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즈가 들려주는 수정 자본주의 이야기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5
유지후 지음, 황기홍 그림 / 자음과모음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COVID 19 팬데믹으로 경제 관련한 뉴스나 기사에는 이 경제학자가 종종 등장한다. 바로 존 메이너드 케인스다. 미국을 비롯한 경제대국들이 90년 전 대공황보다 더 극심한 경제쇼크를 겪으며 그 시절 경제학자 '케인즈'를 호출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와 함께 경제학 도서를 읽는 계획을 세우며 케인즈에 관한 책을 먼저 읽고자 했지만, 케인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전의 고전 경제학 또한 알고 지나가야 좋은 터라 꾹 참다가 드디어 차례가 되었다. 


시장의 자기 조절 능력 실패로 대공황이 일어나게 되면서 당시 '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전통 경제학이 힘을 잃었고, '정부의 적극적 개입으로 부족한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는 케인즈의 주장이 힘을 얻었다. 이러한 케인즈의 생각은 미국의 테네시 강 유역의 대규모 개발 등으로 일자리 창출에 따른 임금 노동자의 소비 유발과 함께 대공황을 벗어나게 만든 발판을 마련했다. 세계는 지금 그의 주장처럼 COVID 19 팬데믹 속에서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재난기본소득 등 정부의 재정지출을 늘리고 수용를 창출하여 위기를 돌파하려고 하고 있는 중이다. 




케인즈가 들려주는 수정 자본주의 이야기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 이야기 - 05

고전 속 경제, 교과서와 만나다

유지후 지음, 황기홍 그림

(주)자음과 모음



시장이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과 공정한 소득 분배에 실패한 상황을 '시장 실패'라고 한다. 이렇게 시장이 경제 상황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시장 실패' 현상은 여러가지가 있다. '독과점의 발생' 과 같은 불완전 경쟁현상이라던가, '공공재의 부족' 현상, 그리고 '외부 효과'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장 실패의 문제를 해겨하기 위해서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 케인즈의 주장이다. 




이어지는 이야기에서는 대공황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차근차근 들려주고, 케인즈의 이론이 어떤 배경에서 탄생되었는지를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또한 이 이론이 현실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까지 연결된다. 대공황 당시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된 루즈벨트가 불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펼친 '뉴딜 정책'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이 정책이 성공을 거두면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인 '수정 자본주의' 가 나타난다. 


우리 정부도 2020년 7월, COVID 19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국가 프로젝트로 '한국판 뉴딜'을 마련했다. 뉴스에서 등장하는 '한국판 뉴딜' 의 '뉴딜' 이라는 단어가 어디에서 왔는지부터 이야기해보며 살펴볼 수 있다. 



지금까지의 경제학은 개개인의 합리적 선택만을 생각했어요. 사회는 개인의 합과 같기 때문에 개인만 분석하면 전체는 따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다 개인과 사회의 이익이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구성의 모순'을 알게 되면서 거시 경제학을 연구하게 되었답니다. 


- p113, 다섯번째 수업, 거시적 시각으로 보는 경제



거시경제학이란 클 거(巨)+볼 시(視), 즉 사회 전체적인 시각에서 바라본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케인즈를 거시 경제학의 실질적인 출발이라고 말한다. 그는 경제 정책을 관리해야 하는 관료의 입장에서 경제 현상을 보았던 사람이다보니 전체적인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케인즈가 남긴 유명한 격언이 있다.


장기적으로? 장기적으로 우린 다 죽고 없어!

In the long-run, we are all dead.



시장의 자동 조절 기능을 믿는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다 해결될텐데 왜 이렇게 냐서냐는 비판에 대해 남긴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을 담은 유명한 저서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 이란 책을 내놓는다. 


책 속에서는 조선 시대의 실학자 박제가를 소환하기도 해서 더욱 흥미로웠다.


조선 시대의 실학자 박제가 또한 케인즈와 비슷한 생각을 하였습니다. <중략>


박제가는 자신이 쓴 「북학의」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지요. 


"비유컨대 재물은 대체로 샘과 같은 것입니다. 퍼내면 차고, 버려두면 말라버리죠. 그러므로 비단옷을 입지 않아서 나라에 비단을 짜는 사람이 없게 되면 비단을 짜는 일이 쇠태하고, 찌그러진 그릇을 싫어하지 않고 기교를 숭상하지 않아서 장인이 작업하는 일이 없게 되면 기예가 망하게 되며, 농사가 황폐해져서 그 법을 잃게 되므로 사, 농, 공, 상의 사람들이 모두 곤궁해져서 서로 구제할 수 없게 되고 맙니다"


- p122, 다섯번째 수업, 거시적 시각으로 보는 경제


박제가의 이 말은 소비가 생산을 자극한다는 뜻으로, 생산된 것이 소비되어야 재생산이 가능하니 소비를 억제할 것이 아니라 장려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절약의 역설' 에 대응하여 공급만을 중시하던 기존 경제학에 반기를 들고, 이제는 수요를 챙겨야 한다고 주장하던 케인즈의 주장과 맞닿아있는 것이다. 



바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 느끼되는 정책들의 이론적 배경들을 책 속에서 확인하며, 경제학이라는 것이 문자 속의 학문이 아니라는 것을 더욱 깨닫게 되는 듯 하다. 아이와 나는 뉴스로만 듣고 지나쳤던 정부의 정책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만하면 충분한 삶 - 일상을 불충분하게 만드는 요구와 욕구를 넘어
헤더 하브릴레스키 지음, 신혜연 옮김 / 샘터사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 기간 TV 비평가로 활동했으며, <뉴욕> 매거진에서 청춘들의 고민 상담 섹션을 진행하며 날카롭고도 유쾌한 글을 통해 인기 칼럼니스트로 떠올랐던 헤더 하브릴레스키의 「What If This Were Enough」  번역본이 국내에 소개되었다. 


이 책은 우리 문화에 자리 잡은 가장 심각한 망상과 거짓된 이분법을 살펴보고, 일반적인 행동에 대한 우리의 부정확한 가치 판단을 검토하며 고통과 거짓, 로맨틱한 환상과 성적인 유혹, 탐욕과 완벽주의, 절제와 소박함, 자기희생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자 한다. 이 책에 실린 각각의 에세이는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서서히 내면화해 버린 모순되는 메시지들을 살펴보려는 노력이다. 


- p7, 프롤로그, 지금 존재하고 있는 것, 지금의 나 자신, 그리고 지금 내가 가진 것 중에서




이만하면 충분한 삶 

What If This Were Enough 

헤더 하브릴레스키 지음 

샘터 



각 에세이들은 <우리의 오해>, <세상의 유해>, <나와의 화해>, 이렇게 세 장으로 나뉘어 있다. 첫번째 장인 <우리의 오해> 에서는 물건과 소유, 수치화된 세계, 음식에 대한 지나친 열정, 전문가라는 사회악, 일상의 기적에 대해 이야기한다. 


첫장에서는, 저자가 에세이에서 인용하거나 예시로 드는 인물들과 글들이 다소 낯선 것들이 많아서 처음에는 몰입이 어렵기도 했다. 예를 들어, '전문가라는 사회악' 편에서 소개하는 티모시 페리스는 여러 책을 출판하고,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인물로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미국 기업가, 투자자, 작가 및 라이프 스타일 전문가' 라고 소개되어 있다. 그를 잘 모르고, 그의 책을 읽어보지 못한 관계로 저자가 이야기하는 문장들, '그는 궁극적인 미국의 영웅이자 위대한 개츠비이고 덧없는 우상이자 얼굴 없는 황제다.' 같은 부분들에 갸웃하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례와 다른 이들의 문장을 발췌하며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는 쉽게 와닿기도 한다.


"전문가들을 믿지 말라. 그게 마케팅 전문가든 인생 전문가든." <중략> " 그들은 사람들과 거리를 두려고 한다. 무엇으로 거리를 두든 그것은 다 환상이고 가짜다. 실제로 우리는 모두 일심동체이며 우주라는 커다란 덩어리를 이루는 똑똑한 작은 조각들이다."


- p78, 전문가라는 사회악



또한 '참된 길을 찾기 위해 어떤 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 당신은 이미 다 갖췄다' 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타인과의 공감과 고통스럽더라도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격정적으로 하루하루를 살며 오염된 환상에서 벗어나보라고 조언한다. 


두번째 장 < 세상의 유해> 에서는 사회의 숨겨진 여러가지 것들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알고 있으나 제대로 바라보지 않는 것들을 말이다. 거짓된 미소를 강요하는 사회라던가, 디즈니랜드의 환상 속에 숨겨진 것과 같은 것들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우리가 문화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의 속살을 드러내보인다.


우리는 안전하고 평온한 환상을 위해 모든 개인적인 힘과 통제력을 완전히 내려놓았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지금 우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시끄럽고 신경에 거슬리며 훨씬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다. 기업이 제공하는 현실도피는 이제 우리를 추악한 현실에서 구해주지 못한다. 우리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미래로 양처럼 고분고분 끌려와있다. 그리고 지금 불신의 눈으로 서로 응시하며 묻는다. "어떻게 여기에 오게 된 거지? 대체 뒤에서 누가 이런 일을 벌이는 거야?"


-p144,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




미국 드라마나 프로그램에 익숙한 독자라면 책 속의 미국 대중문화 비평이 더욱 재미있게 다가올 것 같다. <베벌리힐스의 진짜 주부들> 이나 <왕좌의 게임>, <어킹 데드> 정도 밖에 접해보지 못한 나는 책 속의 다른 프로그램들에 호기심이 들기도 했다.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에 대해 극단적 에로티시즘을 담은 성인소설이라는 점 이외에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이 어떻게 담겨있는지에 대한 비평 또한 흥미롭게 읽었다. 


물질주의의 유혹부터 사랑과 성공에 대한 우리의 오해까지, 오늘날 우리가 받아들이는 가장 유해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메시지 가운데 일부를 분석하는 동시에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는 세상을 항해할 새로운 방법을 마지막 장의 <나와의 화해> 에서 제안한다. 평범해보이는 일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순간순간 이루어지는 대수롭지 않은 많은 선택과 너그러운 행동들이 '만족스러운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의 하나임을 이야기한다. 


더 많이 가질 수록 깨닫는다. 진짜 중요한 것은 아주 작은 발견과 사소한 대화 그리고 즉흥적이고 엉망진창인 순간들이라는 것을, 그런 순간들이 우리 행복의 중심을 이룬다는 것을, 그리고 그 나머지는 전부 마음을 산란하게 할 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 p292, 잃어버린 보물



저자는 24시간 내내 정신없이 가상을 좇는 대신 현실에서 숨 쉬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서로에게 눈과 마음을 열고, 지금 존재하고 있는 것, 지금의 나 자신, 그리고 지금 내가 가진 것과 친해져야 한다고 전한다. 우리는 많은 것을 원하지만, 행복해지는 데는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치 않다는 것도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느티나무가 속삭인 말 - 이해인 수필그림책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50
이해인 지음, 김정하 그림 / 현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지금 내가 사는 수녀원 성당 앞에는 30년 된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이 나무를 통해서 사계절의 변화를 제일 먼저 실감하곤 합니다. 느티나무를 보면 고향에 온 것 처럼 행복합니다. 마음이 순해지고 밝아지고 넉넉해집니다. 이 따뜻한 느낌 그대로 세상 사람 모두를 친구나 가족으로 받아안을 수 있을 것 같은 넓은 사랑을 꿈꾸게 됩니다. 느티나무처럼!  "


- 이해인, 작가의 말 중에서



느티나무가 속삭인 말

이해인 글, 김정하 그림

현북스



이해인 수녀가 적어내려간 글을 그림책 속 소녀의 목소리로 다시 들려주는 듯 하다.  봄의 흐드러진 꽃들이 지고 나면 여름의 잎들이 그 자태를 뽐낸다. 딱 지금의 시간이다. 




연녹색의 여린 잎들은 꽃보다 더 아름답다며 이는 여름이 주는 선물이라고 전하는 글과 어우러진 서정적인 수채화 그림은 “밝고도 뜨거운 햇볕, 자주 내리는 비, 크고 오래된 나무들의 그늘, 시원한 바람 “ 이라는 여름의 선물을 오롯이 전한다. 




자연의 모습은 그 모습만으로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하기도 한다. 봄의 꽃이 진 자리에서 잎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듯, 차이를 인정하지 못해 다투고 멀어진 나와 친구의 다른 점을 발견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한다. 




이해인 수녀는 느티나무 아래에 있다가 느티나무가 전하는 이야기를 옮겨 적어두었다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한다. 느티나무가 이해인 수녀에게 전한 것처럼, 다른 자연들이 아이들에게 속삭이는 말이 있으니 귀 기울여 들어보자는 것 같기도 하다.  


오늘 나는 홀로 그 그늘 아래 서 있다가

느티나무가 나에게 속삭이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여기에 그대로 옮겨 적어 둡니다.

그리고 날마다 실천하고자 합니다.





마음을 맑게 더 맑게, 샘물처럼!

웃음을 밝게 더 밝게, 해님처럼!

눈길을 순한게 더 순하게, 호수처럼!




시리즈로 나오고 있는 ‘이해인 수필 그림책’ 시리즈의 책들은 본문의 글을 소리내어 읽어보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을 받는다.본문의 글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는 서정적인 그림들은 또한, 저마다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기도 한다. 이 계절과 어우러지는 ‘느티나무가 속삭인 말’ 을 읽다보니 문득 밖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자연이 나와 우리 아이에게 건네는 말을 천천히, 조용히 들어보고 싶어지는 하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애커로프가 들려주는 레몬 시장 이야기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10
최병서 지음, 남기영 그림 / 자음과모음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대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심리적 예측에서 생겨난다. 그리고 이러한 예측은 경제분야에서도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사람들의 기대 심리가 현실 경제에 가장 크게 반영되는 분야가 있다면 바로 인플레이션(inflation)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물가가 오르리라고 전망하면, 실제로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대를 인플레적 기대(inflationary expectation) 라고 부른다고 한다. 

 

심리적으로 물가에 대한 상승 기대가 형성되면, 개인들이 이에 따라 경제 행위를 하기 때문에 실제 시장에서 물가 상승이 실현된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에 의해서 실제로 보이게 되는 현상' 이라고 할 수 있지만 경제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p36)

 

애커로프가 들려주는 레몬 시장 이야기
최병서 지음, 남기영 그림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 이야기  10
(주)자음과모음

 

 

애커로프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불량품을 레몬에 비유하여, 불확실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역선택의 문제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 이 책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가 발생하는 시장의 상황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 주체의 다양한 노력들을 설명하고 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하여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선택은, 위험을 수반하기 때문에 비합리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우선 설명한다. 이러한 경우 시장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레몬 시장 모형이다. 3장의 세번째 수업에서 레몬 시장 모형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는 실제적인 시장을 다룬 것이 아니라 중고차 시장이라는 틀을 이용해서 현실을 설명한 것으로, 「레몬 시장 : 제품의 품질이 불확실한 경우( The Market for Lemons  the Quality of product is uncertain)」 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서 소개된 이론이다. 

 

맛있는 오렌지인 줄 알고 신 레몬을 잘못 골라서 먹은 후 낭패를 겪는 경우가 있다. 시장에서도 좋은 물건일줄 알고 샀다가 손해를 보는 경우, 즉 '시장의 실패'를 레몬을 고른 상황을 빗대어 설명하곤 한다. ( 영어에서 레몬(lemon)은 속어로 '불쾌한 것', '불량품'이라는 의미가 있다. ) 중고차 시장에서는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존재하는 정보의 차이 때문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지배하는 시장이고, 이 때문에 레몬을 고를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또한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해 불리한 의사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을 경제학에서는 '역선택(adverse selection)' 이라고 한다. 계약이 이루어지기 전에 거래 상대방의 특성이 감추어져 있어서 불리한 거래를 하게 되는 상황을 말한다. 역선택은 중고차 시장뿐만 아니라 보험 시장, 그리고 노동 시장등에서 주로 나타난다. 보험을 가입하는 고객들이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는 가급적 보험 회사에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사례들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레몬을 걸러내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은 '선별(screening)' 이라고 하는데, 정보를 갖지 못한 측에서 그 특성을 알아내려고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큰 시장의 하나로 미술 시장이 있다. 예술품 시장에서는 공급자인 예술가와 그 예술품을 향우하는 수요자 간에 대등한 관계를 매우 유지하기가 어렵다. 일반 재화 시장과는 달리 재화의 질이나 가치에 대한 정보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으며, 그 가치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수요과 공급으로도 설명하고도 있는데, 이는 책 뒷부분에 실린 [기출 문제 활용 노트] 와 자연스럽게 연계되면서 교과서 속의 내용이 어떻게 출제되는지 맛보게 해준다. 

 


'정보의 비대칭성', '시장의 실패', '역선택', '선별' 등 중요한 키워드들이 구슬마냥 한 실에 차례대로 꿰어지는 동안, 생소하고 어려운 어휘 또한 함께 건져올리게 된다. 어른들의 대화나 뉴스에 주로 등장하는 어휘들이 되기도 하고, 앞으로 교과서에서 만날 어휘들일 수도 있다. 아이의 경우는 '기회비용' 이라던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라는 것은 한번쯤 들어보았으나 이 책을 통해서 그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고 하니 말이다. 아이에게 경제적 지식을 쌓게 하는 목적보다도, 이해할 수 있는 어휘의 폭을 넓히기 위한 독서로서의 목적이 더욱 크게 다가오기도 한다. 다양한 제재의 글들을 읽을 수 있는 연습을 천천히 해보는 셈이라고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드라큘라 허밍버드 클래식 M 6
브램 스토커 지음, 김하나 옮김 / 허밍버드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릴 적에 접하던 애니메이션이나 동화에 등장하는 뱀파이어로서의 드라큘라를 제외하고, 성인이 되어 처음 만났던 드라큘라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게리 올드만 주연의 영화에서의 드라큘라였다. 음산하면서도 몽환적이었던 영화의 분위기만 기억나고 제대로 줄거리를 기억못하는 터라 원작을 얼마나 반영했던 영화인지 알 수가 없다. 이후 뮤지컬 작품 속 드라큘라를 만났지만 역시 뮤지컬 넘버의 가사에 꽂혀 원작을 읽어보려는 생각은 떠올리지는 못했다. 그리고 이제서야 원작을 읽어본다  




조너선 하커 라는 청년 변호사가 트란실바니아의 오래된 고성, '드라큘라' 성을 찾아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곳에 사는 드라큘라 백작이 런던에 집을 한 채 구입하는 과정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일러주기 위해서 성을 방문한 그는 음산하고 수상한 분위기의 성과 백작의 분위기 속에서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낀다.  백작의 성을 몰래 탐험하던 중 바닥에 그림자가 비치지 않는 세여인을 마주하기도 하는 등 점점 백작의 실체를 알아가고, 성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한편 조너선 하커의 약혼녀인 미나 하커는 어느 순간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 약혼자를 기다리면서 역시 매일 매일을 일기장에 기록한다. 


소설은 등장 인물들이 자신이 겪은 일을 기록한 기록들, 즉 일기, 전보, 편지, 항해 일지, 신문 스크랩 등이 배치되어 서사를 이끌어가는 구성이다. 조나단 하커의 일기, 그의 약혼녀 미나의 일기, 그리고 루시가 미나에게 보내는 편지, 수어드 박사의 일기와 수어드 박사가 반 헬싱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 등이 섬세하게 엮이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각 기록들의 미묘한 문체의 변화와 시점들을 느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된다. 


드라큘라 백작이 런던에 집을 구입한 목적은 새로운 먹잇감을 찾기 위한 것이었고, 미나의 친구인 루시가 희생자가 된다. 몽유병이 있던 그녀는 교회 묘지 입구에서 드라큘라로부터 목덜미를 물리고, 몸속의 피가 모두 빠져나가면서 죽음을 맞았지만, 죽어서도 어린 아이들의 피를 빼앗으면서 언데드의 삶을 배회하게 된다.  


대학교의 명예 교수인 반 헬싱과 그를 돕는 인물들, 루시를 사랑했던 인물들이 드라큘라 백작을 물리치기 위해 힘을 모으고, 드라큘라 백작을 쫓고 대치하며 이야기는 절정에 다다르며 공포를 북돋운다. 


드라큘라 백작의 모델이 된 인물이 왈라키아(오늘날의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의 귀족, 블라드 3세라는 것은 이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영토를 지키기 위한 전쟁에서 상대편 포로인 사람들에게 행해지는 형벌이 가혹하고 잔혹했다고 하며, 공포정치를 펼친터라 ‘피에 굶주린 폭군’ 이라고 불리웠다고 한다. 


오래된 고전임에도 '드라큘라'라는 뱀파이어의 전형을 창조해 낸 이 소설은 원작만의 매력을 뽐낸다. 워낙 변형된 이야기들을 많이 접한 탓인지, '선과 악의 대결', '진정한 용기' 등 고전이 담고 있는 교훈은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온다. 드라큘라의 시선에서 사건이 직접적으로 서술되는 부분이 없고, 조너선 하커의 일기나 미나의 의식에서 그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밖에 없는 점도 개인적으로 의외였다. 영화나 뮤지컬에서의 부여된 매력적인 캐릭터성은 해당 창작물의 각색의 힘이었던가. 원작에서는 드라큘라보다 반헬싱이 더욱 부각되는 듯 했다. 생각해보면 반헬싱 또한 소설 이후 뱀파이어 헌터의 원형이 되지 않았던가. 


매력적인 등장인물 외에도 서사문들의 담담한 기술이 서서히 공포를 북돋워가는 과정 또한 원작을 읽는 즐거움이었다. 무심코 읽어가다 오싹해지는 장면들에서 역시 여름을 위한 소설인가라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에이브러햄 스토커. 몸이 약해 여덟 살 무렵까지 침대에 누워 지내며 그림을 그리거나 시를 썼으며, 열여섯 살 때 명문 트리니티 대학에 입학했다. 졸업 후에는 극단의 비서로 일했으며, 르 파뉴의 『흡혈귀 카르밀라』를 읽고 흡혈귀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대표 작품으로는 『드라큘라 Dracula』(1897), 1897년 흡혈귀 전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괴기소설 『드라큘라』를 발표하여 명성을 얻었다. 『드라큘라』는 현실적인 가상의 글을 모아 놓은 형태의 서간체 소설로 일기, 전보, 편지, 항해 일지, 신문 스크랩은 소설의 세부적인 현실성의 수준을 더하였다. 그 밖에 저서로 첫 소설 『뱀 길』 (The Snake's Pass) 1890년 고딕 소설의 고전, 공포 소설 『수의를 입은 부인』 (The Lady of the Shroud, 1909년) 『흰 벌레의 소굴』 (The Lair of the White Worm, 1911년)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