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이기적인 게 아니라 독립적인 겁니다 - 조금 불편해도, 내 소신껏
최명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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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제목이지만 저자의 이름이 낯익어 고른 책이다.

정신과 전문의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책에서 저자 소개를 보니 우리 나라 처럼 되도록 곁가지 없이 빠른 코스 밟는게 경력에 유리한 나라에서 꽤 이력이 다채롭다. 의대 졸업하고 전문의 취득후 미국 듀크대학교로 가서 MBA를 취득했고 건강 부문 매니지먼트라는 과정을 수료했다. 일반적인 의사들이 선택하는 길은 아니다. '마음 경영' 전문의라는 꼬리표가 방송의 작품인지 출판사의 작품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책의 제목은 꽤 대중의 관심을 끌만하다. 이기적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본게 다름아닌 부모로부터, 그것도 어릴때라는 나 개인적 경험도 떠올린다. 아래 여동생과 똑같은 옷을 입히고 싶어하셨던 부모님, 어디 가든 동생을 꼭 데리고 같이 가기를 바라셨던 부모님의 마음을 만족시켜드리지 못하고 나는 때로 그러기를 거부했고 그때 엄마는 내게 "왜 그렇게 이기적이니?" 라고 하셨다. 이기적이라는게 무슨 뜻인지도 아직 모를 나이. 알고 난 후에도 난 그게 왜 이기적인 행동인지 이해가 잘 안되었었다.

우리 나라처럼 획일화가 여기 저기로 뿌리 내려져 있는 사회에서는 이기적인 것과 독립적인 것의 구분에 둔감해져있기 마련이다.

이기적인 것과 자기중심적인것 (self-centered)사이의 구분은 차치하고라도.

독립적인 삶을 위해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것들에는 미래나 과거가 아닌 현재 중심으로 살라는 것, 주위의 시선, 또는 그것에 의해 포장되어 있는 자기의 가짜 감정에 휘둘리지 말라는 것, 내 삶의 결정권을 내가 가져야 한다는 것, 실수, 거절, 사소한 말 한마디 등에 자신이 얽매일 정도가 되지 않도록 하라는 것 등,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나에게 주도권이 있다는 것이다. 이게 쉬우면 누구나 그렇게 살 것이고 누구나 독립적인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이기적이긴 쉬우나 독립적이긴 어렵다. 저자는 엄청난 고생이라는 말까지 했다.

 

자기 독립적인 삶을 선택하는 순간부터 엄청난 고생이 시작되게 마련입니다. 자기 독립적인 삶이란 자신의 잘못된 선택에 대해 책임질 각오가 되어 있을 때 가능하다는 걸 잊어선 안 됩니다. 자신의 잘못된 선택에 따른 고난을 견뎌내는 것이 진정한 자기 독립적 삶의 조건인 셈입니다. (12쪽)

 

자기 독립적으로 내 인생을 살아가는 가장 분명한 방법은 미래가 아닌 현재에 있다는 말도 했다.

 

현재를 굳건히 하는 것, 그것이 자기 독립적으로 내 인생을 살아가는 가장 분명한 방법입니다. 매일을 잘 살다 보면 성공하는 것이지, 성공을 위해서 현재를 매일 거지처럼 살아선 안 되는 것입니다. 하루하루 행복한 삶은 결과와 상관없이 내 인생에 무언가를 남깁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살았는데 불운으로 인해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면, 인생이 날아가 버린다는 사실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29쪽)

 

독립적으로 생각하기 위해선 타인과 일정 부분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우리가 자주 하는 말, '내 맘대로 하고 싶다'는 그 말은 진짜일까? 실상은 타인에게 물어보고 그들의 말에 따라 결정하고 행동하려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지 않는지. 내가 주인이 되어 결정내리는 일에 어쩔 줄 몰라하며 결정 장애를 보이는 어른들이 많은 이유로서 저자는 첫째, 불확실성때문에 불안해서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둘째, 한가지를 결정하면 다른 한 가지를 내려놓아야 하는데 다 완벽하고 싶은 강박적 습성 때문이며, 세째, 무기력한 것을 그 원인으로 들고 있다. 맞는 말인데 내가 생각하기에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 인생이면서도 나혼자 책임지고 싶어하지 않는 무책임성, 깊이 생각하고 알아보기를 귀찮아하는 일종의 사고의 게으름이라고 본다. 저자의 생각과 크게 다르진 않다.

무소유 대신 반소유가 더 현실적으로 실천가능한 생각이며, 세상에 맞서는 대신 운명의 결에 맞춰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게 어떻겠냐고 했다. 무소유, 운명에 맞서는 삶 등의 말에 더 매혹되던 시기를 지나면 이렇게 절충하고 실천 가능한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되는게 나이 먹음이고 연륜이고 사는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별점을 세개만 주고 만것은 책의 많은 내용에 동의하지만 아주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미 알고 있어 스윽 넘어가는 부분이 90, 새겨둘만하다고 눈여겨 본 부분이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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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02-01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저자의 책은 <게으름도 습관이다>부터 읽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아직 게으름을 고치지는 못하고 있어서, 이 책은 아직 읽기 전입니다.^^;
인용해주신 부분, 좋은 것 같아, 두번 읽었습니다.

hnine님, 오늘부터 설연휴 시작인 것 같아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즐겁고 좋은 설명절 보내세요.^^

hnine 2019-02-02 20:43   좋아요 1 | URL
저자의 그런 책이 있었군요. 게으름도 습관인 것 맞는데, 인간의 본성이기도 한 것 같아요. 노력하지 않는한 게으를 수 밖에 없는. 그렇다면 성실도 습관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성실이 습관이 된 사람과 게으름이 습관인 사람은 얼마나 다를까요.
설날 당일 산소 두군데를 가기 어려울 것 같아 오늘은 제 친정아버지 산소에 다녀왔습니다. 도로 사정이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도 운전하기 힘들어하는 남편을 보며 이제 나이가 들어 그런가 하여 마음이 짠 했어요.
명절은 일단 좋은 마음으로, 잘 먹고 잘 웃고 보낼 각오로 맞이해야 할 것 같아요.
서니데이님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카알벨루치 2019-02-01 2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명절연휴 즐겁게 보내시고 늘 해피하소서^^

hnine 2019-02-02 20:50   좋아요 1 | URL
네, 카알벨루치님. 즐겁고, 해피하게 보낼 수 있는 열쇠는 제 손 안에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야겠어요.
제가 맏며느리이고 시부모님 두분 모두 작고하셔서 제가 차례 준비하여 모시느라 부담도 되지만 남편도 많이 도와주고, 눈치볼 사람도 없어서 나름 편한 점도 있어요^^
카알벨루치님도 즐겁고 해피하게!!
고맙습니다~

카알벨루치 2019-02-02 21:12   좋아요 0 | URL
지치지 마시고 즐겁게 보내시길 바래요 ^^

hnine 2019-02-02 22:14   좋아요 1 | URL
네, 그럴께요. 감사합니다.

방금 설 차례상 위한 장보기 마쳤답니다. 인터넷으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