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 돼지가 되기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라는 말.
문득 그 말이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머리 한 구석에 콱 걸렸다.
배고픈 소크라테스처럼 사는 것이 배부른 돼지처럼 사는 것보다 과연 더 가치있는 삶일까?
그렇다면 그건 누구의 기준으로 그렇다는 말인가.
배부른 돼지로 사는 삶도, 배고픈 소크라테스로 사는 삶도, 그 사람에게는 모두 소중한 삶이란 말이다. 이것보다 저것이 낫다는 식의, 꼭 비교 순위를 매겨야 하는 습관은 우리를 아주 쉽게 편견에 물들게 한다.
배부른 돼지의 행복을 그 누가 뭐라 하리. 남의 것을 빼앗아온 음식이 아니라면, 판단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여름 한철 노래만 부르고 겨울을 준비 하지 않은 베짱이의 삶이, 쉴틈 없이 일을 해서 겨울 대비를 든든히 해 놓은 개미의 삶과 흑백 논리로 비교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겨울이 되어 음식이 똑 떨어진 베짱이가 개미의 도움으로 양식을 얻기는 하지만, 베짱이도 개미에게 보답할 것이 있지 않을까? 당장이 아니라면 최소한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