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요즘 집을 떠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따라서 외삼촌 집에 가있다. 외할머니 일년에 한차례 가시는 일정에 아이가 따라간 것.

일곱살이란 나이는 이미 엄마를 보고 싶어할 나이에서 벗어난 나이인가, 아이는 엄마 아빠 보고 싶다 소리 안하고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집에서는 유치원에서 돌아온 오후 2시 무렵부터 계속 엄마하고만 지내다 갔으니, 엄마한테 야단도 종종 맞아야 했고, 계속 엄마랑 상대를 하자니 아이도 재미가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엄마가 좀 할 일이 있어서 혼자 놀아야 할 때는 몇 분 간격으로 엄마에게 와서 말을 시키다가 한소리 듣기 일쑤이고...

그러다가 할머니, 할아버지, 외삼촌, 외숙모가 있는 지금이 아이에게는 너무 좋은가보다. 상대할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이건 어른들도 마찬가지. 한사람이 좀 힘들면 다른 사람이 또 아이랑 놀아주고, 이렇게 네 사람이 돌아가면서 하니 힘도 덜 들고 말이다. 아이들의 에너지는 불가사의 할 정도로 넘치는 에너지라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지치지도 않는다.

집에서 엄마는 이렇게 지치지 않는 아이를 계속 상대하며 놀아주어야 하고, 그러면서 청소도 하고 그날 먹을 식사 준비도 해야한다. 그러니 항상 아이에게 사랑스런 말투로 응답해줄 수 있겠느냐 말이다.

엄마한테 야단 맞은 아이는 갈데가 없다. 방 한 구석에 시무룩하게 앉아 이 책 저 책 들척이면서 엄마 눈치를 본다. 식구가 여럿 있으면 아이는 다른 식구에게 쪼르르 달려가서 얘기한다. 자기 역성을 들어달라고. 들은 사람은 아이에게 또 다른 방식으로 타이르고 가르쳐 줄 수 있다.

아이가 엄마 아빠를 굳이 찾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 정도의 대가족은 아니더라도 ( ㅋㅋ ), 엄마 아빠 그리고 아이, 이렇게 세 식구 사는 것보다는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숙모 정도의 가족 구성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부부싸움도 더 빨리 종결짓지 않을까? (이번에 남편과 무슨 일로 등돌리고 나서 보름만에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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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7-06-27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그 상황이 눈 앞에 펼쳐지는 것 같아요. 비니 너무 귀엽네요. 오빠보다 아무래도 언니가 비니의 하소연을 잘 들어주나 봐요. 어린 아이에게도 하소연할 일이 있고, 하소연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것을...

홍수맘 2007-06-27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저희가 집을 못 구해 친정엄마집에 얹혀 산 적이 있었거든요. 제가 편한 건 정말 좋은데 아이들의 응석이 엄청 늘어요. 애들이 금방 눈치채더라구요. 할머니가 엄마보다 세다는걸 ... ^^;;;

hnine 2007-06-27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할머니 밑에서 자랐는데 저희 할머니는 무척 엄하셨거든요. 저희 엄마 역시 엄하신 편이었는데 손주 대하시는 건 저희 어릴 때랑 너무나 다르신거 있죠.

세실 2007-06-28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대가족 속에서 자라는 것도 좋을 듯. 내 편이 많다는건 살아가면서 큰 힘이 되죠~
그런 의미에서 보림, 규환이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 듬뿍 받고 자랍니다. 엄마의 부족한 부분까지.... 다행이죠~
다빈이의 빈 공간이 허전하실듯~~ 도서관에 놀러오세용. 좀 멀긴 하지만...헤헤~

hnine 2007-06-28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만 보면 내 편을 많이 만드는 것도 그 사람의 능력이더라구요. 줄수 있을 때 많이 주고, 또 도움이 필요할 때는 기쁘게 받을 줄 아는 사람이요. 바쁘신 일정 아는데, 그래도 놀러오라고 해주시니 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

fallin 2007-06-29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하면 시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입장이라 은근히 걱정 중이였는데..처음은 어색하고 불편해서 고생이겠지만, 님처럼 생각을 좀 다시 해봐야겠네요^^ 좋은 점도 많이 있을 거 같다는~~^^;;;

hnine 2007-06-29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allin님, 결혼하고 시어머니 모시고 사는 것에 대해 미리 걱정마세요. 너무나 많은 케이스가 있어 뭐라고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지만 즣은 방향으로 끌고 나가는 것은 결혼 이후에 해야할 일이니까 이왕이면 좋은 점을 많이 생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