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를 지나다 보면 나이 든 노부부께서 두 손을 잡고 산책하시는 것을 종종 본다.
키도 자그마하시고, 일흔은 훨씬 넘기신 것 같은.
무리한 운동은 안되겠고, 운동삼아 걷고 계신 것 같다.
말끔하게 운동복을 차려 입으시고, 모자도 쓰시고.
운동이 될까 싶을 정도로 천천히 걸으시며 무슨 말씀이신지 조근조근 대화를 나누신다.
올 해 결혼 10주년을 맞아 그 기념으로 가족 여행을 갈까, 좋은 카메라를 하나 사줄까, 진심인지 농담인지 심심하면 옆에서 떠보는 남편. 대답대신 나는 그 노부부를 떠올렸다. 더 나이들어서, 그 노부부처럼 서로 손잡고 산책을 할 수 있는 정도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그 정도의 건강과, 그 정도의 여유 (마음의)면 되겠다...는 생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