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에 간 훌리안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I LOVE 그림책
제시카 러브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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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에 간 훌리안 
Jullian at the Wedding 
제시카 러브 글, 그림
보물창고 

 

 

2019년 볼로냐 라가치 상 오페라프리마 부문 대상 수상작이었던 「인어를 믿나요?(Julian Is a Mermaid)」 의 훌리안이 두번째 책으로 돌아왔다. 번역본의 출판사와 번역자가 바뀌면서 '줄리앙'이 '훌리안'이 되었지만 말이다. 영어로는 Jullian. 주인공과 그 가족들은 아프리카-라틴계(Afro-Latinx) 사람들이다. 피부는 갈색에 가깝고, 언어는 스페인어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떠올려본다. 그림책 내지가 갈색톤을 띄는 종이를 사용한 것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게 된다. 

 

 

훌리안은 결혼식에 가는 중에 마리솔을 만난다. 연보라색 정장의 훌리안과 형광주황의 드레스를 입은 마리솔의 모습이 화려하다. 그리고 결혼식장에서 '신부들' 과 그들의 반려견을 만난다. 갈색 종이에 수채와 과슈(구아슈. Gouache )를 혼합하여 사용한 일러스트는 특유의 불투명한 질감을 강조하며 사용한 색상들의 깊이를 더한다. 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파티를 빠져나와 비밀기지에서 노는 훌리안과 마리솔의 동작, 몸짓, 표정들 모두 역동적이며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버드나무 가지처럼 보이는 나무 속, 비밀기지의 색은 형광청록색(Cyan)이다. 파스텔톤의 연보라, 형광주황, 형광청록의 색들이 페이지를 수놓는다. 

 


 

아이들은 마음껏 뛰놀다가 마리솔의 드레스가 엉망이 된 것을 발견한다. 훌리안은 자신의 셔츠와 비밀기지의 나뭇가지와 잎을 이용하여 마리솔을 멋지게 변신시킨다. 비밀기지에서 나온 훌리안은 마리솔이 쓰고 있던 화관을 쓰고 있고, 드레스를 벗어던진 마리솔에게 할머니는 야구모자를 씌워준다. 결혼식 파티는 계속되고 모두들 행복하게 춤을 춘다. 

 


 


전작에서 '개성과 성정체성, 자기 몸에 대한 긍정 그리고 무조건적인 사랑에 대한 지지' 에 대해서 이야기했다면 이번에는 한발 더 나아가 동성결혼의 모습을 보여주며 '사랑과 성별에는 한계가 없다'는 메시지를 포함한다. 미국 사회의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담아 다양성에 대한 포용을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뒷 면지의 배경에 조그맣게 보이는 자유의 여신상을 보니 뉴욕시가 배경인 듯. 

 


 


섬세한 일러스트에 담겨있는 디테일들을 찾아 감상하는 재미도 솔솔하다. 결혼식 테이블 아래로 벗어둔 할머니들의 구두( 결국 나중에는 맨발로 등장한다. ) , 테이블 보의 섬세한 레이스, 웨딩케이크와 할머니가 두르고 있던 숄의 색감, 하트 모양의 가로등.. 눈을 즐겁게 하는 것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결혼식은 사랑을 위한 파티고, 그 파티의 모습은 저마다의 행복으로 가득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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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토요일에 I LOVE 그림책
오게 모라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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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퇴근이 늦고, 출장을 자주 다녀야했던 일을 한 탓에 밤톨군은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컸다. 특별한 휴가를 제외하고는 주말에 아이를 만나러 가고는 했는데, 아이에게도 내게도 정말 기다리고 기다리던 주말이었다. 평일에 돌봐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이었을까.. 나는 주말에는 아이와 함께 더욱 즐겁고, 화려(?)하고 멋진 경험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각종 체험공간을 예약하고, 멋지다는 곳을 찜해놓고, 온갖 공연과 놀거리들을 찾아 다녔다. 최대한 많은 경험들을 해주게 하고 싶어서 꽤 타이트한 일정들을 세웠었는데, 가끔 펑크가 나고는 했다. 그 때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책을 만난다. 그리고 그 과거의 내게 해주고 싶은 메시지도! 


 

토요일 토요일에 
Saturday 
오게 모라 글, 그림 
보물창고 

토요일은 에이바와 엄마에게 소중한 날이다. 면지의 달력을 보면 주말에는 빠지지 않고 계획이 세워져 있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에미바와 엄마는 둘 다 싱글벙글하고 있다. 오늘도 어떤 즐거운 계획들을 세웠을까.


 


정말 특별한 날이 될 거예요.
정말 멋진 날이 될 거예요.
토요일, 토요일 이잖아요!

 


 


그러나 계획과 달리 예측대로, 계획대로 잘 되지 않는 하루를 맞이하고야 만다. 에이바와 엄마는 예기치않는 일들을 계속 겪는다. 엉뚱한 일이 벌어질 때마다 가만히 서서, 눈을 지그시 감고, 휴우! 하고 심호흡을 한다. 엄마는 계속 에이바를 위로한다. "실망하지 말아라, 에이바" 라고 하면서 " 오늘은 특별한 날이 될 거야. 오늘은 멋진 날이 될 거야. 토요일, 토요일이잖니!" 라고 주문처럼 속삭인다. 책 속 엄마의 마음이 전해져와서 코 끝이 시큰거리는 나.

그리고, 마지막 계획 마저 엉망이 되어버렸을 때 엄마는 결국 "다 망쳤구나!" 라며 한숨을 쉰다. 그러나 이제 에이바가 엄마를 위로하며 안심시킨다.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아이도 안다. 스포일을 하지 않고 넘어가고 싶지만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감동적인 한 마디라 옮겨둘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엄마랑 나랑 함께 보내잖아요.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충만한 시간이다. 과거의 내게도 이야기하며 토닥토닥 해주고 싶다. 이 그림책도 어떤 부모에게는 '육아서' 가 될 수도 있겠다. 읽어주던 부모가 더 울컥하고 마는. 

작가는 자신의 엄마에게 헌사를 남겼다. 


 

오게 모라(Oge Mora)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를 졸업한 뒤, 첫 그림책 『할머니의 식탁』으로 칼데콧 아너상·에즈라 잭 키츠 상·코레타 스콧 킹 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화려한 데뷔를 알린 작가이다. 두 번째 그림책 『토요일 토요일에』도 출간 즉시 화제를 모으며 뉴욕공립도서관·스쿨 라이브러리 저널·퍼블리셔스 위클리·커커스 리뷰·혼북 등에서 ‘올해의 그림책’으로 선정되었다. 최근 펴낸 세 번째 그림책 『가장 나이 많은 학생』도 북리스트·스쿨 라이브러리 저널·북페이지 등 여러 저널의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다.

​작가로서 일상 생활에 존재하는 마법을 찾는다는 그는, 우리 모두가 경험하는 작은 순간의 아름다움을 탐구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한 인터뷰에서 " 사랑하는 사람과의 식사, 친구들과의 하루, 친절한 말의 영향 등 우리가 삶을 살다보면 이러한 순간의 힘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책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에 대한 반성에 영감을 준다면 매우 행복할 것" 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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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가 들려주는 디지털 경제 이야기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12
홍필기 지음, 황기홍 그림 / 자음과모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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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중학교 권장도서를 챙기며 청소년 인문책들에 대해 알아보던 중에 자음과 모음 출판사의 시리즈를 만났다. 밤톨군과 읽어보기로 한 시리즈는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를 선택했다. 경제분야는 녀석은 당연하고, 나도 책을 많이 읽어보지 못한 분야라서 도전의 시간이 될 듯 하다. 책이 도착하자마자 거실의 회전책장 한 칸에 나란히 꽂아두니 뿌듯한 기분. 

 

미리 사전 지식을 테스트해본다. 난 애덤 스미스, 케인즈, 빌 게이츠 밖에 모른다..... 아이는 빌 게이츠만 안다.... 그래서 우리는 첫번째 읽을 책으로 빌게이츠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선택했다.

 

COVID19 가 불러온 변화 중 하나인 '온라인 수업'에 익숙해진 아이는 어느덧 디지털 세계에 익숙해졌다. 스마트폰의 활용이 먼저였지만, 어느새 PC 로도 이것저것 하기 시작한다. 나는 나대로 마트에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장을 본다. 아이는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미리 내게 이야기하고 '장바구니' 에 담아달라고 이야기할 정도다. '디지털' 이라는 개념과 관련해서 학교의 <정보> 교과에서는 IT 기술 관련한 부분들에 촛점을 맞춰서 배우는데, 책을 통해 경제쪽 개념과 연결해볼 수도 있을 듯 했다. 

 


 

빌 게이츠가 들려주는 디지털 경제 이야기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 12 
홍필기 지음, 이대열 그림
자음과 모음 

 

책은 빌 게이츠가 누군지를 알려주기 위한 '나특종 기자'의 가상 인터뷰로 시작한다. 그리고 다섯 단원에 걸쳐서 디지털 경제에 대해 설명하는데, 첫 번째 장에서 디지털이란 무엇 인지 설명하면서 워밍업을 한다. 정보과목에서 이미 배웠던 개념이라며 술술 잘 읽는 녀석. 

 


 

책의 구성을 살펴본다. 각 장의 시작 페이지에는 수능 또는 대학에서의 논술 연계에 대한 정보를 적어두었다. 본문에서는 문장에 줄을 친 부분은 [교과서에서는] 이라는 단락을 두어 교과연계가 어떻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아이들에게 생소하거나 어려울 수 있는 키워드들은 마킹을 해놓고 주석을 달아놓은 편집이 눈에 띈다. 

 


 

설명글이므로 당연히 텍스트가 많다. 그러나 적당한 삽화와 도표, 사진들이 첨부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도록 구성했다. 또한 각 장의 마지막에는 만화로 중요한 점들을 요약해두었다. ( 이 만화만 먼저 찾아 읽으려고 하는 부작용 아닌 부작용이... )

 



 

 

워밍업을 지나 두번째 장. 드디어 경제관련한 개념이 등장한다. '디지털 경제의 원리와 특징' 에 대해서 설명하는 단원이다. 과거 산업혁명에서 정보혁명까지의 간단한 개념을 정리하고, '지식근로자',  '지식정보경제' 란 어떤 것인지 살피고 있다. '디지털 프로슈머(Digital Prosummer)' 와 같은 키워드들도 눈여겨볼 수 있다. 

 

컴퓨터나 인터넷, 스마트폰은 디지털 경제를 상징하는 일부분일뿐이에요. 경제의 특징을 알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무엇을 하여 돈을 벌고 생활을 하는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중략>

이에 따라 국민들도 미래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지식을 이용하여 일하는 지식 근로자(Knowledge worker) 가 되어야 해요. 


- 빌 게이츠가 들려주는 디지털 경제 이야기, p54

 

IT 관련 일을 하고 있는 내 덕분(?)이라도 밤톨군은 어른들도 얼마나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하고,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하는지 잘 느끼고 있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온라인 수업을 받는 학생들처럼, 재택근무를 하는 모습을 보며, 근로자의 근무 시간과 근로 장소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눈 앞에서 봤다. 이전이라면 책 속에서 이론으로 읽어야 했을 변화들을 눈 앞에서 갑자기 맞이하게 된 셈이다. 

 

어떤 것을 관찰하고 측정하여 나타낸 숫자와 문자가 데이터 (data) 이고, 데이터를 해석하고 정리하면 정보 (information) 가 되지요. 데이터와 정보와 경험을 이용하고 학습과 연구를 하여 얻은 이해가 지식 (knowledge) 입니다. 가치 있는 데이터를 만들고 정보를 지식으로 만드는 데에는 학습과 훈련이 필요해요. 개인도 학습해야 하지만 기업이나 정부 같은 조직도 학습이 필요합니다. 항상 학습하며 발전하고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조직을 학습 조직 (learning organization) 이라 해요. 디지털 경제에서 계속 발전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이나 정부도 학습 조직이 되어야 하고 국가도 학습 국가가 되어야 해요.


- 빌 게이츠가 들려주는 디지털 경제 이야기, p55

 

 

디지털 경제에 있어서 어떤 상품들이 있는지, 그리고 어떤 중요한 윤리 들이 있는지도 기억해야할 점이다. '불법복제' 에 대한 점을 이야기하고 '저작권'의 개념을 이야기 해볼 수 있는 장이다. 

 

디지털 기술은 소프트웨어, 게임, 디지털 책과 음악, 그리고 영화를 만드는데 이용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것들은 모두 디지털 상품이라고 할까요? 디지털 상품은 이 중에서도 수명이 영구적이고 재생산과 복사 비용이 낮으며 내용을 바꾸기도 쉬운 상품을 말해요. 이러한 상품들은 전달 비용이나 운반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 것이 특징이지요. 


- 빌 게이츠가 들려주는 디지털 경제 이야기, p61

 

 

세번째 장에서는 디지털 경제의 기업, 시민, 그리고 정부 에 관해 들려주는데, 기업의 Value Chain 을 디지털로 연결하여 설명한다. Value Chain, 즉 가치사슬에 대해 어리둥절한 녀석을 위해 맞춤형 설명이 필요했다. '엄마가 하는 일이 이 Value Chain 의 각 단계들을 시스템화하는 일이야.' 라고 운을 떼며 이야기를 나눈다. 책 속에서도 빌 게이츠가 지은 「생각의 속도」 라는 책을 언급하며 '기업의 업무가 정보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되어야 한다' 라며 자세한 설명을 이어간다. ( 이번 책의 제목에 빌게이츠가 등장한 이유이기도 하다. )

 

살짝 아쉬운 것은 소제목에 공급자 관리와 고객관리를 써놓고 공급자 관리 시스템(SCM:Supply Chain Management) 만 설명을 해놨다. ( 책에 나와있지는 않지만 고객관리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시스템이 존재한다. ) 아이는 내게 T.M.I(Too Much Information!) 라며 도망갔지만...

 

네번째 장에서는 디지털 금융 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아이는 인터넷 뱅킹을 이해하고 있고 주식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이해는 하고 있다. ( 닌텐도 스위치 게임의 「동물의 숲」 에서 무를 사고 팔아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지속하락형' 에 걸렸다며 투덜거렸던 적이 있다. 그 때 잠깐 주식의 흐름을 함께 이야기했던 효과다. ) 그러나 점점 어려워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디지털 경제의 미래와 준비 에 대해 설명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기출 문제 활용 노트] 로 실제 수능문제가 나와 있다. 아직 중학생은 녀석은 문제를 읽으며 동공지진. ( 옆에서 함께 풀어보던 나도 동공지진 )

 


 

 

" 지금은 어렵겠지만 조금씩 여러가지 책을 읽으며 준비해보자. 실제로 이 책에 나온 지식들은 엄마가 회사에서 다시 공부하고, 실무에 적용해야 했던 내용들도 있어. 우리가 알게 모르게 쓰고 있는 스마트폰 앱들 속에도 존재하고 있고 말이지" 라며 아이와는 주변에서 쉽게 경험해볼 수 있는 변화들을 이야기해본다. 한참 TV 프로그램에 나왔던 '당근마켓' 이나 광고에 주로 나오는 '배달의 민족' 같은 플랫폼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바로 우리 옆, 가까이에 존재하고 있는 사회임을 이야기해본다. 아이 덕에 함께 똑똑해지는 기분. ( 나만 똑똑해지는 건 아니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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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 안 무서워! 토이북 보물창고 13
레슬리 패트리셀리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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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들이 성장과정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대상들은 다양하다. 어둠을 무서워하고, 자신의 그림자를 두려워하기도 하며, 때로는 특정 동물이나 벌레들이 무서운 아이들도 있다. 이런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도 성장과제 중 하나다. 대상에 대한 불분명한 '앎' 때문에 낯설어서 두려운 것들은 조금 더 친숙해질 수 있게 해보는 등,  '왜' 두려운지, '무엇이' 두려운지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연습을 해보게 된다. 

 


 

무서워? 안 무서워! 
Doggie Gets Scared
레슬리 패트리셀리(Leslie Patricelli) 글, 그림 
토이북 보물창고 - 13

 

이 책의 원제는 「Doggie Gets Scared」 . 책의 주인공인 아이의 두려움이 아니라 아이의 인형 'Doggie' 의 두려움이다. 물론 주위 사람들은 다 안다.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Doggie 에게 투영하고 있다는 것을. 실제로 현실의 아이들도 자신이 한 일들을 자신의 상상친구들이 했다고 우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이다. 

 

책 속의 아기도 슬쩍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신이 안고 있는 강아지가 무서운 게 아주 많다는 것을 알린다. 강아지는 그림자도, 수영장도, 낯선 사람들이나 커다란 소리들이 무섭다. 단색의 배경에 굵은 선으로 그려진 아기는 기저귀 팬티만 입고 통통한 몸매를 뽐낸다. 머리카락은 귀엽게도 한가닥이다. ( 쓰고 보니 아기의 아빠는 머리카락이 4가닥이라는.. ) 영유아를 위한 책이라 모서리가 둥근 보드북 판형에, 눈에 잘 띄는 원색의 배경에 굵게 그려낸 캐릭터들이 페이지 속에 크게 자리한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은 이렇게 나오는 인물의 수가 제한되어 있고, 친숙한 인물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또한 배경은 생략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선, 면 형태도 단순하고 경쾌한 원색을 사용한다. 

 


 

우리의 씩씩한 주인공은 강아지가 무서워할 때 도와주는 용감한 아가다. 자신이 아끼는 담요를 나눠 덮기도 하고, 함께 있어준다. 둘은 함께라서 무서운 것들을 이겨낼 수 있다. 

 


 

책을 함께 읽는 아이는 그림 속 주인공을 통해 주변의 사물과 사람들의 속성, 관계를 자연스럽게 배워간다. 또한 주인공의 표정을 통해 감정을 배울 수도 있다. 그림을 보는 아이는 글자를 배울 때처럼 그림을 해석하거나 읽는 방법을 배워간다는 것. 이 시기의 주요한 기능 중의 하나는 시각적 문해력의 훈련을 시작하는 것이라는 것을 오랫만에 떠올려보게 된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무서움을 주는 것들과, 그것들을 쫓는 데 도움이 되는 것들이 그려져 있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읽어주는 부모와의 상호작용일 것이다. 책을 읽어주며 내 아이는( 혹은 내 아이의 인형은 ) 어떤 것들을 무서워하는지 이야기해보며, 그 두려움들을 줄이기 위해 함께 해볼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기에 좋다. 

 

이 책을 읽는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우리 아가' 도 이제 무서움을 타는 강아지를 잘 도와줄 수 있는 어린이로 성장해갈 것이다. 책 속의 아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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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 정말 화가 나! 토이북 보물창고 12
레슬리 패트리셀리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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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생각하는 세계의 중심에는 항상 자기가 있다. 자신의 생각과 바램이 가장 중요한 세상이다. 그렇기에 아이들은 자신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화가 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어릴 수록 힘도 약하고, 스스로 해낼 솜씨도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다. 늘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러니 더욱 화낼 일은 많아진다. 

 


 

화가 나! 정말 화가 나! 
Mad, Mad, MAD
레슬리 패트리셀리 글, 그림 
보물창고 
 

 

원제는 「Mad, Mad, MAD」. 소문자가 섞인 Mad 에서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대문자 MAD 가 되었다. 우리 글의 인터넷체로 이야기하면 진지한 강조일 때 '궁서체' 로 쓴다는 느낌이려나. 화난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대부분 빨간색을 사용하는 듯 하다. 이 책이 아기들의 '화' 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면, 조금 더 큰 아이들의 '화' 에 대해서는 몰리 뱅의  「소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 이 떠오르는데, 그 책에서도 빨간색이 자주 쓰인다. 

 


 

아이들이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다. 화를 내보고, 그에 대한 반응을 느끼면서 '화를 내는 방법'과 '화를 다루는 법' 을 배워가는 것 또한 '성장과제' 중의 하나다. 어떤 화는 내봐야 소용이 없고, 어떤 화는 누군가 도와준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는 것이다. 책 속의 아기도 마음껏 화를 낸다. 방바닥에 엎어져도 보고, 큰 소리로 울어도 본다. 엄마, 아빠가 달래도 더 화가 난다.

 


 

책 속 아기는 마음껏 화를 내다가 문득 화를 그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분위기를 눈치챈 엄마가 다가오자 청개구리처럼 다시 발라당 눕긴 하지만. 그 와중에 책 속 엄마의 표정은 참 여유롭다. 슬쩍 담요를 권하기도 하는 여유라니, 난 밤톨군이 어릴 때 같이 동동 발을 굴렀던 것 같다. 지금이라면 아이에게 충분히 화를 다스릴 시간을 줄 수 있으려나. 

 


 

그렇다. 부모가 아이의 화를 늘 달래주려 애쓰게 되면, 아이는 화를 풀기 위해 늘 누군가에게 의존하려 들 수 있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다. 아기는 자신만의 방법을 ( 부모의 도움이 슬쩍 있었지만 ) 찾아낸다. 책 속 아기는 드디어 화를 사라지게 한다. '스스로' 해낸 것이다. 

 


 

마지막 페이지에 '화를 사라지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몇 가지가 간단하게 그려져있다. 우리 아가들은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지 하나씩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전면 책장이 아닌 책꽂이에 꽂아두어도 아기가 어떤 책인지 쉽게 알 수 있도록 책등의 위, 아래에 그림이 그려져 있다. 두툼한 보드북 판형의 책등이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기도 하다. 사소하지만 꽤 도움이 된다는.

 


 

이 귀여운 아기 주인공이 나오는 그림책은  '토이북 보물창고' 시리즈에 포함되어 있는데, 먼저 「빠이빠이 기저귀!」, 「안아 줘! 뽀뽀해 줘!」 , 「안 돼 안 돼! 좋아 좋아!」 가 나와있다. 그리고 이번에 「화가 나! 정말 화가 나!」,  「무서워? 안 무서워!」 가 새롭게 추가되었다. 다음 에피소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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