 가라앉아 버리는 듯한 느낌, 다 정지하고 그림에서 조용히 들려오는 심장 소리에 귀기울여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그림들이다. 몇시간이 흘러도 저 자세 저대로 있을 것만 같은 인물들.

다음은 우리가 역시 잘 아는 화가 Gustav Klimt 의 소녀그림인데, 제목은 <Portrait of Helene Klimt>. 모델이 된 소녀는 클림트의 동생인 에른스트 클림트의 딸이라고 한다. 그런데 위의 박 항률의 그림과 많이 비슷하지 않은지.
클림트의 또 다른 소녀 그림으로서 많이 알려진 다음 그림의 제목은 <Portrait of Mada Primavesi>. 아홉살 소녀라는데, 차갑고 당당하여 도도해보이기 까지한 표정이, 우리가 알고 있는 아홉살 소녀의 인상과는 많이 달라서 한번 보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분홍색이 그림에 저렇게 배경색으로 쓰이는 예는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참 아름답다. 어딘지 모르게 영화배우 기네스 팰트로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만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은 아닌가 보다. 검색하다보니 어느 분 블로그에도 그런 얘기가 쓰여 있는 것을 보았으니.

참고로 위의 박 항률 화가는 그림을 곁들인 자작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하다.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웬지 그의 시들도 그림과 비슷한 느낌을 주지 않을까 짐작되어 한번 읽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