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친, 엄마
한달 전에 돌아간 엄마 옷을 걸치고 시장에 간다 엄마의 팔이 들어갔던 구멍에 내 팔을 꿰고 엄마의 목이 들어갔던 구멍에 내 목을 꿰고 엄마의 다리가 들어갔던 구멍에 내 다리를 꿰고, 나는 엄마가 된다 걸을 때마다 펄렁펄렁 엄마 냄새가 풍긴다 -엄마…… -다 늙은 것이 엄마는 무슨…… 걸친 엄마가 눈을 흘긴다
- 이 경림(194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