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첫 책쓰기 - 인생 반전을 위한 특별한 프로젝트
오병곤.홍승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어떤 한 분야에 대해 웬만한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책을 쓰게 되는 것은 맞지만, 완벽에 가까운 정도의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책을 씀으로써 자신이 가지고 있던 지식과 경험을 더 완성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동의하고 있던 바이다. 책이라고 하기엔 뭣하지만 대학원 석사 논문을 쓰면서, 당시 내가 하고 있던 연구 주제에 관한 산만하고 단편적인, 잡다한 배경 지식들, 최근의 연구 경향, 같은 주제에 관한 다른 사람들의 결과등이, 논문을 쓰면서 재정비되고 논리적인 체계를 갖추어 머리 속에 차곡차곡 다시 집어 넣게 됨을 경험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연구하고 있던 주제에 관해 많은 것을 얘기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올라서 논문을 썼다기 보다는, 그렇게 논문을 쓰는 과정을 통해 그 수준에 가까이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는 것임을 말이다.
이 책에서도 여러 번 강조하는 것이 그것이다. 나의 길을 찾고 싶고 나를 발전시키고 싶으면, 나를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으면 책을 써보라고. 책은 전업작가만 쓰는 것은 아니며, 대단한 문장력을 갖춰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우선 몇 년 후에는 책을 한권 출판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게 되면, 몇년 후부터가 아니라 당장 지금부터 조금씩 그곳을 향한 걷기를 시작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해 놓고 있다. 제일 강력하게 권장하는 방법이 매일 글을 쓰라는 것이다. 글쓰는 시간을 정해서, 의자에 앉아서, 정해진 시간을 채울 때까지, 매일 반복해서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라는 것이다.
무엇에 대해 쓸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찰자, 사냥꾼, 수집가가 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먼저 나에 관해서 관찰할 것을 권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고민하는 것등 나와 관련된 것 부터 생각을 해보라는 것이다. 일상 생활 중에서도 그때 그때 어떤 생각이 떠오를 때 마다 메모를 하여 나만의 관심상자를 만들어 두어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쓸 수 있게 하라는 것은 다른 많은 사람들도 거의 필수적으로 권장항는 사항 중의 하나이다. 이렇게 하여 규칙적으로 매일 조금씩이라도 써나가다 보면 언젠가 상당 분량에 이르게 되고, 그 다음엔 읽고 고쳐 쓰기의 반복 과정을 거치게 된다. 여기서 고쳐 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최소한 세번 고쳐 쓸 것을 권한다고 한다.
어떻게 쓰고, 어떻게 출판하고, 이런 노하우 들도 중요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돋보이는 내용이라면, 이 세상에 나만이 쓸 수 있는 책이 세상에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말라는 격려이다. 나는 어느 누구와도 다른 유일무이한 존재이고, 나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고유한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남과 달라서 자랑스런 나의 삶, 남과 달라서 이야기 할 거리가 있는 삶을 누구든지 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책을 내본 경험이 있는 여러 사람들과의 인터뷰 기록들을 포함시킨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책 자체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마치 육아일기 쓰듯이 자세하고 솔직하게  기록해 둔 것을 이 책의 말미에 포함시킨 것은 독자들을 위한 특별 서비스였고 이 책에 저자들이 실을 수 있는 최대한의 성의의 표현이고, 적극적인 집필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한 말, 삶은 관조하거나 읽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써나가는 것이라는 말, 그런 점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인생에서 독자가 아니라 저자라는 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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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6-09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좋은 건가요 아님 이 리뷰가 좋은건가요?
마음 안에서도 밖에서도 비오는 흐린 아침, 잠깐 들렀다 갑니다..

hnine 2009-06-09 10:57   좋아요 0 | URL
흐렸으니 개일 때가 오겠지요. 적어도 날씨는 그렇더라구요. 사람 마음은 흐린 날이 오래 가기도 하지만요. 저는 요즘 같아선 일년 열두달 비오고 흐린 날 같네요. 문제죠? ^^
이 책 안 읽으셨으면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은데요.

하늘바람 2009-06-09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면 알게 된다. 음
제가 읽어야 할 책이네요.
비와요 님

hnine 2009-06-09 10:58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은 이미 경험하셨을 것 같은데요. 요즘 쓰시는 책 끝내시고 나면 아마 역사에 대해 빠삭~해지셨을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