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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명의 집 - 북유럽 스타일 리빙 전문가들의 작은 집 인테리어 ㅣ 123명의 집
악투스 지음 / 나무수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일본에 '악투스(Actus)'라는 이름의 가구 회사가 있나보다. 주로 북유럽 가구를 수입, 판매하는 회사라는데, 이 회사에서 사원들 123명의 집을 촬영하여 만든 책이다.
123명의 집과 함께 그 집에서 눈의 띄거나 특색있는 소품, 가구 등이 한 집당 20컷 이하의 사진으로 소개되어 있는데, 한 집당 많은 지면이 할당되어 있지 않지만 100명이 넘다 보니 책은 꽤 두툼하다. 즉, 들고 다니며 보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처음엔 사진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나중엔 사진도 사진이지만 그 집에 사는 사람에게 주어진 12개 질문에 대한 답을 읽는 것이 더 흥미로왔다. 12항목의 질문이란 다음과 같다.
1. 집의 타이틀을 정한다면?
2. 인테리어 테마는?
3. 이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4. 방을 잘 정돈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조언 한마디
5. 집에 절대 두고 싶지 않은 것은?
6. 수집하는 것이 있는가?
7. 인테리어를 세련되게 하는 결정적인 아이템이 있다면?
8. 인테리어 센스를 연마하려면?
9. 나에게 이상적인 집이란?
10. 좌우명은?
11. 좋은 가구란 어떤 가구인가?
12. 마지막으로 인테리어란?
의식주 중 그 사람의 철학이 제일 잘 드러나는 것이 그 사람이 사는 집이 아닌가 평소 생각해왔다. 똑같은 것을 먹고 똑같은 옷을 입을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의 집도 똑같은 집은 없다. 규격화된 아파트라 할지라도 어떻게 꾸며놓고 사는지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 그래서 아마 위의 열두가지 질문 중에 좌우명을 묻는 질문이 들어가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평범한 질문에 비해 인상적인 답변이 많았다.
집에 절대 두고 싶지 않은 것은 이란 질문에 대해서는,
-긴장감
-만화책 (읽느라고 잠을 못자니까)
-좋아하지 않는 물건
-TV, 침대
-화려한 꽃
-어중간한 것
-팬시상품
-신발이 집안에 널려 있는 것
등등. 집 주인의 성격이 드러나지 않는가?
좌우명은 더하다.
-지속은 힘이다
-생각하지 말고 느껴라 (Don't think, feel.)
-각본은 내가 쓴다
-어떻게든 되겠지!
-도전하지 않고서 후회하지 말라
-너무 애쓰지 않는 만큼만 애쓰자
-장난기를 발휘하자
-뭐든 좋지만 어찌 되든 좋은 건 아니다
집에는 그 사람의 사고 방식, 좋고 싫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니, 그래야하고 그것이 진정한 내 집, 내 공간일텐데 주위에 둘러보면 너무나 획일화된 공간에서 살고 있지 않나 싶다. 집을 꾸미는 소품보다는 그 시대 필수적인 가전제품, 거실 소파 뒤의 커다란 가족 사진, TV 위치까지 집집마다 똑같다. 거실의 서재화, 무분별한 한옥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사는 사람의 숨결이 느껴지지 않는 집, 시간의 축적이 느껴지지 않는 집이 대부분인 현실. 새것이 좋은 게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나와 함께한 것이 좋은게 아닌지.
옆에 두고 심심할때마다 들취보기 좋은 책, 잠 잘때 누워서 들취보다 잠들기 좋은 책이 한권 더 늘었다.
내 집을 한번 둘러본다. 인테리어에 앞서 청소부터 좀 해야할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