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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밥상 - 건강.젊음.활력을 되찾는
방기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남자의 밥상
방기호 저
260쪽 | 436g | 148*210mm
위즈덤 하우스
한 가정의 밥상을 책임지고 있는 주부로서 처음 아이의 식단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먹거리에 민감해진다. 어른보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이기에 더욱 가려먹여야하는 것은 당연했지만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어른에게도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먹거리의 중요성을 배워나간다. 그리고 그렇게 먹거리에 민감해지면서 그동안 먹어왔던 어른의 밥상에도 걱정이 들기 시작한다. 게다가 내가 차려내는 음식의 원재료들조차도 이제는 잘 따져서 골라야하는 시대가 되었다. 유전자조작, 방사능, 각종 가축의 질병 등.
What I eat is what I am! ( 먹는 것이 곧 나다! )
I am What I eat. 이라고도 했던가? 사람은 자신이 먹은 것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던 고대 그리스의 명의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을 약처럼 먹으라고 조언했다. " 음식으로 못 고치면 약으로도 못 고친다. 약보(약 복용) 보다는 행보(운동)가 낫고 행보보다는 식보(먹는 것)가 낫다" 라고 허준도 이야기했다. 그만큼 먹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 말이기도 하다. 나도 지금의 나이가 되어 그동안 먹어왔던 음식들이 끼친 영향들에 대해 조금씩 느끼게 된다. 책 소개의 글 처럼 마흔이라는 나이는 노화와 질병의 징후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는 시기이기에.
" 마흔은 제2의 사춘기 같은 나이다. 10대에 나타나는 사춘기를 2차 성징과 질풍노도로 대변할 수 있다면, 나이 마흔이 겪는 사춘기는 젊음과는 이별하고 하나둘 나타나는 노화와 질병의 징후들을 발견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40대에 들어서면 먹을거리에 대응하는 몸의 방식이 달라진다. 쉬는 동안 연소되는 에너지의 양이 줄어 살이 찌기 시작하고 심혈관 질환과 당뇨 위험,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이 높아진다. 술과 폭식,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대한민국의 중년 남성들이 전형적인 D라인이 되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암 사망률을 기록하는 것은, 마흔이라는 예민한 나이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해 벌어진 참극이다. "
20대 중반에 머리카락의 절반을 잃고 자가면역질환인 크론씨병 진단을 받았던 저자는, 약물 투약을 거부하고 식이치료를 시작하면서 풍성한 모발과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런 그가 주장하는 식이치료의 방법들은 그간 상식으로 알아왔던 영양정보들을 흔들어버리는 내용들라서 매우 곤혹스러웠다. '40대는 식욕이 발암물질' 이라며 강력하게 주장하는 그는 그동안 내가 완전식품이라고 알아왔던 계란과 우유를 완전히 나쁜 식품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람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단백질의 양은 고작 30그램 안팎. 계란과 우유에는 인체가 필요로 하는 탄수화물은 전혀 없으며 생명활동에 필요한 효소나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물질, 섬유소도 전무하다. 즉 계란과 우유는 완전히 불균형한 식품이며 과도하게 몸에 들어가면 단백질 폭탄으로 작용할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그 과단백은 장내에서 숙변으로 남거 유해균을 발생시켜 내장지방을 급속도로 증가시킬 수 있는 가능성마저 높아지니 계란과 우유를 계속해서 먹는다면 날씬한 복부를 포기하라고까지 말한다. (P93)
"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 " 라는 중독성 강한 음악의 CF가 이야기하는 피로와 간에 대한 이야기는 어떠한가. 우리가 먹는 모든 종류의 알약과 술, 담배 그리고 고기( 즉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 때문에 혹사당하는 간에 대해 말한다. 그러니 약을 무작정 사먹을 것이 아니라 원인을 제거해줘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P169)
물론 소화력이 떨어져있어 현미나 채소를 충분히 씹을 수 없는 노인이나, 병의 회복기에 있는 노약자에게는 차선책으로 생선을 통한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먹이사슬 가장 꼭대기에 있어 중금속 함유량이 높은 참치, 삼치, 큰 고등어, 황새치 보다는 정어리, 멸치, 가자미, 병어와 같은 생선을 추천하고 있다.
고기, 생선, 계란, 우유를 먹지 말고, 밀가루 음식들도 줄이라고 한다면 무엇을 먹고 살라는 것일까. 저자는 과일과 현미, 씨앗류, 견과류 그리고 채소, 특히 십자화과 채소(브로콜리, 양배추), 파과 식품( 양파, 마늘), 뿌리 채소를 잘 챙기라고 말한다. 이러한 식물성 섬유 영양소로 몸을 가득 채운 다음 칼로리는 최소로 공급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장 읽으면서 괴로웠던 부분. '10년 노화를 부르는 커피'
아침에 커피를 내려 마시지 않으면 몽롱한 나에게 전하는 경고였다. 커피 카페인은 중독성을 가지고 있으며 중독은 어떤 것이든 사람을 늙게 만든다고 했다. 중독자가 커피를 갑자기 끊게 되면 커피를 마실때 분비되는 도파민 부족 상태가 되어 쉽게 불안하고 피로감을 느낀다. 무엇보다도 극심한 두통에 시달릴 수도 있다고 한다. 커피를 많이 마시면 카페인이 피부 세포의 수분을 빼앗아 피부에 주름이 느는 부작용도 있고, 혈관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 생식기가 바람 빠진 풍선처럼 탈수현상이 심해진다. 또한 골다공증과 충치도 생긴다. 커피를 마시며 산성화된 혈액을 중화시키기 위하여 뼈와 치아에서 칼슘을 꺼내다 쓰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추신경을 흥분시켜 남성호르몬의 변형체인 DHT가 증가되면서 모낭을 공격하고, 교감신경의 흥분으로 두피로 가는 혈관이 좁아져 탈모를 일으킨다 하였다. (P127~129) 니코틴과 카페인은 같은 성분이라는 사실. 내가 아이를 임신했을때 어떻게 커피를 끊었었는지 신기할 정도다. 다행히도 저자는 "무엇이든 잘 먹으면 약이 되고 잘못 먹으면 독이 된다. 그러니 당신이 먹는 것이 약이 되게 하라" 라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을 인용하며 커피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렇듯 저자는 무조건적인 비판에서 한 발 나아가 대체하는 효과적인 음식들이나 방법들을 조목조목 친절하게 안내해주고 있기도 하다. 특히 남성들을 위한 '남자의 밥상' 이라는 제목처럼 남자의 10년전 스태미나를 찾기 위한 여러가지 제안들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앞부분 밥상을 위한 부분을 아내인 내가 더욱 진지하게 읽는 동안, 슬며시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이 펼쳐보며 읽던 부분들.
물론 책의 내용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고 그대로 따라갈 부분은 아니지만 그동안의 밥상을 되돌아보며 좀 더 건강한 밥상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는 시간을 가지게 해준 책이다. 내 남자와 더불어 나의 밥상까지도.
"무엇이든 잘 먹으면 약이 되고 잘못 먹으면 독이 된다. 그러니 당신이 먹는 것이 약이 되게 하라"