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새벽에 몹시 춥다. 서재 바탕 화면까지 추워 보여 바꿔 보았다. 푸르른 여름숲을 연상해보려고 원초적인 초록색으로. 그런데 색이 너무 강렬하여, 오래 갈 것 같지는 않다.
*시험지 채점을 하고 있다.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답안지들을 보며 처음엔 많이 실망스럽고, 화도 좀 날뻔 했는데, 생각을 다시 하기로 한다. 내 얼굴을 보는 듯 하자고. 이건 나의 점수이기도 하다고.
*어제 저녁 식사 시간, 역시나 아이에게 바르게 앉아라, 골고루 먹어라 잔소리를 하며 목소리가 높아져 가다가 문득, 많지는 않지만 이렇게 세식구 둘러앉아 밥을 먹는,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는 이 모습이 그 어떤 사람에게는 그립고 절실한 광경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혼자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다른 집 창문으로 이런 장면을 보고 떠나온 집생각에 잠시 눈물이 핑 돌던 때를 떠올렸다. 감사하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