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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 안 무서워! ㅣ 토이북 보물창고 13
레슬리 패트리셀리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4월
평점 :
유아들이 성장과정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대상들은 다양하다. 어둠을 무서워하고, 자신의 그림자를 두려워하기도 하며, 때로는 특정 동물이나 벌레들이 무서운 아이들도 있다. 이런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도 성장과제 중 하나다. 대상에 대한 불분명한 '앎' 때문에 낯설어서 두려운 것들은 조금 더 친숙해질 수 있게 해보는 등, '왜' 두려운지, '무엇이' 두려운지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연습을 해보게 된다.
무서워? 안 무서워!
Doggie Gets Scared
레슬리 패트리셀리(Leslie Patricelli) 글, 그림
토이북 보물창고 - 13
이 책의 원제는 「Doggie Gets Scared」 . 책의 주인공인 아이의 두려움이 아니라 아이의 인형 'Doggie' 의 두려움이다. 물론 주위 사람들은 다 안다.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Doggie 에게 투영하고 있다는 것을. 실제로 현실의 아이들도 자신이 한 일들을 자신의 상상친구들이 했다고 우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이다.
책 속의 아기도 슬쩍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신이 안고 있는 강아지가 무서운 게 아주 많다는 것을 알린다. 강아지는 그림자도, 수영장도, 낯선 사람들이나 커다란 소리들이 무섭다. 단색의 배경에 굵은 선으로 그려진 아기는 기저귀 팬티만 입고 통통한 몸매를 뽐낸다. 머리카락은 귀엽게도 한가닥이다. ( 쓰고 보니 아기의 아빠는 머리카락이 4가닥이라는.. ) 영유아를 위한 책이라 모서리가 둥근 보드북 판형에, 눈에 잘 띄는 원색의 배경에 굵게 그려낸 캐릭터들이 페이지 속에 크게 자리한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은 이렇게 나오는 인물의 수가 제한되어 있고, 친숙한 인물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또한 배경은 생략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며 선, 면 형태도 단순하고 경쾌한 원색을 사용한다.

우리의 씩씩한 주인공은 강아지가 무서워할 때 도와주는 용감한 아가다. 자신이 아끼는 담요를 나눠 덮기도 하고, 함께 있어준다. 둘은 함께라서 무서운 것들을 이겨낼 수 있다.

책을 함께 읽는 아이는 그림 속 주인공을 통해 주변의 사물과 사람들의 속성, 관계를 자연스럽게 배워간다. 또한 주인공의 표정을 통해 감정을 배울 수도 있다. 그림을 보는 아이는 글자를 배울 때처럼 그림을 해석하거나 읽는 방법을 배워간다는 것. 이 시기의 주요한 기능 중의 하나는 시각적 문해력의 훈련을 시작하는 것이라는 것을 오랫만에 떠올려보게 된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무서움을 주는 것들과, 그것들을 쫓는 데 도움이 되는 것들이 그려져 있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읽어주는 부모와의 상호작용일 것이다. 책을 읽어주며 내 아이는( 혹은 내 아이의 인형은 ) 어떤 것들을 무서워하는지 이야기해보며, 그 두려움들을 줄이기 위해 함께 해볼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기에 좋다.
이 책을 읽는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우리 아가' 도 이제 무서움을 타는 강아지를 잘 도와줄 수 있는 어린이로 성장해갈 것이다. 책 속의 아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