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충분한 삶 - 일상을 불충분하게 만드는 요구와 욕구를 넘어
헤더 하브릴레스키 지음, 신혜연 옮김 / 샘터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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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TV 비평가로 활동했으며, <뉴욕> 매거진에서 청춘들의 고민 상담 섹션을 진행하며 날카롭고도 유쾌한 글을 통해 인기 칼럼니스트로 떠올랐던 헤더 하브릴레스키의 「What If This Were Enough」  번역본이 국내에 소개되었다. 


이 책은 우리 문화에 자리 잡은 가장 심각한 망상과 거짓된 이분법을 살펴보고, 일반적인 행동에 대한 우리의 부정확한 가치 판단을 검토하며 고통과 거짓, 로맨틱한 환상과 성적인 유혹, 탐욕과 완벽주의, 절제와 소박함, 자기희생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자 한다. 이 책에 실린 각각의 에세이는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서서히 내면화해 버린 모순되는 메시지들을 살펴보려는 노력이다. 


- p7, 프롤로그, 지금 존재하고 있는 것, 지금의 나 자신, 그리고 지금 내가 가진 것 중에서




이만하면 충분한 삶 

What If This Were Enough 

헤더 하브릴레스키 지음 

샘터 



각 에세이들은 <우리의 오해>, <세상의 유해>, <나와의 화해>, 이렇게 세 장으로 나뉘어 있다. 첫번째 장인 <우리의 오해> 에서는 물건과 소유, 수치화된 세계, 음식에 대한 지나친 열정, 전문가라는 사회악, 일상의 기적에 대해 이야기한다. 


첫장에서는, 저자가 에세이에서 인용하거나 예시로 드는 인물들과 글들이 다소 낯선 것들이 많아서 처음에는 몰입이 어렵기도 했다. 예를 들어, '전문가라는 사회악' 편에서 소개하는 티모시 페리스는 여러 책을 출판하고,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인물로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미국 기업가, 투자자, 작가 및 라이프 스타일 전문가' 라고 소개되어 있다. 그를 잘 모르고, 그의 책을 읽어보지 못한 관계로 저자가 이야기하는 문장들, '그는 궁극적인 미국의 영웅이자 위대한 개츠비이고 덧없는 우상이자 얼굴 없는 황제다.' 같은 부분들에 갸웃하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례와 다른 이들의 문장을 발췌하며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는 쉽게 와닿기도 한다.


"전문가들을 믿지 말라. 그게 마케팅 전문가든 인생 전문가든." <중략> " 그들은 사람들과 거리를 두려고 한다. 무엇으로 거리를 두든 그것은 다 환상이고 가짜다. 실제로 우리는 모두 일심동체이며 우주라는 커다란 덩어리를 이루는 똑똑한 작은 조각들이다."


- p78, 전문가라는 사회악



또한 '참된 길을 찾기 위해 어떤 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 당신은 이미 다 갖췄다' 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타인과의 공감과 고통스럽더라도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격정적으로 하루하루를 살며 오염된 환상에서 벗어나보라고 조언한다. 


두번째 장 < 세상의 유해> 에서는 사회의 숨겨진 여러가지 것들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알고 있으나 제대로 바라보지 않는 것들을 말이다. 거짓된 미소를 강요하는 사회라던가, 디즈니랜드의 환상 속에 숨겨진 것과 같은 것들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우리가 문화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의 속살을 드러내보인다.


우리는 안전하고 평온한 환상을 위해 모든 개인적인 힘과 통제력을 완전히 내려놓았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지금 우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시끄럽고 신경에 거슬리며 훨씬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다. 기업이 제공하는 현실도피는 이제 우리를 추악한 현실에서 구해주지 못한다. 우리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미래로 양처럼 고분고분 끌려와있다. 그리고 지금 불신의 눈으로 서로 응시하며 묻는다. "어떻게 여기에 오게 된 거지? 대체 뒤에서 누가 이런 일을 벌이는 거야?"


-p144,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




미국 드라마나 프로그램에 익숙한 독자라면 책 속의 미국 대중문화 비평이 더욱 재미있게 다가올 것 같다. <베벌리힐스의 진짜 주부들> 이나 <왕좌의 게임>, <어킹 데드> 정도 밖에 접해보지 못한 나는 책 속의 다른 프로그램들에 호기심이 들기도 했다.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에 대해 극단적 에로티시즘을 담은 성인소설이라는 점 이외에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이 어떻게 담겨있는지에 대한 비평 또한 흥미롭게 읽었다. 


물질주의의 유혹부터 사랑과 성공에 대한 우리의 오해까지, 오늘날 우리가 받아들이는 가장 유해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메시지 가운데 일부를 분석하는 동시에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는 세상을 항해할 새로운 방법을 마지막 장의 <나와의 화해> 에서 제안한다. 평범해보이는 일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순간순간 이루어지는 대수롭지 않은 많은 선택과 너그러운 행동들이 '만족스러운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의 하나임을 이야기한다. 


더 많이 가질 수록 깨닫는다. 진짜 중요한 것은 아주 작은 발견과 사소한 대화 그리고 즉흥적이고 엉망진창인 순간들이라는 것을, 그런 순간들이 우리 행복의 중심을 이룬다는 것을, 그리고 그 나머지는 전부 마음을 산란하게 할 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 p292, 잃어버린 보물



저자는 24시간 내내 정신없이 가상을 좇는 대신 현실에서 숨 쉬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서로에게 눈과 마음을 열고, 지금 존재하고 있는 것, 지금의 나 자신, 그리고 지금 내가 가진 것과 친해져야 한다고 전한다. 우리는 많은 것을 원하지만, 행복해지는 데는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치 않다는 것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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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가 속삭인 말 - 이해인 수필그림책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50
이해인 지음, 김정하 그림 / 현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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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내가 사는 수녀원 성당 앞에는 30년 된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이 나무를 통해서 사계절의 변화를 제일 먼저 실감하곤 합니다. 느티나무를 보면 고향에 온 것 처럼 행복합니다. 마음이 순해지고 밝아지고 넉넉해집니다. 이 따뜻한 느낌 그대로 세상 사람 모두를 친구나 가족으로 받아안을 수 있을 것 같은 넓은 사랑을 꿈꾸게 됩니다. 느티나무처럼!  "


- 이해인, 작가의 말 중에서



느티나무가 속삭인 말

이해인 글, 김정하 그림

현북스



이해인 수녀가 적어내려간 글을 그림책 속 소녀의 목소리로 다시 들려주는 듯 하다.  봄의 흐드러진 꽃들이 지고 나면 여름의 잎들이 그 자태를 뽐낸다. 딱 지금의 시간이다. 




연녹색의 여린 잎들은 꽃보다 더 아름답다며 이는 여름이 주는 선물이라고 전하는 글과 어우러진 서정적인 수채화 그림은 “밝고도 뜨거운 햇볕, 자주 내리는 비, 크고 오래된 나무들의 그늘, 시원한 바람 “ 이라는 여름의 선물을 오롯이 전한다. 




자연의 모습은 그 모습만으로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하기도 한다. 봄의 꽃이 진 자리에서 잎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듯, 차이를 인정하지 못해 다투고 멀어진 나와 친구의 다른 점을 발견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한다. 




이해인 수녀는 느티나무 아래에 있다가 느티나무가 전하는 이야기를 옮겨 적어두었다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한다. 느티나무가 이해인 수녀에게 전한 것처럼, 다른 자연들이 아이들에게 속삭이는 말이 있으니 귀 기울여 들어보자는 것 같기도 하다.  


오늘 나는 홀로 그 그늘 아래 서 있다가

느티나무가 나에게 속삭이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여기에 그대로 옮겨 적어 둡니다.

그리고 날마다 실천하고자 합니다.





마음을 맑게 더 맑게, 샘물처럼!

웃음을 밝게 더 밝게, 해님처럼!

눈길을 순한게 더 순하게, 호수처럼!




시리즈로 나오고 있는 ‘이해인 수필 그림책’ 시리즈의 책들은 본문의 글을 소리내어 읽어보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을 받는다.본문의 글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는 서정적인 그림들은 또한, 저마다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기도 한다. 이 계절과 어우러지는 ‘느티나무가 속삭인 말’ 을 읽다보니 문득 밖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자연이 나와 우리 아이에게 건네는 말을 천천히, 조용히 들어보고 싶어지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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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커로프가 들려주는 레몬 시장 이야기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10
최병서 지음, 남기영 그림 / 자음과모음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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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심리적 예측에서 생겨난다. 그리고 이러한 예측은 경제분야에서도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사람들의 기대 심리가 현실 경제에 가장 크게 반영되는 분야가 있다면 바로 인플레이션(inflation)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물가가 오르리라고 전망하면, 실제로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대를 인플레적 기대(inflationary expectation) 라고 부른다고 한다. 

 

심리적으로 물가에 대한 상승 기대가 형성되면, 개인들이 이에 따라 경제 행위를 하기 때문에 실제 시장에서 물가 상승이 실현된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에 의해서 실제로 보이게 되는 현상' 이라고 할 수 있지만 경제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p36)

 

애커로프가 들려주는 레몬 시장 이야기
최병서 지음, 남기영 그림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 이야기  10
(주)자음과모음

 

 

애커로프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불량품을 레몬에 비유하여, 불확실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역선택의 문제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 이 책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가 발생하는 시장의 상황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 주체의 다양한 노력들을 설명하고 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하여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선택은, 위험을 수반하기 때문에 비합리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우선 설명한다. 이러한 경우 시장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레몬 시장 모형이다. 3장의 세번째 수업에서 레몬 시장 모형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는 실제적인 시장을 다룬 것이 아니라 중고차 시장이라는 틀을 이용해서 현실을 설명한 것으로, 「레몬 시장 : 제품의 품질이 불확실한 경우( The Market for Lemons  the Quality of product is uncertain)」 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서 소개된 이론이다. 

 

맛있는 오렌지인 줄 알고 신 레몬을 잘못 골라서 먹은 후 낭패를 겪는 경우가 있다. 시장에서도 좋은 물건일줄 알고 샀다가 손해를 보는 경우, 즉 '시장의 실패'를 레몬을 고른 상황을 빗대어 설명하곤 한다. ( 영어에서 레몬(lemon)은 속어로 '불쾌한 것', '불량품'이라는 의미가 있다. ) 중고차 시장에서는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존재하는 정보의 차이 때문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지배하는 시장이고, 이 때문에 레몬을 고를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또한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해 불리한 의사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을 경제학에서는 '역선택(adverse selection)' 이라고 한다. 계약이 이루어지기 전에 거래 상대방의 특성이 감추어져 있어서 불리한 거래를 하게 되는 상황을 말한다. 역선택은 중고차 시장뿐만 아니라 보험 시장, 그리고 노동 시장등에서 주로 나타난다. 보험을 가입하는 고객들이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는 가급적 보험 회사에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사례들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레몬을 걸러내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은 '선별(screening)' 이라고 하는데, 정보를 갖지 못한 측에서 그 특성을 알아내려고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큰 시장의 하나로 미술 시장이 있다. 예술품 시장에서는 공급자인 예술가와 그 예술품을 향우하는 수요자 간에 대등한 관계를 매우 유지하기가 어렵다. 일반 재화 시장과는 달리 재화의 질이나 가치에 대한 정보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으며, 그 가치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수요과 공급으로도 설명하고도 있는데, 이는 책 뒷부분에 실린 [기출 문제 활용 노트] 와 자연스럽게 연계되면서 교과서 속의 내용이 어떻게 출제되는지 맛보게 해준다. 

 


'정보의 비대칭성', '시장의 실패', '역선택', '선별' 등 중요한 키워드들이 구슬마냥 한 실에 차례대로 꿰어지는 동안, 생소하고 어려운 어휘 또한 함께 건져올리게 된다. 어른들의 대화나 뉴스에 주로 등장하는 어휘들이 되기도 하고, 앞으로 교과서에서 만날 어휘들일 수도 있다. 아이의 경우는 '기회비용' 이라던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라는 것은 한번쯤 들어보았으나 이 책을 통해서 그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고 하니 말이다. 아이에게 경제적 지식을 쌓게 하는 목적보다도, 이해할 수 있는 어휘의 폭을 넓히기 위한 독서로서의 목적이 더욱 크게 다가오기도 한다. 다양한 제재의 글들을 읽을 수 있는 연습을 천천히 해보는 셈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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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허밍버드 클래식 M 6
브램 스토커 지음, 김하나 옮김 / 허밍버드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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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접하던 애니메이션이나 동화에 등장하는 뱀파이어로서의 드라큘라를 제외하고, 성인이 되어 처음 만났던 드라큘라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게리 올드만 주연의 영화에서의 드라큘라였다. 음산하면서도 몽환적이었던 영화의 분위기만 기억나고 제대로 줄거리를 기억못하는 터라 원작을 얼마나 반영했던 영화인지 알 수가 없다. 이후 뮤지컬 작품 속 드라큘라를 만났지만 역시 뮤지컬 넘버의 가사에 꽂혀 원작을 읽어보려는 생각은 떠올리지는 못했다. 그리고 이제서야 원작을 읽어본다  




조너선 하커 라는 청년 변호사가 트란실바니아의 오래된 고성, '드라큘라' 성을 찾아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곳에 사는 드라큘라 백작이 런던에 집을 한 채 구입하는 과정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일러주기 위해서 성을 방문한 그는 음산하고 수상한 분위기의 성과 백작의 분위기 속에서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낀다.  백작의 성을 몰래 탐험하던 중 바닥에 그림자가 비치지 않는 세여인을 마주하기도 하는 등 점점 백작의 실체를 알아가고, 성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한편 조너선 하커의 약혼녀인 미나 하커는 어느 순간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 약혼자를 기다리면서 역시 매일 매일을 일기장에 기록한다. 


소설은 등장 인물들이 자신이 겪은 일을 기록한 기록들, 즉 일기, 전보, 편지, 항해 일지, 신문 스크랩 등이 배치되어 서사를 이끌어가는 구성이다. 조나단 하커의 일기, 그의 약혼녀 미나의 일기, 그리고 루시가 미나에게 보내는 편지, 수어드 박사의 일기와 수어드 박사가 반 헬싱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 등이 섬세하게 엮이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각 기록들의 미묘한 문체의 변화와 시점들을 느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된다. 


드라큘라 백작이 런던에 집을 구입한 목적은 새로운 먹잇감을 찾기 위한 것이었고, 미나의 친구인 루시가 희생자가 된다. 몽유병이 있던 그녀는 교회 묘지 입구에서 드라큘라로부터 목덜미를 물리고, 몸속의 피가 모두 빠져나가면서 죽음을 맞았지만, 죽어서도 어린 아이들의 피를 빼앗으면서 언데드의 삶을 배회하게 된다.  


대학교의 명예 교수인 반 헬싱과 그를 돕는 인물들, 루시를 사랑했던 인물들이 드라큘라 백작을 물리치기 위해 힘을 모으고, 드라큘라 백작을 쫓고 대치하며 이야기는 절정에 다다르며 공포를 북돋운다. 


드라큘라 백작의 모델이 된 인물이 왈라키아(오늘날의 루마니아) 트란실바니아의 귀족, 블라드 3세라는 것은 이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영토를 지키기 위한 전쟁에서 상대편 포로인 사람들에게 행해지는 형벌이 가혹하고 잔혹했다고 하며, 공포정치를 펼친터라 ‘피에 굶주린 폭군’ 이라고 불리웠다고 한다. 


오래된 고전임에도 '드라큘라'라는 뱀파이어의 전형을 창조해 낸 이 소설은 원작만의 매력을 뽐낸다. 워낙 변형된 이야기들을 많이 접한 탓인지, '선과 악의 대결', '진정한 용기' 등 고전이 담고 있는 교훈은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온다. 드라큘라의 시선에서 사건이 직접적으로 서술되는 부분이 없고, 조너선 하커의 일기나 미나의 의식에서 그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밖에 없는 점도 개인적으로 의외였다. 영화나 뮤지컬에서의 부여된 매력적인 캐릭터성은 해당 창작물의 각색의 힘이었던가. 원작에서는 드라큘라보다 반헬싱이 더욱 부각되는 듯 했다. 생각해보면 반헬싱 또한 소설 이후 뱀파이어 헌터의 원형이 되지 않았던가. 


매력적인 등장인물 외에도 서사문들의 담담한 기술이 서서히 공포를 북돋워가는 과정 또한 원작을 읽는 즐거움이었다. 무심코 읽어가다 오싹해지는 장면들에서 역시 여름을 위한 소설인가라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에이브러햄 스토커. 몸이 약해 여덟 살 무렵까지 침대에 누워 지내며 그림을 그리거나 시를 썼으며, 열여섯 살 때 명문 트리니티 대학에 입학했다. 졸업 후에는 극단의 비서로 일했으며, 르 파뉴의 『흡혈귀 카르밀라』를 읽고 흡혈귀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대표 작품으로는 『드라큘라 Dracula』(1897), 1897년 흡혈귀 전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괴기소설 『드라큘라』를 발표하여 명성을 얻었다. 『드라큘라』는 현실적인 가상의 글을 모아 놓은 형태의 서간체 소설로 일기, 전보, 편지, 항해 일지, 신문 스크랩은 소설의 세부적인 현실성의 수준을 더하였다. 그 밖에 저서로 첫 소설 『뱀 길』 (The Snake's Pass) 1890년 고딕 소설의 고전, 공포 소설 『수의를 입은 부인』 (The Lady of the Shroud, 1909년) 『흰 벌레의 소굴』 (The Lair of the White Worm, 1911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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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빙 피셔가 들려주는 물가 이야기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이야기 9
홍완표 지음, 황기홍 그림 / 자음과모음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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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경제가 조만간 터질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시한 폭탄을 깔고 앉아있다”

독일의 세계적인 투자은행(IB) 도이체방크의 경고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경제분석팀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을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이 늦어져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상당한 후폭풍이 몰아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 2021/06/09 기사 중 발췌

 


 

최근 뉴스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들이 종종 오르내린다. 인플레이션은 통화량이 팽창하여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물가가 계속적으로 상승하여 일반 대중의 실질적 소득이 감소되는 현상을 말한다. 순화어로 `물가 오름세' 라고도 한다. 아이와 물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기 위해 이 책을 함께 읽어본다. 

 


 

어빙 피셔가 들려주는 물가 이야기
경제학자가 들려주는 경제 이야기 - 09
고전 속 경제, 교과서와 만나다
홍완표 지음, 황기홍 그림
(주) 자음과 모음

 

어빙 피셔(Irving Fisher, 1867~1947) 는 계량 경제학의 창시자로 경제 분석에 수학적 방식을 도입한 미국의 경제학자이다. 교환 방정식을 이용해 화폐 수량설을 주장하였으며, 물가 문제의 분석 및 대책에 대한 실천적인 공헌을 했다. 

 

수백년 전부터 물가가 오르고 내리는 이유를 돈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경제 내에 돈이 너무 많으면 물가가 오르고, 돈이 너무 적으면 물가는 내린다고 생각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돈의 수량이 물가 수준을 결정한다는 이 이론을 수량설(quantity theory) 또는 화폐 수량설(quantity theory of money) 라고 부른다. (p45)


경제를 실물 부문과 화폐 부분으로 분리시켜 이해하려는 이분법적 사고와 물가는 화폐 부문에서 결정되고, 경제 내의 화폐량에 비례하여 결정된다는 화폐 수량설은 20세기 초까지 물가 변동을 설명하는 전통적 이론이 되었으나, 피셔는 이를 교환 방정식이라는 수식으로 멋지게 단장해서 ‘피셔의 거래 수량설’ 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 시켰다. 이를 통해 통화량과 물가의 관계를 설명하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것. 그러나 대공황 이후, 케인스는 고전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비판하며 물가 변동을 경기 변동의 과정과 연결하여 설명함으로써, 생산량의 변동을 가져오는 경기 변동에 따라서 화폐량과 물가가 서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이론을 제시하기에 이른다. ( p52 )

 

 

 


케인즈라는 걸출한 후배 경제학자에 의해서 어빙 피셔가 화폐 수량설에 남긴 업적들이 그 빛을 많이 잃게 되었지만 ‘통화주의’ 라는 경제 이론이 등장한 이후 화폐 수량설이 다시 주목을 받게 되기도 하였다. 

각 나라의 물가수준을 비교하는 부분도 재미있다. 일물일가의 법칙이란 똑같은 상품은 어느 곳에서나 가격이 같아야 한다는 법칙을 말한다. ( 물론 이 법칙은 상품이 아무런 제약없이, 그리고 짧은 시간에 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전제 조건에서만 성립할 수 있다. )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밖에 없다.여기서 빅맥 지수와 라테 지수가 등장한다. 

각국 마다 통화 단위와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물가를 비교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어떤 나라에 가든지 똑같은 제품이 있다면 비교하기 쉬워진다. 이 방법을 이용하여 물가를 비교하는 대표적인 지수가 맥도널드사의 햄버거 가격을 비교하는 빅맥 지수와 스타벅스의 커피 가격에 기초해 작성되는 라테 지수가 있다.

책 속에 예시로 들어놓은 지수는 2007년 7월 기준인 점이 조금 아쉬웠다. 빅맥지수를 산정하는 이코노미스트 사이트에서 최근 지수를 찾아보았다. 

 


 

다섯번째 수업에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방법' 에 대하여 풀어놓는다. 그리고 그 장의 내용이 기사의 내용과 연관성이 있기도 하다. 이자율을 조정하는 금리 정책과 시중에 풀린 돈의 양을 조절하는 통화 정책,  '콜금리'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그리고 물가 안정의 대가로 실업률이 높아질 수 없는 경제적 희생에 대한 점도 설명한다. 즉, 인플레이션도 낮추고 실업률도 낮추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는 없다는 것. 

수리 경제학의 도입으로 근대 경제 이론을 개척한 피셔의 이론은 다양한 시각으로 경제를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아이는 무엇보다도 글자로만 이루어질 것 같은 경제 이야기에 수학이 관계되어 이론화 된다는 것이 더욱 흥미로워했다. 모든 학문은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다나. 

 

" 경제학은 절대로 독립적이고 어려운 학문이 아니랍니다. 경제는 다른 학문과도 연결될 수 있으며, 우리 생활에 굉장히 밀접한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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