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요즘 집을 떠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따라서 외삼촌 집에 가있다. 외할머니 일년에 한차례 가시는 일정에 아이가 따라간 것.
일곱살이란 나이는 이미 엄마를 보고 싶어할 나이에서 벗어난 나이인가, 아이는 엄마 아빠 보고 싶다 소리 안하고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집에서는 유치원에서 돌아온 오후 2시 무렵부터 계속 엄마하고만 지내다 갔으니, 엄마한테 야단도 종종 맞아야 했고, 계속 엄마랑 상대를 하자니 아이도 재미가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엄마가 좀 할 일이 있어서 혼자 놀아야 할 때는 몇 분 간격으로 엄마에게 와서 말을 시키다가 한소리 듣기 일쑤이고...
그러다가 할머니, 할아버지, 외삼촌, 외숙모가 있는 지금이 아이에게는 너무 좋은가보다. 상대할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이건 어른들도 마찬가지. 한사람이 좀 힘들면 다른 사람이 또 아이랑 놀아주고, 이렇게 네 사람이 돌아가면서 하니 힘도 덜 들고 말이다. 아이들의 에너지는 불가사의 할 정도로 넘치는 에너지라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지치지도 않는다.
집에서 엄마는 이렇게 지치지 않는 아이를 계속 상대하며 놀아주어야 하고, 그러면서 청소도 하고 그날 먹을 식사 준비도 해야한다. 그러니 항상 아이에게 사랑스런 말투로 응답해줄 수 있겠느냐 말이다.
엄마한테 야단 맞은 아이는 갈데가 없다. 방 한 구석에 시무룩하게 앉아 이 책 저 책 들척이면서 엄마 눈치를 본다. 식구가 여럿 있으면 아이는 다른 식구에게 쪼르르 달려가서 얘기한다. 자기 역성을 들어달라고. 들은 사람은 아이에게 또 다른 방식으로 타이르고 가르쳐 줄 수 있다.
아이가 엄마 아빠를 굳이 찾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 정도의 대가족은 아니더라도 ( ㅋㅋ ), 엄마 아빠 그리고 아이, 이렇게 세 식구 사는 것보다는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숙모 정도의 가족 구성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부부싸움도 더 빨리 종결짓지 않을까? (이번에 남편과 무슨 일로 등돌리고 나서 보름만에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