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
김 종 삼
바닷가에 매어 둔
작은 고깃배
날마다 출렁거린다.
풍랑에 뒤집힐 때도 있다.
화사한 날을 기다리고 있다.
머얼리 노를 저어 나가서
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이 되어서
중얼거리려고.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있다고.
(시문학,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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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이란 말을 가끔 한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알게 된다
소설 속의 주인공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어느 시기를 거쳐 가고 있는 바로 우리들 자신의 모습임을.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의 노인의 모습에서
지금의 내 모습을 본 어느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