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 돼지가 되기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라는 말.
문득 그 말이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머리 한 구석에 콱 걸렸다.
배고픈 소크라테스처럼 사는 것이 배부른 돼지처럼 사는 것보다 과연 더 가치있는 삶일까?
그렇다면 그건 누구의 기준으로 그렇다는 말인가.

배부른 돼지로 사는 삶도, 배고픈 소크라테스로 사는 삶도, 그 사람에게는 모두 소중한 삶이란 말이다. 이것보다 저것이 낫다는 식의, 꼭 비교 순위를 매겨야 하는 습관은 우리를 아주 쉽게 편견에 물들게 한다.

배부른 돼지의 행복을 그 누가 뭐라 하리. 남의 것을 빼앗아온 음식이 아니라면, 판단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여름 한철 노래만 부르고 겨울을 준비 하지 않은 베짱이의 삶이, 쉴틈 없이 일을 해서 겨울 대비를 든든히 해 놓은 개미의 삶과 흑백 논리로 비교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겨울이 되어 음식이 똑 떨어진 베짱이가 개미의 도움으로 양식을 얻기는 하지만, 베짱이도 개미에게 보답할 것이 있지 않을까? 당장이 아니라면 최소한 언젠가는.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8-12-04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드릭이 생각나네요.
전에 어떤 카툰에서는 그 베짱이가 투기로 돈을 엄청 벌어 개미들이 일할 의욕이 꺾이는 내용도 있었어요. 그 자체로 충분하고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 그것을 간과할 때가 참 많지요.

하늘바람 2008-12-04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 사실 전 베짱이에 가까워서요

hnine 2008-12-04 19:46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아주 사소한 계기에 하게 된 생각을 글로 써보았어요. 베짱이와 개미의 시나리오가 참으로 다양하군요. 그런데 우리는 오직 하나의 이야기에 얽매이고 있는 듯 해요.

하늘바람님, 대부분의 사람들이 베짱이처럼 살 때도 있고 개미처럼 살때도 있고, 뭐, 그러지 않을까요? ^^

미미달 2008-12-07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배부른 돼지가 배를 부르게 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미련한 인간이 되지 말라는 메시지는 아닐까요?

근현대사 공부 중인데 친일파가 떠오르네요. ㅋㅋㅋㅋ

hnine 2008-12-08 00:23   좋아요 0 | URL
그럼요.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일착으로 제외되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