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 - 현대과학의 양면성, 그 뜨거운 10가지 이슈 살림 블로그 시리즈 4
이은희 지음, 류기정 그림 / 살림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의 다른 저서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를 재미있게 읽은 후 바로 연달아 읽은 책.
'현대과학의 양면성, 그 뜨거운 10가지 이슈' 라는 부제가 제목 아래 조그맣게 달려 있고, 항생제 논란, 유전자 조작 식품, 시험관 아기, 장기 이식, 비만, 환경호르몬, 백색식품, 다이너마이트의 발명, 원자력 에너지, 석유 에너지 등을 내용으로 담고있다.  이전에 읽은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에서와 마찬가지로, 술술 넘어가는 쉬운 설명으로, 일반인들로 하여금 들어본 적은 있으나 안다고 할 수 없는 과학 관련 이슈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 놓았다. 시험관 아기는 시험관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든지 (59쪽), 우리가 환경 호르몬이라고 부르는 물질들은 왜 '호르몬'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지는 것인지 (128쪽), 유전자 조작 식품이 과연 위험하긴 한건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34쪽), 장기 이식과 줄기 세포 이야기 (74쪽), 제니칼, 리덕틸, 팻 다운 등은 과연 우리 몸 속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비만과 진화의 관련성 (96쪽) 등을 '생활의 질을 위한 또 하나의 전쟁'이란 제목으로 설명해놓는 등, 역시 읽기 시작하고부터 끝장까지 지루한 줄 모르고 페이지를 넘겨간 책이었다. 글을 쉽게 쓴다는 것, 혹은 설명을 쉬운 말로 할수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의 지식의 수준이 어느 수준 이상 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설명하고 있는 현상 또는 사실을 아주 기본부터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가능하다.
단지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한 이야기식 설명의 차원에 덧붙여, 생명과학에 '기술', 그리고 '공학'적 측면이 더해질 때-현재 진행되고 있듯이- 생길 수 밖에 없는 문제들에 대해,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일지를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정리해보고자 하는 의도를 읽을 수 있어 더 좋았다. '우리는 장독지기가 되어야 합니다. 과학자들이 장을 담가 신경 써서 돌보는지 아닌지를 감시해 때로는 칭찬도 하고, 때로는 질타도 하며, 뚜껑도 씌우고 햇빛도 쬐어주어 맛있는 장이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과학의 양면성이란 늘 그렇듯 과학 자체의 잘못이 아니라, 그것을 쓰는 사람의 손에 달린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172쪽) 멋진 비유라고 생각한다.
환경호르몬의 이야기를 위해, 그 유명한 레이첼 카슨의 저서 <침묵의 봄>을 소개하면서 '침묵의 봄이 찾아온다'라는 제목으로 시작한 것도 효과가 있다. 봄이 되어도 아무런 생명이 움터나지 않는 침묵의 봄.
한가지, 이 책은 생물학 뿐 아닌 '과학블로그'라는 제목을 달고 있기에 마지막 세 이야기는 다이너마이트, 원자력 에너지, 석유에너지에 관한 것들인데, 굳이 그렇게 구색을 맞출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내용 중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노벨의 이야기를 하면서, 발명가 혹은 훌륭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란 별난 사람이 아니라, 즉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것을 혼자만 알아낸 천재라기보다는, 다른 이들은 보았으면서도 인식하지 못하는 작은 사건이나 차이를 집어내어 실생활에 응용시키는 사람이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또 내용과 꼭 상관은 없지만 이런 구절도 나온다. 컵에 가득 든 물을 실수로 밀가루에 떨어뜨렸을때, 성격이 급한 사람이면 "에이, 밀가루가 젖어버렸잖아!"라며 화를 내고, 좀더 낙천적인 사람이라면 "밀가루가 젖은 김에 반죽해서 빵이나 구워 먹자."라고 생각한다고. 노벨은 밀가루에 물을 넣어 반죽을 하면 덩어리가 되는 것처럼, 무색투명한 액체인 니트로글리세린을 가루에 흡수시켜 반죽해서 고체로 만들면 쉽게 폭발하지 않는 좀 저 안정된 폭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그러고보니 과학블로그 2 도 나와있는데 목차를 보니 세포에 관한 이야기들이 잔뜩이다. 이것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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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7-05-16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새 다 읽으셨군요. 와 빠르다...
이 책 참 편하게 읽을수 있겠네요~~~
님의 여유가 부럽습니다.

홍수맘 2007-05-16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한테 과학분야는 늘 어려워요. 그런데 님의 리뷰를 보니 저도 쉽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한테도 정말 쉬울까요?

hnine 2007-05-16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제가 여유가 있기도 하고 책이 쉽게 잘 쓰여졌기도 해요. 참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홍수맘님, 저도 다른 과학 분야는 어려워하는데, 생명 관련 이야기는 우리 몸에 직접 관련이 있으니 흥미가 가요. 한번 읽어보세요.
와, 섬사이님, 다 읽으셨군요. 이렇게 쓸수 있는 저자를 계속 존경스러워 하며 읽었답니다. 자신이 흥미있어하고 알고 있는 분야를 어려운 말이 아닌, 이렇게 쉬운 말로 책을 쓸수 있다는 것 참 부러워요. 과학블로그 2, 꼭 읽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