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아이로 키우는 노하우 7가지
엘리사 메더스 지음, 이상춘 옮김 / 한문화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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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교육에 관한 책들을 여러 권 읽다보면 책마다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들이 있다. 이 책에서도 그런 부분이 눈에 많이 띄었다. 부모가 이끄는 아이가 아니라 자기주도형 아이로 키우자는 것이 아마도 이 책의 중심 키워드가 아닐까. 부모가 이끄는 단계가 필요없는 것은 아니지만, 끝까지 부모의 의지와 방향대로 아이를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기의 판단과 의지로 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 할 수 있겠다.  
미국에서 병원을 개업하여 15년 이상 임상의로 활동하고 있으면서 다섯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저자이니, 어떤 이론에 치우치기보다, 충분한 경험이 뒷받침하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 더 내용에 신뢰가 가는 책이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보면 거의 모든 아이들의 학습이나 진로등이 부모주도형, 특히 엄마주도형으로 나아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고, 그런 식으로 가도록 몰고 가는 정책과 사회 풍조가 더 걱정스러운 마당에, 저자가 말하는 self-directed, 즉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아이, 자기주도형 아이로 키우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을지 모르고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을지 모르겠다. 저자가 말하는 자기주도형 아이로 키우는 지침 일곱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따뜻한 보살핌이 있는 가정을 만들어라. :  언제든지 '가정'이 기본이다. 어느 책에나 다 나와있는 얘기이고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2. 내면세계가 강한 아이로 키워라. : 스스로 자기 내면과 대화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려면, 부모가 너무 세세한 부분까지 관여해서는 안된다. 
3. 특별하고 아름다운 힘, 직관을 키워주라. : '직관'의 힘에 이렇게 비중을 둔 책은 많지 않다. 이 책에서 눈의 띄는 점이랄까. 직관은 마음의 소리라는 관점에 근본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4. '감정이입'과 '선의의 이기심'을 가르쳐라. :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수단으로서의 감정이입이다. 다중지능이론의 일곱가지 지능 중의 하나이기도 한 감성지능은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기본이 된다. 이 방법으로서 '역할바꾸기 놀이'를 방법으로 권하고 있는데 이 역할극은 책의 많은 부분에서 되풀이 되어 강조하고 있다. 감정이입이 잘 될때 남의 결점에 관대할 수 있고 나를 위한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해가 되지 않을지 어떤 파급 효과가 있을지를 생각해보게 되어 나를 위하는 마음 (이기심)이 선의와 동떨어져서는 안됨을 알게 된다.
5. 체벌로 다스리지 말고 훈련으로 인도하라.: 체벌과 훈련의 차이를 확실히 하면서 이에 필요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놓았다.
6.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로 키워라. : 이 성향은 거의 전적으로 부모의 양육 태도에 달렸다고 본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임을, 말로서가 아니라 실생활에서 느낄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아이의 실패를 나무라지 말고, 너그러워져야 하며, 실패가 아이의 존엄성과는 상관없음을 알려줘야 한다. 부모의 실패담을 들려주는 것, 가족 간에 자주 '실수 말하기 대회' 같은 시간을 가져 실수에 유연한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7. 외부의 영향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는 법을 가르쳐라. : 개인적으로 이점은 현대 사회로 가면서 특히 중요해져가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외부의 영향에 그대로 휘둘리거나 반대로 너무 경직된 태도로 나의 생각과 판단만 고수하려 들지 않고,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는 능력이란 거의 생존 전략의 다른 이름이라고도 생각한다.

책의 후반부에는 '이럴 땐 이렇게 하라' 식의, 각 사례별로 아이를 지도하는 방법이 나와있다. 사고를 저지르는 아이, 폭력을 사용하는 아이, 약물, 흡연, 음주에 빠지는 아이, 동물을 학대하는 아이, 나쁜 버릇 (손톱을 물어뜯거나 코를 후비는 버릇)을 가진 아이, 부모에게 불손한 아이, 성적이 나쁜 아이, 목욕하기 싫어하는 아이, 잠자리에 들기 싫어하는 아이 등등. 어떤 사례든지 제시하는 방법은 거의 다음 포맷을 따르고 있는데 그 일곱 가지는 다음과 같다.

-역할바꾸기 대화를 해본다 (상대방에 대한 일방적인 비난을 하지 않게 된다.)
-선택을 하게 하라. (부모의 예시)
-질문을 이용하라. (부모가 결론과 답을 미리 다 말하지 않는다.)
-공정한 입장에서 설명과 정보를 제공하라. (어떤 일을 해라, 하지마라 가 아니라, 그 일을 했을 때 일어 날 수 있는 일들을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아이에게 간단히 알려주는 것이다. 이 방법은 읽고 있는 다른 책 How to talk so kids wil listen 책에도 나오는 지침.)
-유머(joke)를 사용해라.
-최소한의 과 행동으로 가르쳐라. (누가 뭐래도 부모들은 지시하는 말을 필요이상 자주, 그리고 오래 한다. 그게 곧 '잔소리'가 되는 줄 모르고 노파심에서. 그리고 말이 아닌'행동'으로 가르치라는 말은 참 중요하다고 본다.)
-칭찬을 아끼지 마라. (잔소리 몇배의 효과가 있다는 것은 부모들도 겪어보아 안다.) 

또 한가지 다른 책들에 비해 이 책에서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라면, 아이의 문제가 아이 자신보다 부모에게 더 중요하다는 인상을 주지 말라는 것이다. 즉, 자기의 어떤 행동의 결과는 자신이 받는다는 것을 알게 하고 실제로 그것을 경험하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 꾸물거려 지각을 할 것 같으면 옆에서 부모가 더 동동거리며 재촉하지 말고 (그러고 싶은 것을 꾹 참고), 결국 지각을 하게 되면 그것이 아이에게 어떤 결과와 느낌을 주는지 직접 경험하게 두라는 것이다. 다소 엄격하고 냉정하게 들릴 수도 있겠고, 보통 부모로서 상당한 훈련과 인내심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니 어쩌면 아이보다 부모가 먼저 훈련이 필요하고 교육이 필요한 것인지 모르겠다.

몇가지는 적어서 당분간 눈에 보이는 곳에 두고 자주 익히려고 한다. 예전에는 그게 다 무슨 소용이라 싶었는데 내 욕심이 커서 그렇지 조금씩, 아주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변화의 가능성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부모가 되는 과정은, 그야말로 도 닦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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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03-10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벌로 다스리지말고 훈련. 요즘 아이가 고집이 세어져서 고민중이에요. 훈련이라. 부모 참 어려운 거같아요 도 닦는 과정 정말 그래요 님

hnine 2009-03-10 15:16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고집이 생긴다는 것 자체는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들었어요. 대처하는 엄마가 힘든게 문제지요 ^^ 태은이가 벌써 그렇게 컸군요.

바람돌이 2009-03-10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 닦는다에 전적으로 공감!! 요즘 제가 예린이를 너무 다그치는듯하여 다시 도 닦고 있는 중입니다. 아이의 문제가 아이 자신보다 부모에게 더 중요하다는 인상을 주지 말라는 대목 인상적이네요. 이거 참 힘들던데... ^^;;

hnine 2009-03-10 15:19   좋아요 0 | URL
저 오늘 아침 당장 제 아이한테 실천했잖아요 ^^ 아침에 버스 놓쳐 학교 못갈뻔 하다 간신히 어떻게 버스는 타고 갔는데 감기약도 빼먹고, 준비물 하나도 안 챙겨 가는걸 들고 쫓아가지 않고 꾹 참고 그냥 두었어요. 그러고 나서 얼마나 속상하던지. 에궁, 정말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