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를 지나다 보면 나이 든 노부부께서 두 손을 잡고 산책하시는 것을 종종 본다.
키도 자그마하시고, 일흔은 훨씬 넘기신 것 같은.
무리한 운동은 안되겠고, 운동삼아 걷고 계신 것 같다.
말끔하게 운동복을 차려 입으시고, 모자도 쓰시고.
운동이 될까 싶을 정도로 천천히 걸으시며 무슨 말씀이신지 조근조근 대화를 나누신다.

올 해 결혼 10주년을 맞아 그 기념으로 가족 여행을 갈까, 좋은 카메라를 하나 사줄까, 진심인지 농담인지 심심하면 옆에서 떠보는 남편. 대답대신 나는 그 노부부를 떠올렸다. 더 나이들어서, 그 노부부처럼 서로 손잡고 산책을 할 수 있는 정도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그 정도의 건강과, 그 정도의 여유 (마음의)면 되겠다...는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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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5-12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잡고 산책, 아... 좋아요 ^^

hnine 2008-05-12 20:02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젊은 부부 손잡고 산책하는 모습도 보기 좋지만, 나이 든 부부 손 잡고 산책하는 모습도 참 보기 좋더라구요 ^^

전호인 2008-05-12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발이 성성하신 노부부가 다정스럽게 산책을 하는 것을 보면 여느 젊은 커플못지 않게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은은한 아름다움이라고나 할까요, 그 아름다움은 젊은이에게선ㄴ 느낄 수 없는 정감이 포함되어 있어서 그렇겠지요?

hnine 2008-05-13 08:53   좋아요 0 | URL
많은 세월을 서로 공유했다는 연륜, 동지 의식...생각만해도 흐뭇해져요. 지금 가끔 토닥토닥 다투는 것도 나중에 그런 공동의 추억으로 남을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하늘바람 2008-05-13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좋은 낭군님이시네요 뭘해줄까를 계속 생각하시잖아요?
그런 분은 틀림없이 그 노부부처럼 되지요

hnine 2008-05-13 15:06   좋아요 0 | URL
ㅋㅋ 혹시 그냥 지났다가 뒷말이 무서워서 그런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