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새벽에 몹시 춥다. 서재 바탕 화면까지 추워 보여 바꿔 보았다. 푸르른 여름숲을 연상해보려고 원초적인 초록색으로. 그런데 색이 너무 강렬하여, 오래 갈 것 같지는 않다.

*시험지 채점을 하고 있다.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답안지들을 보며 처음엔 많이 실망스럽고, 화도 좀 날뻔 했는데, 생각을 다시 하기로 한다. 내 얼굴을 보는 듯 하자고. 이건 나의 점수이기도 하다고.

*어제 저녁 식사 시간, 역시나 아이에게 바르게 앉아라, 골고루 먹어라 잔소리를 하며 목소리가 높아져 가다가 문득, 많지는 않지만 이렇게 세식구 둘러앉아 밥을 먹는,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는 이 모습이 그 어떤 사람에게는 그립고 절실한 광경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혼자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다른 집 창문으로 이런 장면을 보고 떠나온 집생각에 잠시 눈물이 핑 돌던 때를 떠올렸다.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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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7-12-14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도 추운데. 오늘 날씨는 맑은 것같아요. 감기 조심하시고요. 좋은 하루 되셔요

hnine 2007-12-14 12:30   좋아요 0 | URL
햇살은 무척 따뜻해보이네요.
하늘바람님은 태은이와 오늘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

춤추는인생. 2007-12-14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무것도 아닌 그 사소해보일수 있는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줄창 꿈꿔오는 일이라는거.
늘 감사하고 겸허하게 살겠어요. 어릴적에 시험지 채점 하던 엄마 모습 기억해요. 그때 콩닥콩닥. 동그라미를 세어가던 제모습또 기억나네요. 이제와서 보면 별것아닌것 같아도 그땐 얼마나 진지했는지요 ㅎㅎ

hnine 2007-12-14 17:44   좋아요 0 | URL
어머니께서 교직에 계신가봅니다. 제 어머니도~ ^^ 옆에서 얼마나 그게 해보고 싶던지. 그런데 저의 일이 되고 보니 재미보다는 기계적으로 하게 되네요 ^^

실비 2007-12-14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말에 동감이되네요.. 별일아닌거 같아도 사람들눈에마다 느껴지는건 다르니까요...
오늘 정말 춥네요.^^:;

hnine 2007-12-15 06:42   좋아요 0 | URL
전 큰 맘 먹고 내복까지 사다 입었답니다. 몇년만에 입는 내복인지 모르겠어요 ^^
감사하는 마음을 자주 가질수록 더 겸손하고 행복할수 있을 것 같은데, 사람의 욕심이 그걸 자꾸 가로막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