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린): 엄마, 지금 뭐하세요?
(나): 책 읽지.
(다린): 오늘 무슨 특별한 일을 하진 않았아요?
(나): 아니.
(다린): 아빠 언제 오신대요?
(나): 아주 늦게 오신대.
(다린): 슬프겠다.
(나): 괜찮아.
(다린): 이제 그만 쓰자요.
(나): 그러자요.
할머니 댁에 며칠 가 있는 다린이가 할머니 휴대폰가지고 내게 보낸 문자 메시지이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바람까지 이렇게 불어대는데, 철도 박물관에 가고 싶다는 손자의 말을 들어주느라 친정 부모님께서 아이를 데리고 다녀오시는 길이었나보다. 올해 친정 어머니 연세 일흔 셋, 아버지 연세 일흔 일곱이시다.
이 빗길에 손수 운전하여 아이를 데리고 다녀오신 부모님.
어제밤에 엄마와 전화 통화하면서 나눈 얘기.
"엄마, 다린이가 집에 사흘 없는데도 이렇게 보고 싶네."
"그러니 나는 너 영국 가고 나서 어땠겠니? 네 방에 들어가서 며칠을 울었는지 모른다."
집을 떠났을 때 내 나이는 스물 아홉. 다 큰 자식 타지에 보내면서도 며칠을 우는게 엄마 마음이구나. 자식이 컸든 어리든 그것은 별 상관이 없나보다.
비가 참 많이 온다.
하루 종일 비를 보며 떠오르는 생각이 참 많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