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달 1 (일러스트 특별판) - 세 명의 소녀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1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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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조금씩 읽어갔던 「고양이달」 1권을 마무리해본다. 


2013년 초판이 나온 후 일러스트 양장본으로 새롭게 나온 「고양이달」  세트의 1권. 화자인 '나' 는 이야기의 초반 꿈 속에서 노아를 만나고, 다시 현실에서 노아를 만난 후 1권에서는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 바라별에서 온 노아의 이야기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소망 통역사' 라고 소개한 노아는, 벽면에 원하는 것을 그리기만 하면 다 얻을 수 있는 바라별에서 그림을 대신 그려주는 화가들에게 의뢰인들이 원하는 것을 전해주었다고 했다. 


​바라별에서는 고양이달의 눈을 가진 고양이가 우주 어딘가에서 바라별을 내다보며 누군가를 몰래 짝사랑하고 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바라별의 주민들은 고양이달이 짝사랑하는 상대가 자신이라고 믿으며 설레는 마음으로 사랑을 노래한다고. 고양이달 아래서 만난 한 소녀를 사랑했으나, 바라별에 고양이달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고, 주민들이 바라별 벽면에 의심을 품게 되면서 바라별을 떠나버리자 점점 별은 몰락해갔다고 했다. 노아도 스승의 권유로 고양이달과 사라진 소녀를 찾으러 별을 떠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판타지 소설로 다양한 환경과 생명체들이 등장한다. 1권의 아리별은 '빨주노초파남보' 의 각 띠별로 저마다 특색을 가진 마을로 이루어져있다. 각 마을의 설명을 읽으면 요정이나 정령들의 마을이 떠오른다.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의 배경이 되어도 좋을 판타지 세계다. 





1권에서는 노아가 아리별에 도착하여 만난, 아리별의 주인 아리와의 이야기가 주된 스토리다. 아리는 하얀빛을 띤 상아색 털을 지닌 머리가 셋 달린 고양이로 맨 왼쪽이 모나, 가운데가 마레, 오른쪽이 루나다. 이들은 저마다 개성을 지닌 소녀들로 종종 의인화된 모습으로도 나온다. 머리가 셋이지만 몸이 하나인 루나, 마레, 모나는 '아리 3원칙' 을 정하고 지킨다. 그 중 두번째는 '몸을 쓰는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에게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 또한 어떤 영향도 받지 않는다. 이를 어길 경우, 몸을 쓸 권리는 영향을 받은 고양이에게 넘어간다' 라는 원칙이다. 



게임 회사,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캐릭터 디자이너로 일하며 아기자기한 감성의 일러스트를 그려왔던 그림작가는 다양한 고양이의 모습을 개성있게 캐릭터화 했다. 만화를 그리기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더욱 좋아할 듯 하다. 이번의 양장본에서는 이전 판본보다 더욱 일러스트를 키워 페이지를 꽉 채웠다. 작가가 궁금해서 검색하다보니 마침 출판사에서 글작가, 그림작가, 편집자의 인터뷰가 보이길래 링크해본다. 



작가 박영주, 일러스트레이터 김다혜, 에디터 강슬아 / 사진출처 : 아띠봄 블로그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attibom&logNo=150147333158



1권에서 아리별의 스토리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2권으로 연결되었다. 아리 세 명간의 과거 이야기, 그리고 그 세 명의 소녀들과 노아와의 관계 속에서 여러가지 감정들이 섬세하게 변하는 모습들이 잘 서술되어 있다. 각 마을에서 벌어지는 여러 이벤트들과 사건들,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들 또한 판타지 소설을 읽는 재미가 된다. 이야기 속 사건들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복잡하지 않고, 어떤 캐릭터들은 옛이야기 속의 비슷한 등장인물들을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여러 마을의 다양한 캐릭터들


노아는 바라별을 떠나온 목적인 고양이달과 소녀를 찾을 수 있을까. 아리와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궁금함에 다음 권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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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달 1 (일러스트 특별판) - 세 명의 소녀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1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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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그랬어. 사랑이란 거 동전의 양면 같은 거라고. 상대에 대한 연민이 앞면이라면, 뒷면에는 날 위한 마음이 자리 잡고 있는 거래. 뭐가 먼저여야 하는지는 나도 모르겠어. 


- p386, 초록여왕과 함께 사라진 것



고양이달

세 명의 소녀

박영주 글, 김다혜 그림

아띠봄



노아에게 가족이었고, 친구였고, 소녀였던 고양이달을 찾는 것. 노아의 꿈은 언제나 고양이달을 향해 있었다. 언젠가 꿈을 이루리라는 희망의 이면에는 불확실성이 자리했다. 노아는 '꿈을 이루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고 불안에 떨때마다 그것을 고통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애초에 꿈꿀 기회조차 없는 매미들에 비하면 그 얼마나 배부른 소리란 말인가. (...)


원하는 대로 마음껏 꿈꿀 수 있고,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꿈을 지닌 노아의 삶이야 말로 매일이 축제였다. 그걸 깨닫고 나니, 노아는 쏟아지는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 p386, 초록여왕과 함께 사라진 것


마음껏 꿈꿀 수 있다는 것,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는 하루. 1권의 이야기를 거의 다 읽어간다. 아리별의 이야기가 1권에서 마무리될 것이라 막연히 짐작했는데, 2권으로 이어진다. 궁금함에 곧바로 2권을 펼쳐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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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이름 - 미술사의 구석진 자리를 박차고 나온 여성 예술가들
권근영 지음 / 아트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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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제대로 호명하지 않은 예술가들을 

무한한 애정을 담아 한 명 한 명 이어 부른다. 


- 김보라(영화감독)




완전한 이름

미술사의 구석진 자리를 박차고 나온 여성 예술가들

권근영 지음

아트북스



「완전한 이름」 은 <길을 떠나다>, <거울 앞에서>, <되찾은 이름들>. 이렇게 세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 장의 소제목과 어울리는 네 명, 혹은 다섯 명의 여성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되찾은 이름들> 편이 가장 궁금하고 흥미로웠다. 완독을 하고 나서는 <거울 앞에서> 편이 가장 묵직하게 남았다. 


  ‘마녀’ ‘미친년’ 으로 살아남았다. 박영숙  


정신에 이상이 생긴 여자를 욕하여 이르는 말인 미친년을 붙잡고 이 말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품으며 작업을 해온 박영숙 작가. 도발적으로 보이지만 실은 절박함이었다. 박영숙의 ‘미친년’은 인고의 모성, 온순한 여성이라는 우리 사회의 성 역할 고정관련에서 일탈한 여성을 뜻한다.


- p113


박영숙 작가의 '미친년 프로젝트' 에 대해 더욱 알아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긴다. 주방에서 고등어를 토막내고 있는 한 여성의 사진. 처음에는 어떤 사진인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갇힌 몸 정처없는 마음」 이라는 제목을 읽고, '광주민주화운동 때 잃은 딸을 문득 생각하는 여인' 이라는 스토리를 읽는 순간 전율을 느꼈다. 




사진은 시선의 감옥, 모성애.현모양처 되기의 감옥에서 문득 저 너머를 바라보는 순간을 포착했다. ‘갇힌 몸, 정처없는 마음’ 연작은 일상 공간 속 여자들에 주목했다. 가족들에게는 쉼터이지만 여자들에게는 일터이고, 때론 지겹고 무섭고 끔찍하지만 탈출할 수 없는 그 공간 말이다. 


- p112



'파자마 바람으로 화장실 거울 속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순간, 햇살 쏟아지는 창가 침대 옆에 앉아있다가 문득, 욕탕에서 물을 뒤집어 쓰다가...... 박영숙은 그 평범하기 짝이 없는 장소에서 '유체이탈' '공간이동'의 순간을 잡아챘다. (p112)'. 이렇게 텍스트로만 나와있는 장면이 궁금하여 결국 검색을 해보게 된다. 사진을 찾아보고, 인터뷰를 찾아 읽다보니  ‘미친년 프로젝트’는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박영숙은 인터뷰에서 “미친년을 부계사회의 역사적 산물로 생각하고 미친년을 연기함으로써 현실로부터의 일탈적 해방, 감정이입적 환상의 유희를 감행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색으로 찾아본 사진 속의 어떤 순간들은 내가 경험한 시간과도 겹쳐지며 목이 메이기도.



출처 : http://news.khan.co.kr/print.html?art_id=201605121142001


대상과 공감하고 교감하되 이들을 이미지로만 소비하고 이용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박용숙 사진이 고수하는 윤리학이다. 한탕주의가 아니라 인연과 공감을 밑거름으로 길게 갔다. 생각을 같이하는 동료 페미니스트들은 모델을 서고, 의견을 내며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지인들끼리 사부작거리며 찍은 것 같은 연출 사진들이라고 혹자는 폄하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결과물은 묵직하다. 


다가가 들여다보기 전에는 보이지 않던 이 여성예술가들의 삶은 들여다보는 순간 책의 지면을 떠나 더욱 많은 것들을 찾아보게 한다. 예술가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조용히 부르며 그들에 대해, 그들의 작품에 대해 계속 찾아보느라 시간이 가는 줄을 몰랐다. 덕분에 200여 페이지의 책 한 권을 읽었지만 수십 권의 책을 읽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누구의 아내도, 엄마도, 딸도 아닌 파울라 모더존베커  



2018년 2월, 파울라 모더존베커 탄생 142주년을 기념하여 제작된 구글 두들을 가져와 본다. 「완전한 이름」 에서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 예술가에 대해 알아볼 기회가 없었을 것 같다. 파울라 모더존베커는 독일의 화가로 초기 표현주의의 주요 대표자이다. 31세의 나이로 산후 색전증으로 사망하면서 짧은 경력이 끝났다. 화가 자신의 누드 자화상을 그린 첫번째 여성 화가로 20세기 초반 모더니즘 예술에서 중요한 인물이다. 그리고 그녀는 짧은 생을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살고자 했다. 



남성 화가들의 무심한 시선이 아닌, 파울라 모더존베커가 포착한 그림 속 장면은 '진짜 여자'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저자가 그 장면을 소환하고, 파울라 모더존베커의 삶과 자신의 경험을 엮어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낯설지 않다. 본문에 인용된 글들은 각주로 표시하고 책의 뒷 부분에 참고자료를 정리해두었는데, 파울라 모더존베커의 생애를 다룬 책들은 더욱 읽어보고 싶어지기도 했다.  


기자를 하며 만난 미술가들, 대학과 미술관 강의 때 만난 미술에 대한 열정 가득한 사람들, 또 세계 곳곳으로 취재를 다니며 접한 명작들은 삶의 어두운 순간을 ‘반짝’ 밝혀주는 빛으로 돌아오곤 했다. 이 책은 바로 그 순간의 나눔이다. 


- 작가 소개 중에서




저자가 나누고자 했던 '빛으로 돌아온 순간' 들은 여성 예술가들의 삶을 통과하며 '예술'과 '여성의 삶'이라는 두 가지 물결로 독자의 마음을 두드린다. 어쩌면 이 책은 '존재증명을 위해 가까스로 버텼다' 던 저자의 삶 또한 투영되어 있는 자기고백 에세이일지도 모른다. 




책 속의 여성 예술가들이 예술로 스스로의 이름에 완결성을 부여했다면, 아직 '완전한 이름'으로 불리지 못한 다른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문득 '어떻게 살아야할까' 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완전한 이름」 이 툭 던진 작은 돌멩이가 내 마음에 파문을 남기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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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달 1 (일러스트 특별판) - 세 명의 소녀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1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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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건가요?


어른이 되고 싶어도 될 수 없는 구름아이를 만나고 난 후 노아는 린과 링고에게 질문을 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거냐고. 




고양이달

세 명의 소녀

박영주 글, 김다혜 그림

아띠봄


아무리 많이 사랑해도 덜 좋아하는 것처럼 대할 수 있게 됐지? (...)


내 감정만 중요할 순 없는 거니까. 상대의 감정을 먼저 살피고 자신의 감정을 숨길 줄도, 포장할 줄도 알게 되지. 무엇보다 중요한 건 떼쓰지 않는 거야. 내가 좋아하는 만큼 상대도 날 좋아해 달라고 말이지. 상대의 마음이 나와 똑같을 수 없음을 인정하고 부담이나 상처를 주지 않도록 조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때, 비로소 어른이 됐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 p436, 구름 위로 날다




살짝 마시멜로 같은 구름 아이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구름이고, 공기고, 빗물인 구름아이. 강이고, 바다고 하늘이기도 한 구름아이는 영원히 어른이 될 수 없다. 곧 비가 되어 사라지기 때문이다. 물의 순환을 이렇게 적용하고 그 특성을 살린 캐릭터가 놀라웠다. 구름아이를 보며 '왜 구름아이와 나의 삶은 길이도 속도도 이토록 달라서, 구름아이의 마음이 내게 향할 때 나는 거기에 닿지 못하고, 나의 마음이 구름아이로 향할 때 구름아이는 거기에 없는 걸까' 라며 아쉬워한다. 오늘은 유독 이 장면이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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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데이션 완전판 세트 - 전7권 파운데이션 시리즈 Foundation Series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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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트도서는 셋트로 소장해야하는!! 500년간 은하 제국들의 흥망성쇄를 다루고 있는 대하 소설.
국내 첫 소개된 유작까지 포함하니 완전판이라 불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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