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 벌써부터 가끔 학교에서 친구들과 자기는 나중에 어느 대학교엘 가겠다는 둥 그런 얘기들을 하나보다.

"엄마, xx는 이 다음에 하버드 대학교에 갈꺼래요. 거기 좋은 학교지요?"

"좋은 학교지."

"(우리 동네에 있는) xx 대학교보다 더 좋아요?"

"xx대학교도 좋은 학교야."

"그래도 서울대학교나 카이스트 대학교보다는 안 좋은 학교지요?"

"xx대학교도, 서울대학교도, 카이스트 대학교도 모두 좋은 학교야."

엄마 답변이 어딘지 아이 맘에 안드는 표정이다. 여기도 좋고 저기도 좋다니.

"다린아, 아무리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자기 할 일 모르고 열심히 안 하는 학생들이 있고, 남들이 좋은 대학교라고 하지 않는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자기 할 일 찾아서 열심히 생활하는 학생들이 있어. 어느 대학교에 가느냐 하는 것보다 가서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해. 그런 학생들은 어느 대학에 들어가든지 그 대학은 좋은 대학교가 되는거야."

"아하~" ^^

이번엔 알아들은 것 같은 표정을 해서 다행이다.
아이가 나중에 정말 대학 들어갈 때쯤이 되어서도 그런 사고를 가지고 있기를,
그리고 나의 그 생각도 흔들리지 않고 변함이 없기를.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말. 유행하면서 남용된 감이 있지만, 난 지금도 그 말이 틀리지 않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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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2008-11-21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전문화 시대니까 호그와트 마법학교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hnine 2008-11-22 10:06   좋아요 0 | URL
제 아이에게 호그와트 학교는 어떻냐고 물어봤더니, 엄마 장난치지 말라는데요? ^^

무스탕 2008-11-22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애들한테 대학 가기 싫으면 지금은 가지말고 나중에 나이 더 들어 노인대학 가라 그랬다고 혼났어요 ㅠ_ㅠ

하늘바람 2008-11-22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은 참 멋진 엄마예요. 전 어떨지 ~
다린이는 객관적이면서도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있겠어요

hnine 2008-11-22 13:24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푸하하~~~ 정성이나 지성이는 대학 가기 싫어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하늘바람님, 아이쿠, 멋진 엄마 아닙니다. 다만, 공부를 많이 했거나, 좋은 대학 나왔다고 그만큼 더 행복하게 살지 않는 모습들을 제가 봐와서 한 말이지요.

2008-11-22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1-22 2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8-11-22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답 말씀해 주셨어요. 끄덕끄덕 아이도 예뻐요. ^^

hnine 2008-11-23 09:28   좋아요 0 | URL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학에 다니면서도 그늘진 학생들을 많이 봐요. 지방 대학에 다니면서도 활기차게 대학 생활을 하는 학생들도 보구요. 그 비결이 뭘까, 저의 연구 대상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