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칠순을 맞으시는 엄마.
잔치는 절대로 안하시겠다는 말씀에 아버지와 함께 여행만 보내드리기로 하고 스페인 8박 9일 코스를 예약해놓은 것이 약 한달 전. 오늘이 그 출발일이다.
추석 때 가서 뵙고 오기는 했지만, 두분만 공항으로 가시게 하는 것에 영 마음이 안 좋다. 비행기 출발 시간이 일러서 그 시간엔 공항 버스도 안 다닌다고 하여 택시 예약해드리고, 여행사 가이드가 모이라고 한 곳으로 알아서 찾아가셔야 하는데, 그래도 자식들이 보내드리는 여행이니 옆에서 모시고 가서, 게이트로 들어가시는 것 까지 보고 오면 참 좋으련만.
연세에 비해 정정하시기는 하지만, 그래도 칠십대 노인네 둘이서 커다란 짐가방 들고 어둑한 새벽길 나서시게 하는 것이 암만해도 마음이 참 그렇네.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엄마에게 전화해서 다시 한번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드렸다. 4시 50분에 택시를 예약했으니 이제 택시를 막 타셨겠구나.
'엄마, 함께 못 모시고 가서 죄송해요. 가셔서 구경 많이 하고 오세요. 박물관 대학에서 배우신 것 직접 눈으로 복습도 하시고요 ^^'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