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한번 들어온 물건은 여간해선 내 품, 내 손을 떠나지 못한다.
고칠 수 없을 고장이 난 경우가 아니라면 여간해선 버리지 못하는 습성때문이다.
'신상'이라는 유행어는 적어도 나와는 영 안어울리는 단어인 셈.
새로운 물건이 나오면 한번 써보고 싶고 갖고 싶어질만도 한데 난 쓰면 쓸수록 더 정이 든다고 해야하나. 내 손 때가 묻는 물건에 더 애착이 가니 말이다.

중학교 다닐 때이니까 지금으로부터 30년이 좀 못되었는데, 외삼촌께서 선물로 사다주신 가위를 지금까지 잘 쓰고 있었다. 바로 어제까지.
아이에게 온 택배 포장 박스를 힘주어 자르다가 그만,

 


 

 

 

 

 

 

 

 

 

한 쪽 손잡이가 톡 부러져버렸다.

 



 

 

 

 

 

 

 

 

가위질 할때 힘이 가는 부분이니 접착제로 붙여도 오래 못 갈 것 같다.
이젠 별수 없이 헤어져야 할 시간.
그냥 버리기 서운해서 사진까지 찍고 있는 나를 남편이 쳐다보고 있다.
'6년 째 쓰고 있는 휴대폰, 같이 커플폰으로 바꾸자고 해도 들은 척도 안하는건 비교도 안 되는군.' 아마 요 생각 하고 있지 않을까?

안녕, 내 가위.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는 일이, 참 서운하구나.
친정에 가면 초등학교 때 쓰던 컴파스도 있는데. ㅋㅋ


댓글(9)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8-10-08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가 있는 물건들이군요. 가위집도 있네요. 헤어지기 아쉬울 것 같아요.

전호인 2008-10-08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뜰하시군요.
쓸 수 있는 물건은 당연히 아끼고 고쳐써야겠지요.
다만, 할머니들처럼 무조건 짱박아 놓고 보자는 습관은 자제해야 겠쪄?
ㅋㅋ

hnine 2008-10-08 16:20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30년 된 가위 티가 나나요? ^^ 제가 좋아하는 키티 디자인에, 그 당시 저런 가위가 흔치 않아서 더 아끼며 썼던 것 같아요. 사진 찍어놓고 버리려 했는데 아직 못버리고 있어요.

전호인님, 할머니들처럼 무조건 짱박아 놓지는 않지요 ^^ 오히려 쓸모 없다 싶은 것은 마트에서 사은품으로 주는 것도 사양하고 안 받아오거든요.

하양물감 2008-10-08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정말 오래되었네요(^^) 저는 웬만하면 다 버리는 못된 습성이...ㅋㅋㅋ

hnine 2008-10-08 20:10   좋아요 0 | URL
여기, 더 오래된 물건 있습니다~ ㅋㅋ (농담이어요 ^^)

2008-10-08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8-10-09 04:58   좋아요 0 | URL
님은 시인이세요 ^^

하늘바람 2008-10-09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건하나가 소중한 역할을 하겠어요.

hnine 2008-10-09 05:04   좋아요 0 | URL
다 그런건 아닌 것이, 신발 같은 것은 편하다 싶으면 그것만 집중적으로 신어서 어떤 것은 일년 신고 버리는 것도 있어요. 잘 안신는 운동화는 대학교때부터 신던 것이니까 거의 20년 가까이 신고 버리기는 했지만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