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린): 엄마, 지금 뭐하세요?
(나): 책 읽지.
(다린): 오늘 무슨 특별한 일을 하진 않았아요?
(나): 아니.
(다린): 아빠 언제 오신대요?
(나): 아주 늦게 오신대.
(다린): 슬프겠다.
(나): 괜찮아.
(다린): 이제 그만 쓰자요.
(나): 그러자요.

할머니 댁에 며칠 가 있는 다린이가  할머니 휴대폰가지고 내게 보낸 문자 메시지이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바람까지 이렇게 불어대는데, 철도 박물관에 가고 싶다는 손자의 말을 들어주느라 친정 부모님께서 아이를 데리고 다녀오시는 길이었나보다. 올해 친정 어머니 연세 일흔 셋, 아버지 연세 일흔 일곱이시다.
이 빗길에 손수 운전하여 아이를 데리고 다녀오신 부모님. 

어제밤에 엄마와 전화 통화하면서 나눈 얘기.
"엄마, 다린이가 집에 사흘 없는데도 이렇게 보고 싶네."
"그러니 나는 너 영국 가고 나서 어땠겠니? 네 방에 들어가서 며칠을 울었는지 모른다."
집을 떠났을 때 내 나이는 스물 아홉. 다 큰 자식 타지에 보내면서도 며칠을 우는게 엄마 마음이구나. 자식이 컸든 어리든 그것은 별 상관이 없나보다. 

비가 참 많이 온다.
하루 종일 비를 보며 떠오르는 생각이 참 많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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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09-07-14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가 오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집니다.
자나깨나 자식생각하시는 엄마 마음...그거 알면서도 모른척 넘어가기 일쑤네요...
오늘은 저도 친정에 전화한통 ^^

hnine 2009-07-14 20:30   좋아요 0 | URL
하양물감님, 그렇지요?
친정 어머니와 전화로 살가운 대화 나누시길요 ^^

마노아 2009-07-14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린이에게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셔서 참 다행이에요. 나인님께 이런 따스한 부모님이 계셔서 참 좋구요.^^

hnine 2009-07-15 07:24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정작 제가 다린이 만할 때에는 부모님 모두 바쁘셔서 이렇게 함께 보낸 시간이 별로 없었지요. 다린이가 지금 할머니 할아버지의 그 사랑과 보살핌을 듬뿍 받고 있네요. 이젠 방학만 되면 으례히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가서 며칠 지내다 오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07-15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지금도 고향에 갔다 기차간에 서 머리를 내밀어 보면 울고 계신 어머니가 보여요.

hnine 2009-07-15 10:15   좋아요 0 | URL
아이쿠~ 저도 가슴이 찡 하네요. 엄마 품을 떠나보내는 어머니 마음이 느껴져서 이기도 하고, 그런 어머니를 창가로 내다보는 휘모리님 마음도 느껴지기도 해서요.

2009-07-15 1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9-07-15 18:40   좋아요 0 | URL
정말 오랜만이셔요. 왜 이리 뜸하시나요? 언젠가 다시 돌아오실꺼죠??
일부러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따님도 잘 크고 있으리라 생각해요.
자주 오셔서 저좀 웃게 해주시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