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눈에 안보이는 사랑
그것은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생각할때면
나는 언제나
박형진 시인의 시 <사랑>
그 시 속에서 답을 찾아왔다.
풀여치 한 마리 길을 가는데
내 옷에 앉아 함께 길을 간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언제 왔는지
갑자기 그 파란 날개 숨결을 느끼면서
나는
모든 살아있음의 제 자리를 생각했다.
풀여치 앉은 나는 한 포기 풀잎
내가 풀잎이라고 생각할 때
그도 온전한 한 마리 풀여치
하늘은 맑고
들은 햇살로 물결치는 속 바람 속
나는 나를 잊고 한없이 걸었다.
풀은 점점 작아져서
새가 되고 흐르는 물이 되고
다시 저 뛰노는 아이들이 되어서
비로소 나는
이 세상 속에서의 나를 알았다.
어떤 사랑이어야 하는가를
오늘 알았다.
사랑에 대해 얘기할때
저 시 이상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새벽
그에 버금하는 또 다른 시 한편을 만났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그것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 베르톨트 브레히트 -
정신 차리고 길을 걷게 하는 것
정신 차리고 계속 살아갈 힘을 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